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2 18:17최종 업데이트 20.09.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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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 사이언스(Citizen Science)는 '시민참여형 과학'을 일컫는 말로, 시민들이 과학연구의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과학에서의 집단지성 활용이다.

IT의 발전으로 네트워크 형성과 시민참여가 쉽고 넓고 빨라지면서 갈수록 활발해지는 추세다. 이같이 '시민 과학자(citizen scientist)'들이 참여하는 과학 프로젝트로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나 '나비 숫자세기', '산호초 연구'와 같은 것들이 알려져 있다.

'아마추어 천문학자'는 취미로 달이나 별, 혜성 등을 관찰하기 좋아하는 시민들이 관찰 내용이나 이미지를 공유하면, 그것을 천문학자들과 교육자들이 자료로 사용하는 프로젝트다. 미국 변광성관측자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Variable Star Observers)와 영국 천문학회(British Astronomical Association) 등에서 주관한다.
 

영국에서 2010년 발족해 매해 진행하고 있는 나비세기 프로젝트 '빅버터플라이카운트(Big Butterfly Couunt)' 홈페이지에 참여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1) 나비 차트를 다운로드해 공부를 해 둔 뒤에, 2) 참여 등록을 하고, 3) 앱을 이용해 관찰 지역과 나비 종류, 숫자 등을 입력을 한다 ⓒ 빅버터플라이카운트


'나비 숫자세기'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특정 계절에 특정 지역을 방문해, 콘셉트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종의 나비들이 관찰되는지를 세거나, 특정 나비 종이 몇 마리나 보이는지를 세는 프로젝트이다. 특정 나비 종의 개체수 증감이 장기간에 걸쳐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하거나 나비 종의 다양성을 모니터링 하는 데에 쓰인다.

'산호초 연구'는 취미로 다이빙을 하고 바다 속 구경을 가는 시민들이 세계 여러 곳에서 찍어 올린 해양 속 풍경을 데이터 삼아 세계 산호초들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데에 사용하는 프로젝트다.

이 같은 '시민 과학자' 활동을 통해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실제 연구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배움뿐 아니라 즐거움도 얻는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전 세계 시민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 활동이 더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와 시민과학자

'집콕'을 하는 동안 뭔가 새로운 것, 과학 연구나 동물 보호 활동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시민 과학자 프로젝트 '침팬시(Chimp&See)'를 추천한다. '침팬시'는 '침팬지'를 연구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영장류 학자들이 아프리카에 있는 여러 필드 팀 및 전 세계 연구진들과 함께 하고 있는 '판 아프리카(Pan Africa)' 프로젝트의 일부다.
 

'침팬시(ChimpandSee)' 홈페이지(chimpandsee.org) 첫화면. ⓒ ChimpandSee

 
침팬지와 보노보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種)이다. 가까운 만큼, 정치적 연대나 문화적 행동들, 공감 능력이나 타인의 의도를 이해하는 지적 능력 등 인간에 견줄 만한 여러 특징들을 보이기 때문에, 이들과 비교해 인간이 과연 어떻게 다른가 하는 질문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야생의 침팬지는 아프리카 중부에 서식하는데, 총 네 개의 아종(亞種)이 있다. '판 아프리카'는 15개 국가, 40개 침팬지 집단의 행동, 유전체, 서식 환경 등 다양한 정보를 비교 분석하는 방대한 프로젝트다. 이를 바탕으로 침팬지가 인간과 어떻게 다른지, 침팬지 아종끼리는 얼마나 다른지를 연구하고, 야생 침팬지 개체수 보존, 서식지 보존을 위한 더 좋은 방안이 있는지를 탐구한다.
 

침팬지 '카라' 라이프치히 동물원에 사는 침팬지 '카라'의 어릴 때 모습 ⓒ 한소정

 
연구팀은 서식지마다 이른바 '카메라 트랩'도 설치했다. 카메라 트랩은 개울가나 동물들이 지나다닐 만한 곳에 움직임이나 빛에 의해 작동하는 카메라를 설치해, 야생 동물들을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야생 동물 보호를 위한 프로젝트에 자주 사용되는 방법으로, 인근에 어떤 동물들이 사는지, 관찰자가 없는 조건에서 그들의 어떤 행동들이 관찰되는지, 개체수는 대략 얼마나 될지 등의 데이터로 사용할 수가 있다.

판 아프리카 프로젝트처럼 무려 7천 시간의 방대한 영상을 모으게 되면, 그것을 어떻게 분류하고 분석할 것인가의 문제가 떠오른다. 연구팀은 이 영상 분류작업에 시민 과학자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각 영상이 15초 정도로 짧아서, '집콕' 시 자투리 시간 활용에 적합하다.

아쉬운 점은, 한글 버전이 없어서, 영어나 다른 유럽 언어들로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생소한 동물 이름들이 많이 나오는 것 외에는 영어가 어렵지 않고, 작업도 간단하다.

집에서 아프리카 침팬지 관찰하기

먼저, 홈페이지의 오른쪽 상단에 있는 'CLASSIFY(분류)' 탭을 누르면 나오는 짧은 영상을 시청하고, 영상 속에 나온 동물을 오른쪽에 있는 탭에 제시된 동물 중에서 선택해 고르고, 몇 마리나 봤는지, 땅 위와 나무 위, 공중 어디에 위치했는지, 어떤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예를 들어, 먹고 있었는지, 싸움을 했는지, 카메라에 대고 반응을 했는지 등)을 선택한다.
 

'침팬시(ChimpandSee)' 홈페이지에서 'CLASSIFY'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영상과 분류탭의 모습이다. ⓒ ChimpandSee

 
마지막으로 본 화면이 흑백영상이었는지 컬러였는지를 고른 뒤에, '확인(Identify) 버튼'을 누르고, 영상에 나온 모든 종들을 같은 방식으로 모두 표시한 뒤에, '완료(Done)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런 뒤에는, 또 다른 15초의 영상이 이어 등장한다.

영상에는 침팬지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야생의 숲 속에서 카메라를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이 포착되다보니, 모습도 이름도 생소한 동물들도 많아서 '내가 본 동물이 뭐였지?'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탭에 있는 동물 이름을 하나씩 클릭해보면, 그 동물들의 사진과 설명이 나와서, 아프리카 정글에 사는 동물들을 익힐 수가 있다. 종종 영상에 아무것도 없을 때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아무것도 없음(Nothing here) 버튼'을 누른다.

영상 속에 뭔가 움직이긴 했는데 그게 그냥 나뭇가지였는지 작은 동물이었는지 모를 때는,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0.25 배속, 혹은 0.5 배속으로 천천히 보기를 해서 확인할 수도 있다. '그렇게 했는데도 내가 잘못 본 거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홈페이지의 자주 묻는 질문(FAQ)에는 "차후 데이터 분석시 잘못 분류되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을 참고할 것이기 때문에, 그저 최선을 다해 분류해주시라"고 쓰여 있다.
 

'침팬시(ChimpandSee)' 트위터 계정에서 카메라 트랩에 레오파드의 모습이 잡힌 것을 소개하는 글이다. 다만, 날이면 날마다 나오는 모습은 아니라는 사실! ⓒ 침팬시 트위터

 
이 외에도, 아무 동물이나 나오는 건 너무 어렵다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작은 프로젝트들이 더 있다. '원숭이'로 분류된 영상들 안에 어떤 원숭이 종들이 있는지, 발굽이 달린 동물이 등장한 영상 속에 등장한 것이 정확히 어떤 종인지를 분류하고 싶은 사람들은 각각 MonkeySee, Trotters ID 등의 작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chimpandsee.org).

혹시 작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지만, 어떤 재미있는 영상들이 카메라 트랩에 찍혀 있는지 궁금하다면, 침팬시의 트위터 계정(https://twitter.com/ChimpandSee)를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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