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28 19:06최종 업데이트 24.03.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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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개최한 당중앙위원회 제8기 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와 올해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를 통해 한반도에서 적대적인 두 개 국가의 존재를 선언하고 "남조선 영토 평정을 위한 대사변 준비"를 지시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헤어질 결심'과 '전쟁할 결심'을 분명히 했다고들 한다. 북한이 제시한 "대남·통일정책에서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단순히 전술적인 변화가 아니라 전략적 결별이라는 점에서 향후 남북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북한의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장된 엄포라는 시각과 안보 불감증이라는 우려가 혼재하고 있다.

북한의 되돌리기 어려운 '헤어질 결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 지휘부와 직속 제1땅크장갑보병연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탱크에 올라 오정수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지난 80년간의 남북관계사에 종지부를 찍고 한반도에 병존하는 두 개 국가를 인정한 기초 위에서 북한의 대남정책을 새롭게 법화하였다"고 선언했다. 이는 앞서 당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한반도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보다 분명히 한 것이다.

우선적으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기구를 폐지하고, 민간 차원에서조차 남북대화 재개의 조그마한 여지도 남겨놓지 않았다. 남북협력의 상징인 경의선까지도 복원 불가능하게 만들며 그 안의 남북관계사를 철저히 부정했다. 김일성의 업적이라고 선전했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도 허물고 통일과 민족 관련 단어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두 개 국가관계 선언이 체제 경쟁에서 패배한 상황에서 남한으로 흡수통일되는 것에 대한 현실적 두려움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한다. 남쪽을 향해 핵무기 사용과 전쟁을 하기 위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민족을 버리고 적대적 교전국가로 정리했다고도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다가오는 미 대선을 겨냥해 미국에 치중하고자 한국을 배제한 것이라고까지 한다.

북한의 행동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없고, 미국이 대선 기간 동안 북한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면 과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 대선 결과까지 상상해 국가의 헌법까지 바꿀 만큼 북한이 어리석게 행동할지 궁금하다. 북한의 두 국가관계 선언은 대남·통일정책의 전술적 변화가 아닌 근본적인 전략적 방향 전환으로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북한은 핵무력을 바탕으로 국제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과 진영화가 심화하고 있는 구조적 요인을 활용하여 대외적으로는 자율성을 확장하고 대내적으로는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은 현 국제체제가 더 이상 미국 중심 단극체제가 아니라 다극체제라고 인식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국가와 연대를 강화하는 공세적 외교전략을 통해 안보와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 북한은 신냉전, 진영화 구조를 활용하여 최소한의 정권 생존 및 체제 유지의 안전핀을 보장받았다. 언제부터인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7형과 18형을 발사해도 UN 안보리는 추가 제재는 고사하고 한 목소리의 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북러관계가 진전하면서 무기 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적 지원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과 국경도 개방되고 외국인의 북한 관광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북한을 옥죄어온 기존 대북제재조차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북한의 '헤어질 결심'은 국제질서 변화와 한반도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나름의 합리적 결단이자 예고된 전략적 변화이다. 냉전 종식으로 미국 유일 패권 시대로 접어들자 미국을 통해 생존 및 경제 회생을 바랄 수밖에 없었던 지난 30여 년의 시간을 끝냈다.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국과 미국에 대해 더 이상의 기대와 희망을 포기했다.

체제 경쟁의 패배와 흡수통일에 대한 두려움보다 미국과 한국 없이도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더 컸을 것이다. 선대의 업적과 성과마저 부정하면서까지 남북관계를 단절한 것은 한마디로 기대할 것도 없고 남북관계가 오히려 체제 생존과 국가 발전에 방해가 될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먼저 싸움 거는 모험할 가능성 적어
 

지난해 9월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대형화면에 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두 개의 국가관계 선언과 함께 한반도에서 언제든지 전쟁이 발발할 수 있음을 기정사실화하고, "남반부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준비와 과업을 언급하고 있다. 1월 초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이자 "주적"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한 자위적 국방력과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지시했다. 일단 말만으로는 '전쟁할 결심'을 한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일각에서는 북이 전쟁할 결심을 했다고 단정한다.

올 연말 대선을 앞둔 미국으로부터 한반도 전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현 한반도 상황을 한국전쟁 때와 비교하며 북한이 전쟁을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시 북핵특사였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도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서 올해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북한이 몇 달 안에 한국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는 보도도 있었다.

정작 중요한 '헤어질 결심'은 사라지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전문가나 언론에 의해 '전쟁할 결심'만이 과장되고 부풀려지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이 전쟁할 결심을 했다는 주장은 북한을 악마화하려는 적대적인 당국자나 언론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핵을 가진 상황에서 더 이상 한반도에서 전쟁은 무의미하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려다 보니 현 상황의 위험성을 과장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해커 박사나 가루치 전 북핵특사가 전쟁 가능성의 경고를 통해 말하고자 한 해법은 역설적으로 '대화'이다.

북한이 헤어질 결심 속에 핵무력 등 무력에 의한 남한영토 평정 준비를 공언한 이상 핵무기를 활용한 대남·대외 위협은 더욱 잦아지고 그 수위도 높아질 것이다. 2023년 북이 훈련 발사한 미사일 중 절반이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었다는 점을 보면 북한은 우려스럽게도 한반도 내에서 사용 가능한 핵무력의 실전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핵무기를 앞세운 무력통일론 회귀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얼마 전 군사력 조사업체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발표한 한국의 군사력 순위는 세계 5위이고 북한은 36위이다. 혹자는 핵무기를 반영하지 않아 무의미하다고 하지만 핵을 가진 36위의 북한과 핵을 가지지 않은 5위의 대한민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미 서로를 완전히 파괴시킬 수 있을 만큼 막대한 군사력이다. 한반도에서 또 한 번의 전쟁은 어느 한쪽의 승리나 통일이 아니라 공멸이다.

북한이 미치거나 바보가 아니라면 먼저 싸움을 걸어오는 모험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이 새로운 핵법령을 법제화하여 선제적 핵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고 남한 평정을 언급했다고 해서 무조건 핵을 사용하고 전쟁을 개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북한은 2022년 채택한 핵무력정책법 6조에 핵 사용 5대 조건을 적시했다. 북이 선제적으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5대 조건이 아니라면 핵을 사용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도 "전쟁을 일방적으로 결행할 의도는 없지만 전쟁이 현실화되면 피하지 않고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하여 대한민국을 괴멸시키고 끝장낼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북한이 이야기한 것은 분명 먼저 전쟁할 일은 없지만 피할 생각도 없다는 전쟁 불사론이다. 우리의 작전계획과 한미연합훈련 내용에도 '수복지역에 대한 치안·질서 유지'와 '안정화 작전'이 있고 거기에 더해 참수작전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전쟁을 회피하지 않고 남한 평정까지 언급하는 것에 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떨 일인지 궁금하다.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만 고려하더라도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 역시 전쟁과 군사적 충돌은 득보다 실이 크다. 싸움을 걸면 피하지는 않겠지만 먼저 싸움을 걸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 문제에 관심이 높지 않은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 기간에 북한은 내부적으로 경제에 매진하기 위해 안정적인 안보환경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서 이를 저해하는 과도한 위기나 불안 조성까지는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내부 결속에 필요한 수준에서 긴장감을 유지하고 위협 수위를 조절하면서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5개년 계획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치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북한의 군사행동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내부 성과에 집중하기 위해 실제 군사적 행동을 나서길 주저할 것이라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전쟁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말뿐인 위협으로 생각하고 힘으로 누르려는 자기과신의 오류와 함정에 빠진다면 궁한 쥐가 삵을 물 듯 한반도가 궁서설리(窮鼠齧狸)의 혼란과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힘에 의한 평화' 결과는 군사 충돌과 평화 실종
 

지난 1월 5일 북한이 서해 해상 완충구역에 해안포를 쏘자 연평도 주민들이 대피소로 대피해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의 군사행동 가능성과 이에 따른 한반도의 위기는 단순히 어느 한쪽만의 책임과 이유만으로 생기는 것도 아니며, 또 앞으로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군사적 충돌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 북한만의 군사행동과 위협 때문이라고 전가해서도 안 된다. 지금 남북 모두 평화를 위한 노력과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가장 오랜 기간 남북대화가 단절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과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 책임에 남북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남북 관계의 위기는 남 탓이 아닌 내 탓이라는 자기반성이 시작점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지금 한반도 위기의 시작점이 현 정부가 아닌 지난 정부라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이 헤어질 결심을 했지만 이미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헤어질 마음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힘에 의한 평화'의 결과는 남북한의 결별을 넘어 한반도 평화의 실종과 군사적 위기로까지 발화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라는 완충장치이자 안전핀마저 사라지고 지상과 NLL 등에서 군사 배치와 활동이 9.19 군사합의 이전으로 회귀했다. 단기적으로 NLL과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국지적 충돌의 도화선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지난 1월 5일 오전 북의 해안포 사격에 오후에는 우리 군이 대응 사격을 하면서 백령도 연평도에 대피령을 내려 주민들이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인천에서 연평도로 향하던 페리 운항도 전면 통제했다. 어찌 보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마땅한 조치처럼 보이지만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군이 다음 일어날 일은 책임질 수 없으니 국민들에게 알아서 대피하라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위기관리는 실종되고 힘 자랑과 말 폭탄만 넘쳐난다. 국방부 장관의 말처럼 "즉·강·끝 원칙에 따라 다시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완전히 초토화하겠다는 응징태세를 갖춰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논리와 대응이라면 지금 당장 군사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

지금처럼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힘 겨루기 식 치킨게임을 과연 국가가 그리 아무렇지도 않게 결정하고 실행해야 할 일인지 의문스럽다. 과연 이런 상황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그리고 접경지역 주민들은 걱정 없이 평안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힘에 의한 평화는 국민을 볼모로 국민의 삶에서 평화와 행복을 빼앗는 것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준비하라"
 

지난 20일 경기도 연천군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한미 장병이 태극기와 성조기 아래 부교를 연결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육군 5공병여단과 5기갑여단,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장병이 참가했다. ⓒ 연합뉴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바람만 맞으면 전단살포가 본격화할 것이고 곧 본격적인 꽃게 조업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북한은 전단 살포에 대해 군사 대응을 경고했고, NLL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불법·무법'으로 규정하면서,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장이라도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과 국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침해하는 군사적 행위뿐만 아니라 전쟁의 화근이 될 수 있는 행동을 남북 모두 중단하도록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여기에 북핵 문제를 내세운 한미동맹과 한미연합훈련 확대 실시, 확장억제 강화 및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증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와 유엔사 재활성화를 통한 대중국 포위망 구축은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일본의 재무장 등과 얽혀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의 불안정성과 위기를 촉발하고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반도는 세계에서 군사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이 좁은 땅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왜 해야 하는지, 군사력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5위인 한국만으로 부족해 왜 일본까지 끌어들여 결국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주변까지 확대된 위기의 불구덩이로 뛰어들기를 자처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군사영역뿐만 아니라 외교관계 전반을 규율하는 동맹의 총체화, 신성화, 물신화를 유지하는 것은 분단국가가 가져야 할 전략적 자율성을 스스로 제약하고 평화를 포기하는 것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는 시대착오적 명제이다. 힘에 의한 평화란 없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현대 평화학의 아버지 요한 갈퉁 교수는 상대를 악마화하고 힘으로 대응하려는 것을 안보적 논리라고 설명했다.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상호 해결책을 만들고 실천한다면 평화를 얻어 낼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며 '평화적 방법에 의한 한반도 평화'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켜온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평화 지키기(peace keeping)가 아닌 평화 만들기(peace making)를 넘어 평화 쌓기(peace building)를 해야 할 때다. 하향식의 큰 평화와 함께 상향식의 작은 평화의 노력을 함께해야 할 때이다. 북한의 헤어질 결심이 돌이키기 어려운 현실이라면 이제 분단된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남는 과제는 평화다.

시민사회 바닥부터 평화에 대한 비전과 가치를 만들고 변화시켜 나가는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과 만나고 교류협력하는 것에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다. 우리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이제 미래 세대에게 남겨줄 평화를 위해 우리가 촛불을 들고 뛰어가야 할 곳은 어쩌면 광화문 광장이 아니라 군사분계선, DMZ인지도 모른다. 작지만 평화를 준비하는 새로운 촛불이 모여 지속가능하고 분명한 평화를 쌓아 가는 한 장 한 장의 작은 벽돌이 되기를 바란다.
 

김동엽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동엽

 
필자 소개 : 이 글을 쓴 김동엽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로 북한 군사 및 안보 문제와 관련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관심 영역은 안보 개념의 확장 속에서 평화와 군축, 군사문화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학계에서는 북한연구학회 부회장, 시민사회에서는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논문으로 <북한의 군사 지도·지휘 체계>, <사드 한반도 배치의 군사적 효용성과 한반도 미래> 등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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