본문듣기

카카오톡 해방선언, "독점 플랫폼에서 벗어나라"

[김종철의 더토크] 웹 3.0 이끄는 이현기 이큐비알 대표의 미래도전기

등록 2022.10.23 11:08수정 2022.10.23 23:41
2
원고료로 응원
a

이현기 이큐비알(EQBR) 대표. ⓒ EQBR

 
문을 열고 들어가자 10여 평 남짓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컴퓨터 모니터와 그 앞에 앉아 뭔가 몰두하는 이들. 거의 젊은 직원들이었다. 이현기 이큐비알(EQBR) 대표는 "대부분 20대로 저와 그동안 함께 연구하고 개발해 온 친구들"이라고 소개했다. 그 역시 20대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갓 뛰어든 새내기 씨이오(CEO)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과 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 변화에 대한 젊은 스타트업의 도전을 듣기 위해서였다. 또 최근 카카오톡 불통으로 인한 플랫폼 독점 폐해 논쟁에 대해선 추가로 이야기를 들었다. 

이 대표는 "저도 요즘 여러가지로 공부하고 있다"면서 "웹 3.0시대에선 어떤 환경에서도 사용자들이 자신의 정보와 권한을 스스로 결정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웹 3.0'을 유독 강조했다. 물론 현재의 디지털 환경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굳이 구분을 짓자면, 웹 2.0의 시대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인터넷 초창기 시절의 뉴스 등 한쪽 방향으로 정보 등이 제공되던 때가 웹 1.0 이었다. 이어 페이스북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구글, 유튜브, 카카오톡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정보 공유와 소통의 시대가 웹 2.0 이다.

"플랫폼 독점시대, 웹 3.0 서비스 대중화 필요성 절감"

이 대표는 "지금은 소수 플랫폼 기업들의 독점적 형태로 인해 그 힘이 너무 세졌고, 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의 고민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연구개발과 사업에 이르게 된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거대 플랫폼 기업이 제공하는 틀을 넘어서, 자신 스스로 직접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과 거래를 하도록 하는 것. 그에게 예를 들어 설명해 달라고 했다. 


"음… 음악이나 그림, 웹툰 등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창작자가 있다고 보세요. 만약 그 사람이 자신의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선, 네이버 등 포털이나 별도의 음원스트리밍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이용해야 돼요. 하지만 제가 구상하는 3.0의 시대에선 이들 플랫폼 도움 없이 창작자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거래하고, 소통하는 거죠."

이 대표의 생각이 실제로 구현된다면? 그는 웃으면서 "엄청난 변화를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개인 입장에선 각종 정보 유출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플랫폼 기업 등을 상대로 그동안 '을'의 위치에서 '갑'의 위치로 바뀔 수도 있다.

그는 이를 '웹 3.0의 시대'라고 했다. 그런데 아직 여러모로 부족하다고 했다. 3.0 기반의 서비스를 쉽게 접하거나, 접근하기 어렵기 떄문이다. 이 대표의 연구와 개발도 이에 맞춰져 있다. 그는 "2.0 시대엔 페이스북이든, 네이버든, 카카오든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쉬웠다"면서 "3.0 시대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그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중화된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함께 일하는 20대들은 지금 '대중화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기자에게 자신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보여줬다. 올 4월에 공개한 웹 3.0 기반의 메신저 프로그램인 '위스퍼 2.0' 이었다. 

카카오톡 해방선언, 거대 플랫폼에서 벗어나자

 
a

지난 4월 출시한 웹 3.0 메신저 '위스퍼'는 출시 4개월만에 세계적으로 이용자가 150만 명에 달한다. 위스퍼 웹은 금융기능의 '지갑' 역할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기능인 '메시징' 기능 등 을 지원한다. ⓒ EQBR


출시 5개월여만에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에서 이미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글로벌 주요 메신저 서비스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초기 반응 치고는 매우 높은 수치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기자도 직접 위스퍼 앱을 내려 받아 설치했다. 프로그램 내용 전체가 영어로 돼 있다. 국내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는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의 위스퍼에선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이나 정보 등이 당사자들의 휴대폰에서만 이뤄진다"면서"별도의 중앙서버를 두고, 메시지를 관리하는 다른 서비스와는 구동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별도의 중앙서버를 거치지 않고, 정보소통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는다'는 의미는 매우 각별하다. 특히 최근 카카오톡 먹통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혼란과 막대한 비용을 치렀던 것을 생각하면 그렇다.  블록체인 기반의 '위스퍼'는 중앙 서버를 두는 것이 아니므로, 그만큼 보안성과 안전성이 뛰어나다.

또 전화번호 등 별도의 본인 인증절차 없이 별칭만으로도 프로그램 설치와 이용이 가능하다. 상대방과 연결하는 것 역시 큐알코드를 찍거나, 별도의 암호문자를 입력하면 된다. 각종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낮고,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운용할 필요도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운용 측면에서 안전성도 높다.

이 대표는 "웹 3.0 기반의 디지털 시대가 오게 되면, 일종의 거대 플랫폼으로부터의 해방이 되는 것"이라며 "위스퍼라는 메신저는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웹 세상을 여는 단초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는 위스퍼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했다. 'EQ허브'라는 프로그램은 개발자를 위한 것으로, 블록체인을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인다. 이곳에서 게임이나 음악 등 콘텐츠 등을 만들어서 위스퍼 앱에 올리면, 이용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소통하는 방식이다. 공유 모빌리티 기업인 '피유엠피(PUMP) '의 씽싱(Xing Xing) 서비스와의 협업을 비롯해 신한투자증권, 이지스자산운용사 등과 함께 금융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개발 등에도 나서고 있다. 

이 대표의 웹 3.0시대를 위한 도전은 거침 없어 보였다. 그와의 대화 역시 흥미로웠다. 그의 포부는 컸고, 미래는 구체적이었다. 이 대표와 그의 당찬(?) 20대들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현기 이큐비알 대표 #웹 3.0 #위스퍼 메신저 #블록체인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