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MBC 블랙리스트' 고영주가 지시했다" 폭로 - 오마이뉴스 모바일

MBC노조 "'MBC 블랙리스트' 고영주가 지시했다" 폭로

등록 2017.08.16 20:44수정 2017.08.1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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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문진에서 MBC 내부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서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를테면 앵커로도 안 내세우고 중요한 리포트도 안 시키고 그렇게 할 만한 여력이나 방법이 있기는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박정희 대통령도 사람을 잘 썼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우리가 우려하지 않을 정도로 주변에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까?” (유의선 방문진 이사)

“<뉴스데스크>를 하는 기자들은 90프로가 비노조원 경력기자다. 검찰팀은 9명인데 검찰팀에는 1노조가 하나도 없다. 그러니까 검찰에서 이상한 기사가 안 나오지 않는가.” (권재홍 전 MBC부사장)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16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등 당시 여권 이사진이 사실상 ‘MBC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MBC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MBC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월 MBC 사장 후보자 면접 당시의 속기록 일부를 공개하며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 여권 이사들과 MBC 사장 후보자들이 언론노조 소속 기자와 PD, 아나운서를 업무에서 노골적으로 격리, 배제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MBC본부에 따르면, 실제로 8월 현재 MBC TV뉴스의 앵커 15명 가운데 조합원은 아나운서 세 명 뿐이었고 나머지 12명은 모두 비조합원이었다. 또 청와대와 국회 담당 정치부 기자 16명 가운데 조합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검찰과 법원 담당 법조팀도 마찬가지였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고영주 이사장은 이렇게 배재된 노조 소속 기자와 PD, 아나운서를 ‘유휴 인력’, ‘잔여 인력’이라 불렀다"며 "현재 구로에 있는 뉴미디어 포맷 개발센터와 경인지사, 여의도 스케이트장 관리부서 뿐만 아니라 MBC 상암동 사옥 내부의 유배지에도 100명이 넘는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현역에서 쫓겨나 유배 생활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유휴 인력'이라고 소개한 박경추 아나운서는 “2012년 MBC의 170일 파업 이후 바로 대기발령을 받았다"며 "‘신천교육대’라고 불리는 MBC아카데미에서 브런치 교육을 받은 후, 경인지사 성남지부에 배치됐다”고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털어놨다.

박 아나운서와 함께 '신천교육대'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김수진 기자는 “교육 이후 경인지사 인천지부로 발령을 받아 그곳에서 업무 지시를 받았지만, 지시만 있었을 뿐 실제 업무가 주어지지 않았다"며 "근태만 체크하고 인사평가에서 최하위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면접 발언'에 대해 "노동3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범죄행위"라고 규정한 MBC본부는 방문진의 고영주 이사장, 김광동 · 유의선 이사를 비롯해 MBC의 권재홍 전 부사장과 김장겸 사장을 조만간 고소할 예정이다.

(영상취재 : 안정호, 안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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