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사서 언제까지

교사가 쓰는 한 주간의 퍼포먼스

검토 완료

조기철(akshdtoa)등록 2019.02.13 08:21
 연말이면 해마다 반복되는 일 중의 하나는 인사이동이다. 그 중에 유독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도서관 사서다. 어느 해는 임용 발표 문서에 도서관 사서가 있고, 어느 해는 없다. 그렇다고 도서관이 없는 학교가 거의 없다. 하지만 밤늦게 학생이 학교에서 자율학습 마칠 때까지 도서관이 열려 있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왜 이럴까?  학교마다 학교장이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밤늦게 도서관에 불이 지속적으로 켜 있는 시간을 찾기 힘들다. 학생은 학교에서 학습을 하고 있지만 도서관은 닫혀 있고 어둠의 그림자만이 도서관 문을 물샐틈 없이 지키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건의를 해 본 적이 있었다. 도서관 사서 출퇴근을 달리하면 어떻겠느냐고.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이 도서관 사서 관리 학생 운영이었다. 담당 학생들에게 봉사점수를 주기로 하고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학생동아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밤에 운영하려고 하니 학생들이 학원을 간다, 과외를 한다 등등으로 이 마저도 잘 운영이 되지 않고 있는 학교가 늘어나다 보니, 자연히 사서가 일반 교사들과 같이 출퇴근 학고 있는 실정이 되고 말았다. 일반 사설 도서관법 법률 제 9528호에 의하면 학교도서관 운영 제 39조(지도·감독)에는 '학교도서관은 초중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및 그 밖의 법률의 규정에 따른 해당 학교의 감독청의 지도 · 감독을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도서관 사서 근무시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지금까지 임용된 학교에서 근무를 할 때마다 도서관 사서의 근무 시간이 조삼모사 격이었다. 학교도서관을 지도 감독하는 상급 감독청이 어떤 규칙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도 사서가 너무 부족하기에 학교장의 처분에 맡기고 있는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정작 학교 교육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학교는 밤늦게까지 불이 켜 있어도 도서관은 늘 닫혀 있는 정적의 공간이라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도서관을 만들 때에는 학생들의 편리와 교사들의 자유로운 학습 도우미 역할을 위해 만들었을 텐데 정작 학교에서 소외되고 외면받는 장소로 전락되어 버린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이겠는가? 모 신문사의  보도에 따르면 2018년도 4월 기준으로 전국 국공립 초중고 1만66곳 중 도서관은 1만47곳이 있는데, 전담인력이 있는 곳은 절반에 못 미치는 4천424곳(43.9%)뿐이고, 전담인력은 사서교사가 885명, 사서가 3천539명으로 사서가 4배 많았다고 전하고 있다. 사서가 없는 그 자체만으로도 학교 입장에서는 슬픈 일인데 사서를 두고도 오히려 외면해 버리는 오늘의 실태를 슬퍼하지 않을 이 그 누구 있을까?
나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날이 꽤 많은 편이다. 그러기에 도서관에 대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공도서관을 짓는 데도 왜 소규모로만 짓는지 좀 높이 크게 지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걸.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도서관에 투자하는 비용을 좀 늘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누누이 해 보았다. 도서관은 학습에 관한 역할만 하는 곳이 아니다. 한여름 더우면 지나가는 나그네처럼 도서관에 들러 잠시 더위를 식혀가면서 한 장의 신문도 볼 수 있고, 주말이면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도 상영하고, 더 나아가서는 주역 주민들을 위한 교양강좌도 개설하는 곳이 지역 도서관이다. 마찬가지로 학교 도서관도 수요자 중심의 운영이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 도서관 사서가 좀 늦게 출근하고 좀 늦게 퇴근하는 학교 도서관 시스템을 하루빨리 바로잡아 정착되었으면 한다.
 
퇴임교사를 도서관 사서 계약직에 충당을

도서관 사서 전담인력이 없는 곳이 많다면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만들어 낼 수 있는 방안은 정 없는가? 학교에서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학교지킴이, 퇴직 교원, 교무실 업무 보조, 행정실 전담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사서가 없는 경우 교과 담임이 근무하면서 일을 처리하고 정규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하는 체제로 가다 보니 학교 도서관이 학교 안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학생도 있다. 마치 삼국시대 삼한의 소도와 같은 곳이라고 해야 할까? 경기도 교육감은 경기도에 사서가 없는 곳 700여 곳에 기간제 사서교사를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도서 관리도 문제지만 좋은 공간을 만들어 놓고 아까운 예산만 소비하는 장식물로 전락되는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학점제 도입으로 학교 정상화를 모색한다고는 하나 정작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에 필요한 도서관이 외면받고 있고, 전담 사서조차 아직도 충당하지 못한 우리의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그래도 가장 크다고 하는 서울에서조차 도서관 전담 인력 배치율이 91%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교육부 당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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