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김용판, '증인 선서 거부' '혐의 부인' 한목소리 - 오마이뉴스 모바일

원세훈·김용판, '증인 선서 거부' '혐의 부인' 한목소리

등록 2013.08.16 21:36수정 2013.08.2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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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제가 선서하지 못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선서를 거부하며 원칙적으로 증언과 서류 제출을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오늘(16일) 오후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 지각 출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습니다. 원세훈-김용판 두 핵심 증인 모두 선서도 하지 않고 증인석에 선 겁니다.

민주당은 선서를 거부한 원세훈 전 원장을 향해 '비겁하다'고 지적했지만,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비겁하다고 인신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다시 한번 증인들을 감쌌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전 국민의 이런 관심과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원세훈 증인은 10시에 동행명령을 발부받고 오후에서야 나오는 무성의에 대해 국민과 함께 규탄합니다. 김용판 증인과 함께 원세훈 증인도 국민 앞에 진실을 말하겠다는 선서조차 못하는 그 비겁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법정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만, 여론재판하는 국정조사에서는 유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방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법에서 허용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두고 떳떳하지 못하다, 비겁하다는 식의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국회의 품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원 전 원장은 김용판 전 청장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선거법 위반'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국정원 댓글 작업은 대선개입이 아니라 대북 심리전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이들의 정치권력 차단을 강조하는 등 선거개입을 다수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기재가 돼 있거든요."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정원의 조직 구성상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북한의 사이버공격이 아주 강화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응해서 심리전단을 확충한 겁니다."

한편, 김용판 전 청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 중간수사결과 발표 전날인 지난해 12월 15일 저녁을 함께 먹은 상대는 기억했지만, 같은 날 청와대 인근에서 함께 점심을 먹은 상대가 누군지 묻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 "5시간짜리 점심은 자주 나오는 게 아니에요. 그게 기억이 안 나고 자주 나오는 두 시간짜리 저녁 먹은 건 정확히 누구랑 먹었는지 다 나오고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당시 손톱을 다친 게 기억나기 때문에 (저녁은) 기억이 납니다. 며칠만 지나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청문회 증인 선서를 거부하며 국회를 우롱한 원세훈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 두 핵심 증인이 위증을 해도 처벌할 수 없는 '무용지물 청문회'가 되면서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촛불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영상 촬영·편집 - 강신우 기자)
박정호 (gkfnzl)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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