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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성 외벽 타고 번진 부산 주차타워 화재

30여명 연기 흡입, 8시간만에 완진... 10일 합동감식 예정

등록 2023.01.09 19:36수정 2023.01.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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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오전 부산진구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불이나 인근 상가로 번져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기사] 부산 도심 주차타워에서 화재, 주민대피 http://omn.kr/22aa7

9일 새벽 부산 도심의 A 오피스텔의 주차타워에서 발생한 불은 외벽의 가연성 마감재를 타고 확산했다. 부산시 소방재난본부의 말을 정리하면 이 건물은 마감재로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에 취약한 외벽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순식간에 활활, 다시 반복된 외벽 마감재 화재

이날 오전 6시 32분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23층짜리 주차타워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주차장 관리자는 "CCTV 모니터로 2호기 중간부에서 화염이 떨어지는 걸 봤고, 나가보니 외벽 일부가 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불이 주변 상가로 번지자 소방본부는 중형재난에 해당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력 투입을 강화했다. 소방관 286명, 소방차량 99대가 동원돼 화재 진압이 이루어졌다. 부산 경찰도 110여 명을 배치해 상황 관리와 주민 대피를 도왔다.

주민 중 70여 명은 화재 현장에서 벗어났지만, 30여 명은 연기를 흡입해 긴급히 처치를 받았다. 7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근 상가로 옮겨 붙은 불은 진화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다. 주차타워 한쪽과 인접한 건물 1층 일부를 태운 뒤인 오후 2시 37분, 소방은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최초 신고 이후 8시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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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오전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부산광역시소방재난본부

 
소방은 가연성 마감재가 주차타워를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게 한 것으로 봤다. 브리핑에 나선 최해철 부산진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외벽에 대해 "불이 잘 붙고 확산 속도도 엄청 빠른 소재"라고 말했다. 통상 스티로폼에 마감재 작업을 하는 드라이비트와 같은 공법은 대형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시공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자주 쓰였지만, 정부는 2015년 경기 의정부 도시생활형주택 참사를 거치며 6층 이상 건물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구 건축물은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참사는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018년 밀양 세종병원 등에서 반복됐다. 현재는 3층 이상, 높이 9미터의 건축물에 화재에 강한 불연, 준불연 마감재를 쓰도록 규정을 더 강화했다.


부전동 주차타워에서 난 화재는 다행히 붙어있는 550세대 오피스텔로 번지지 않아 큰 피해를 막았다. 오피스텔 역시 같은 마감재를 사용하고 있어 자칫 불씨가 튀었다면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뻔했다. 이 건물은 2004년 지어져 규제 대상이 아니다.

소방과 경찰은 불이 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고 있다. 소방 측은 "10일 오전 합동 감식을 통해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차타워 #드라이비트 #화재 #부산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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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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