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보수·진보 망라... 고리2호기 수명연장 반대 범시민운동 본격화

80여개 단체 서명전 돌입... "노후원전·핵폐기장 안 돼" 한 목소리

등록 2023.01.26 17:00수정 2023.01.26 17:00
3
원고료로 응원
a

보수, 진보를 망라한 80여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반대 범시민 서명운동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 ⓒ 김보성


부산에서 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 수명연장 반대, 핵폐기장 저지를 위한 범시민운동이 펼쳐진다. 고리2호기는 영구 정지된 고리1호기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노후 핵발전소다. 1983년 운전을 시작했고, 올해 4월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관련 절차를 밟으며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는 이를 용납하지 않겠단 태도다.

"노후원전의 위험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부산지역 84개 단체는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고리2호기 수명연장, 핵폐기장 반대 범시민 서명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선언문에서 "노후화한 원전의 위험성은 커질 수밖에 없고, 시민의 생명·안전을 더욱 위협할 것"이라며 "과거 고리1호기 폐로처럼 시민의 의지를 모아내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이 모인 조직의 이름은 부산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준)이다.

참가 단체를 보면 보수·진보를 망라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부산기후용사대·부산에너지정의행동·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부산참여연대·부산YMCA 등 환경·시민사회단체부터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부산여성소비자연합·한국부인회 부산광역지부·부산노인복지진흥회까지 다양한 단체가 두루 뭉쳤다.

참가자들 사이에선 여러 차이를 넘어 고리2호기 문제에 대응해야 한단 목소리가 컸다. 정창식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은 "여야·남녀노소를 막론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이전에 (고리2호기를) 폐쇄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공동대표도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박 대표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고 범국민운동으로 키워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a

보수, 진보를 망라한 80여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반대 범시민 서명운동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 ⓒ 김보성


환경단체 역시 이날 행사의 성격을 분명히 설명했다.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정치적 지향과 상관없이 안전을 바라는 모든 분이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원전 부흥에 힘을 쏟는 정부·여당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고리1호기 폐쇄에 동참했던 보수정당 의원들을 소환한 박재율 지방분권부산연대 대표는 "그땐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말이냐"라며 "정책의 연속성으로 볼 때 고리2호기 폐쇄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꼬집었다.

범시민운동본부(준)는 당장 대국민 여론전에 집중한다. 이날을 기점으로 참가 조직을 확대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서명운동은 온오프라인에서 같이 진행된다. 오프라인 거점은 부산을 포함한 울산, 경남 등 원전 밀집지대와 전국 곳곳이다. 2월 공식적으로 운동본부가 발족하면 서명과 동시에 인간띠잇기, 토론회, 거리행진 등이 계속 마련된다.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은 "정치적 논쟁은 필요가 없다. 모든 시민사회가 나설 과제이고 더 많은 단체를 모아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회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수 있도록 모든 방식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반대 운동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시기 벌어진 고리1호기 폐쇄 상황과 닮은 꼴이다. 우리나라 최초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1호기가 두 번째 재가동을 준비하자 지역사회는 같은 방식으로 반대운동에 불을 지폈다.

당시 120여 개 단체가 결집했고,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주도한 운동에 부산시도 함께 힘을 실으면서 같은 해 6월 영구정지 결정을 끌어냈다. 2017년 6월 19일 0시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고리원전을 찾아 영구적 가동 중단, 해체를 선포했다.
 
a

보수, 진보를 망라한 80여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반대 범시민 서명운동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 ⓒ 김보성

 
a

보수, 진보를 망라한 80여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반대 범시민 서명운동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 ⓒ 김보성

#고리2호기 #범시민운동본부 #노후원전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2. 2 "윤 대통령, 달라지지 않을 것... 한동훈은 곧 돌아온다"
  3. 3 왜 유독 부산·경남 1위 예측 조사, 안 맞았나
  4. 4 총선 참패에도 용산 옹호하는 국힘... "철부지 정치초년생의 대권놀이"
  5. 5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