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형제봉으로부터 시작해 정상에 해당되는 이곳은 별다른 이름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설악산 전체를 보았을 때 워낙 빼어난 풍경과 기암괴석이 많은 까닭이다. 물론 오래전 어른들께서는 어떤 장소나 모두 그곳만의 이름을 붙여 서로 소통에 무리가 없었다. 가령 약초를 채취하는 이들이나 산나물꾼들이 ‘선바위모둠’이라거나, ‘양씨 모둠’와 같은 방식으로 그들만이 서로 알 수 있는 지명을 붙여 위치를 확인하였듯이. 선바위모둠은 직벽의 바위 아래 몇 사람 구들을 놓고 기거하던 장소고, 양씨 모둠은 양씨 집안이 매년 자리를 잡고 나물을 채취하며 머물던 산 중의 터들이다. ⓒ정덕수 201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