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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편향 이유로 북토크 취소 유감" 항의 나선 예술단체

작가회의·민예총·당사자, 대전시에 서한 전달... 시, 사과-재발방지 약속

등록 2022.11.08 15:56수정 2022.11.0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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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좌파 책·작가 등 이념편향적이라는 민원을 이유로 시민공개 강좌를 취소시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작가회의대전지회와 사단법인 대전민예총, 희망의책대전본부, 북콘서트 취소 당사자인 박현주 작가 등은 8일 오전 대전시 문인환 문화관광국장을 항의 방문했다. ⓒ 한지혜

 
대전시가 이념편향적인 책과 작가라는 이유로 북콘서트를 취소시킨 것과 관련해 지역 작가·예술단체와 당사자 등이 시를 항의 방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작가회의대전지회와 사단법인 대전민예총, 희망의책대전본부, 북콘서트 취소 당사자인 박현주 작가 등은 8일 오전 대전시 문인환 문화관광국장을 만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지난 달 27일 대전시는 희망의책대전본부와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2022 책 읽는 대전 북토크 중 '이념편향적인 좌파서적이거나 좌파작가라는 민원이 대전시에 접수됐다'는 이유로, <기후미식>(강사 박정현), <파이로>(작가 박현주), <힐빌리의 노래>(강사 송경섭) 등 3개 강좌를 취소시켰다(관련기사 : '좌파 책·작가 북토크 취소하라' 대전시 편 가르기 행정 논란).

이에 대해 항의에 나선 단체와 당사자들은 서한을 통해 "소위 이념편향 민원으로 인한 금번 강의 취소 사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대전시의 명확한 해명과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선 대전시와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일방적으로 취소시킨 <기후미식>과 <파이로>는 기후위기와 핵발전의 위험성을 담은 환경도서고, <힐빌리의 노래>는 미국에서 출간한 번역서로 가정과 교육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지 이념편향이라는 주장의 민원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와 시민의 문화 향유권을 가로막는 행위가 올바른 행정인지, 정당한 법률과 절차에 의해서 진행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대전시의 주장대로 강한 민원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미 대시민 홍보가 시작된 상황인데다, 시민 중에 참가 신청자가 존재하는 행사를 대전시와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성급히 취소한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위신과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대전시를 향해 ▲언제, 누가, 어떻게 민원을 접수받았는지 민원의 실체를 공개할 것 ▲창작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은 행태에 대해 대전시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 ▲재발방지 약속과 이장우 대전시장의 사과 등을 촉구했다.

이날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대전민예총 박홍순 사무처장은 "예술인들은 블랙리스트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있다. 그런데 대전시에서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이념의 잣대로 인해 북토크가 취소된 것이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작가회의 이강산 회장은 "대전시는 민원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아울러 작가에 대한 서면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취소된 강연을 다시 해야 한다"며 "만일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예술인들의 단체행동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취소된 강연의 당사자인 박현주 작가는 "책 <파이로>는 환경도서다. 핵발전의 위험성과 무절제한 전기 소비에 대해 경고하는 책"이라며 "그런데 대전시가 좌파 도서로 낙인찍었다. 정말 어이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서 문인환 문화관광국장은 항의에 나선 이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현주 작가에 대해 명예회복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전시 #이념편향 #좌파작가 #편가르기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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