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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일선 소방관 반발 "끝까지 고군분투했는데 과실치사라니"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입건에 소방노조 "경찰 꼬리자르기 수사 즉각 중단해야"

등록 2022.11.09 16:31수정 2022.11.0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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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이 10월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0.30 ⓒ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지휘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되면서 일선 소방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아래 소방노조)는 9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참사에 떳떳한 소방관은 없지만 일선 지휘관 책임을 묻는 것은 소방관 7만 명 전체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라며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소방노조는 "최성범 서장은 직접 현장을 순찰하지 않아도 될 위치에 있었지만 참사가 발생하자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고,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일선 지휘관의 역할을 다했다"라며 "용산소방서가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모두 투입했고 마지막까지 참사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서장은) 서울시장도, 용산구청장도, 용산경찰서장도 없던 참사 현장에서 구조·구급 업무 외에 인파와 교통관리 업무까지 하며 참사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했다"라며 "이런 일련의 일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방노조는 특히 경찰 수사에 대해 "구색 맞추기, 짜맞추기, 희생양 찾기 수사라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꼬리자르기 수사 즉각 중단, 진짜 책임자 규명, 참사 원인 규명 등을 요구했다.

앞서 경찰 특수본은 지난 7일 최 서장이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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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에게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 이희훈

 
소방당국은 지난 10월 29일 첫 압사 신고(오후 10시 15분) 후 1시간이 지난 오후 11시 13분께 인근 5~6개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동했다. 최 서장은 앞서 오후 10시 43분 관할소방서 모든 인력이 출동하는 1단계를 내렸다. 이후 30분 지나고 2단계를 발령했는데 경찰은 이 '30분 공백'을 부적절한 초동 대응이라고 보고 있다. 가용 소방력을 총동원하는 3단계는 오후 11시 50분께 발령됐다.

소방관들은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 나서면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한 경찰의 입건 조치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9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 서장이) 근무가 아닌 날 현장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했고, 사고가 발생한 그 시간도 초저녁부터 현장에 계셨다"라며 "(참사 당시)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는데 입건을 했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까지가 우리의 임무인지 정말...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경찰이 관할소방서의 모든 인력이 출동하는 대응 1단계 발령 후 2단계 조치까지 '30분의 공백'을 부적절한 초동 대응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서 김 본부장은 "2단계 발령은 꼭 서장이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상황실에 계신 분도 할 수 있고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도 할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구급차가 용산소방서 소속이 아니라 종로소방서 소속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말 현장을 모르시는 분들"이라며 "이태원에 용산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인근에서 환자가 발생해 출동을 한 것이다. 출동을 했던 걸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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