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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앞에서 막힌 남욱의 폭로... "그렇게 들어서"

재판에서 김만배 측 부인과 반박에 진술 힘 잃어... 이재명 수사에 걸림돌

등록 2022.12.08 22:04수정 2022.12.0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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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석방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김만배 변호인 측의 질문과 반박 앞에 길을 잃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배석판사 남민영·홍사빈)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68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변호인과 나눈 공방의 일부분을 우선 보자.  


김만배 변호인 : "증인(남욱 변호사)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게 전달된 돈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선거 자금으로 쓰였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거죠?"

남욱 변호사 : "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김만배 변호인 : "그럼 증인은 유 전 본부장이 전달받은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모르죠?"

남욱 변호사 : "네."


김씨 측 변호인은 지난 2일 진행된 67차 공판에 이어 5일 열린 68차 공판에서도 남 변호사의 발언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증언의 많은 부분이 증인 추측에서 근거한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남 변호사는 "그렇게 들어서 그런 줄 알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21일 석방된 이후 재판정에서 '김만배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김용·정진상)에게 돈을 건넸다'라는 내용의 주장을 계속 내놓았다. 주된 근거는 김씨 등에게 전해 들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이 대표 등에게 '돈을 건넨 적 없다'는 입장이다.

출소 후 남욱 발언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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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출석하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남 변호사는 출소 후 처음 열린 지난 11월 21일 공판에서도 "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하여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나는 김만배로부터 들어서 2015년 1월부터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2013년 당시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3억 5200만 원의 돈을 전달한 것도 "높은 분한테 드려야 하는 돈이라고 들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달 25일 열린 공판도 다르지 않았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 중 49%를 이재명 대표 측과 반 씩 나누기로 합의했다"라는 주장을 펼치며 '들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만배 변호인 : "(김만배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을) 24.5%로 바꿨다고 증언했는데, 그렇다면 24.5%로 변동된 건 언제인가?"

남욱 변호사 : "내가 알게 된 건 2021년 2월 4일 이후다."

김만배 변호인 : "그때 어떤 계기로?"

남욱 변호사 : "김만배 피고인과 다시 만나서 대화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 49% 중에 반 반씩 나누기로 합의를 했다고."

김만배 변호인 : "김만배 피고인이 이 시장 측 누구와 합의했다고 들었나?"

남욱 변호사 : "누구와 합의했다고 물어보시면, 그건 명확하게 말씀하신 적이 없다."


문제의 남욱 '씨알' 발언... 그 때 그 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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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요새 호를 씨알로 바꿔라, '씨알 이재명'으로 바꾸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전에 제가 검찰이 창작 능력이 형편없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연기 능력도 형편 없다 싶었는데, 지금 보면 연출 능력도 아주 형편 없는 것 같다. 낙제점"이라고 말했다.

5일 열린 공판에서 남 변호사가 한 '씨알' 발언을 다시 한번 꺼내 든 거다. 이날 김만배씨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남 변호사가 작년 10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할 무렵, JTBC와 인터뷰한 보도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에서 남 변호사는 "내가 12년 동안 그 사람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 봤겠어요, 트라이를?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했다. 영상을 재생한 뒤 김씨 측 변호인은 남 변호사에게 아래와 같이 물었다.

김만배 변호인 : "(JTBC) 인터뷰는 거짓말인가?"

남욱 변호사 : "워딩 자체는 사실이다. 이재명은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

김만배 변호인 : "증인 주장대로라면 (이 대표가) 씨알이 많이 먹혔다는 것 아닌가?"

남욱 변호사 : "밑에 사람이 다 한 거다. 추측이니까 걱정돼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


앞선 공판과 마찬가지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표의 '정치적 공동체'라고 불리는 최측근을 통해 금품이 전달됐다고 추측성 발언을 다시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정진상 실장 측 변호인은 당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남욱 변호사의 발언은) 마치 정진상 실장 등이 남욱의 청탁을 들어줬다는 취지로 오해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진상 실장은 남욱 변호사와 일면식도 없고 연락처도 알지 못하며, 이는 남욱 변호사도 인정하고 있고 검찰도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대장동 사건의 진실이 드러날 수 있도록 재판 과정에서 일방의 불명확한 진술에 대한 보도에 있어서 유의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남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검찰이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캐스팅하신 분께서 '발연기'를 지적하셔서 너무 송구스럽다"면서 "근데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고 다큐멘터리"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캐스팅했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남 변호사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에서 열린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1차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구 부패방지법'을 적용해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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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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