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 17:33최종 업데이트 20.09.1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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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상징 멀라이언과 쌍용건설이 건설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건물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 이봉렬

 
싱가포르는 부산광역시보다도 작은 면적의 도시국가라서 오래 살다 보면 답답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가듯 여기 사람들은 인근 동남아 국가로 여행을 많이 갑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사이에 있는 데다가 공항과 항만 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교통이 편리한 것도 있고,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서 동남아의 다른 나라에 가면 적은 비용으로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여행을 부추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동남아 국가 중에는 베트남 하롱베이나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처럼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도 있고, 미얀마 바간이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같이 오래된 역사적 유물로 관광객을 끄는 곳도 있습니다. 태국의 푸켓이나 인도네시아의 발리처럼 쪽빛 바다와 함께하는 휴양지도 사람이 많이 몰립니다.
 
그에 반해 역사가 짧고 땅이 척박한 섬나라 싱가포르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게 거의 없습니다. 멋진 자연환경도, 오래된 유적도 없고, 심지어 바다도 화물선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라 쪽빛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럼에도 싱가포르는 매년 약 2천만 명에 가까운 세계인이 즐겨 찾는 관광대국입니다. 싱가포르의 무엇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걸까요?
 

세계 최대의 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부의 분수' ⓒ 이봉렬

 
싱가포르가 선택한 방법은 치안이 완벽하게 유지되는 안전한 도시에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세계 제일의 것들을 많이 갖추는 것입니다. 싱가포르에는 유독 세계 최고, 최대 혹은 최초의 인공 조형물이 많습니다.
 
건축 당시 세계 최대의 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부의 분수'가 대표적입니다. 그냥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평범한 분수인데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유명해졌습니다. 분수 가운데 부분을 세 바퀴 돌면 부자가 된다는 뻔한 전설을 만들어 퍼뜨린 이후 싱가포르 방문객들은 모두 이곳에서 분수를 한 바퀴 돈 후 여행을 시작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인공폭포 '레인 보텍스'도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해서 유명해진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영화 아바타를 보는 듯한 풍광을 연출하는 인공 공원이고, 그 안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온실 식물원이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회담 당시 방문했던 가든스 바이 더 베이 ⓒ 이봉렬

 
한국의 쌍용건설이 공사를 맡아서 우리에게도 친근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하늘에 배를 띄워 놓은 듯한 독특한 외형만으로도 단숨에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매김했는데, 그 호텔 맨 꼭대기에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수영장이 있습니다.

'나이트 사파리'는 세계 최초의 야간 개장 동물원이고, 강을 테마로 한 동물원 '리버 사파리'는 아시아 최초입니다. 그 외에 아쿠아리움을 만들어도, 회전 관람차를 만들어도 늘 세계 최고, 최대, 최초의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씁니다.

오늘(9월 10일) 거기에 또 하나의 건축물이 더해졌습니다. 세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바다 위에 떠 있는 '애플스토어'입니다.
 

전 세계 25개국 총 512곳의 애플 스토어 매장 가운데 처음으로 바다 위에 세워진 싱가포르 애플스토어 ⓒ 이봉렬

  

개장 하루 전 애플 스토어의 야경입니다. ⓒ 이봉렬

 
나라 별로 제일 핫한 곳에 독특한 외관으로 짓는 것으로 유명한 애플스토어지만, 건물 자체를 바다 위에 떠 있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정식 개장을 하기 전부터 그 독특한 형태로 인해 세계 유력 매체들이 앞다투어 소개를 한 바가 있는데, 오늘 드디어 개장을 하고 손님을 맞았습니다. 아침부터 방문객들로 줄이 깁니다. 코로나 때문에 동시 입장객 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들어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사실 바다 위에 떠 있는 건축물은 싱가포르에서 흔한 편입니다. 애플스토어 바로 옆에 루이비통 매장이 있는데 이건 2011년부터 물 위에 떠 있었습니다. 싱가포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장으로 홍보하는 '더 플로트 마리나베이' 역시 바다 위에 떠 있는 축구장입니다. 똑같이 바다에 떠 있어도 그게 애플이라서 더 큰 관심을 끄는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는 신축 건물의 디자인이 기존의 건물과 유사하면 아예 승인을 해 주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건물이 생길 때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관심을 끄는데, 복합예술공간인 '에스플러네이드'는 열대 과일 두리안을 엎어 놓은 것처럼 생겼습니다. 민간 아파트 단지인 '리플렉션 케펠 베이'는 수정 광물을 세워 둔 듯한 모양으로 유명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건 가지고 있지도 않고 지금에 와서 새로 만들 수도 없으니, 세상에서 가장 크고, 높고, 새로운 것으로 승부하려는 겁니다. 그게 이야깃거리 없고 밋밋하기만 한 도시 국가를 관광 대국 싱가포르로 만든 원동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독특한 싱가포르의 건축물들을 코로나 때문에 와서 볼 수는 없으니 이렇게 기사로라도 보시라고 소개해 드립니다.
 

싱가포르의 다양한 건축물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1. 가든스 바이 더 베이, 2. 리플렉션 케펠 베이, 3.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4. 루이비통 아일랜드 메종 ⓒ 이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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