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4.01 07:09최종 업데이트 21.04.0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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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졸라 병원 앞에서 코로나19 피해자를 상징하는 장미가 달린 매트리스 옆에 서서 '부끄러움'이라는 표지판을 들고 서있다. 2021.3.24. ⓒ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은 어떻게 끝날까? 일각에서는 20세기 초 악명 높은 스페인 독감이 그랬듯, 백신 접종이 아니더라도 자연히 사그라질지 모른다는 전망도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지 1년이 넘은 지금 그럴 기미는 전혀 없어 보인다. 3월 들어서는 코로나19의 브라질 변이에 대한 보도들이 쏟아졌다.

3월 1일자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사망자 수 최고조에 이르면서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암울한 시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한다(Experts warn Brazil facing darkest days of Covid crisis as deaths hit highest level)'는 기사에서 브라질 26개 연방 중 6개 연방의 중환자 침상이 꽉 찼고, 17개 연방은 수용한계에 다다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기사에는 브라질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25만 명을 넘었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3월 30일 현재 사망자는 31만 4천 명(국제통계사이트 월도미터, worldometers)에 이른다.

브라질 보건부 장관이었다가 지난해 4월 해임된 루이즈 엔리케 만데타(Luiz Henrique Mandetta)는 위 기사에서 브라질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신속히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하루 2천 명 이상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3월 26일 브라질 사망자 수는 지금까지 중 최고치인 3600명을 기록했다.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온 나라가 커다란 마나우스가 되어버릴 수도 있어요.

만데타의 말이다. 마나우스는 브라질 아마존에서 가장 큰 도시로, 지난해 이미 심각한 코로나19 지역 감염과 사망자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집단 면역에 이르렀다고 말하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1월 이곳에서 변이가 새로 유행하면서 치료용 산소 부족으로 사망자가 치솟는 등 브라질형 변이의 위험성이 세계에 드러났다.

집단면역 말하던 곳에서 다시 치솟는 사망자 : 브라질형 변이

코로나19 브라질형 변이의 전염력과 치사율이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3월 13일 자 <가디언>은 한 브라질 의사의 말을 인용해 우려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2020년 말까지만 해도, 가족 중 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같이 사는 가족들 중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을 서너 명씩 봤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확진자가 한 명 있으면 나머지 모두가 감염되어 있어요. 이 변이가 이미 우리들 사이에 퍼져 있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기사는 적어도 영국에서 10건, 미국에서 15건의 브라질형 변이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모든 확진자의 바이러스 형을 확인하는 것이 아닌 만큼, 브라질형 변이가 어디에 얼마나 퍼졌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하지만 이미 여러 곳으로 퍼져 있고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대통령은 팬데믹 초기부터 줄곧 코로나19를 "감기 조금 앓는 것"으로 일축하며, 마스크의 효과를 무시하고 인파가 몰리는 행사들을 장려해왔다. 지난 2월 말에는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던 날 트럼프식 대규모 정치 집회를 열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집회가 열렸던 주의 상원을 대표하는 타소 제레이사티(Tasso Jereissati)는 이를 두고 "국민 건강에 대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브라질 내의 동요만이 다가 아니다. 3월 3일 <가디언>에 실린 "브라질의 코로나 사태가 치명적인 변이의 문을 열면서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Brazil's Covid outbreak is global threat that opens door to lethal variants – scientist)"는 제목의 기사는 듀크 대학의 신경생물학자 미겔 니콜엘리스(Miguel Nicolelis)를 인용해 국제 사회가 브라질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팬데믹을 해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브라질이 계속해서 이 바이러스의 사육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팬데믹이 전 세계를 무대로 진행되는 만큼 방역과 백신 접종은 국가별 각개전투로 될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극심한 곳에 바이러스 재생산을 통한 새로운 돌연변이의 출연이 도사리고 있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영국형 변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형 변이, 브라질형 변이가 지역 감염이 폭발적이었던 지역에서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니콜엘리스는 "브라질은 바이러스가 번성하고 결국은 더 치명적인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는 열린 실험실입니다"라는 말도 했다. 브라질형 변이도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사실 더 무서운 것은 새로 출현할 돌연변이들이다. 전문가들은 언제든지 새로운 변이가 코로나19의 전염력뿐 아니라 중증도, 사망률, 젊은 층에서의 위험도와 같은 다양한 특징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지금 개발된 백신을 무력화할 변이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지역 감염을 줄여 폭발적인 돌연변이 생산을 막는 일은 팬데믹 탈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다.

니콜엘리스는 브라질의 위기와 이로 인해 전 세계가 처한 위험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그간 전문가들이 권고해온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를 방해하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코로나19 치료제로 입증되지 않은 약물을 권장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를 압박하는 걸로만 팬데믹 해결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남는다. 월도미터 기준 3월 29일 1일 확진자 수는 미국(5만 9707명), 인도(5만 6119명), 브라질(4만 2666명), 터키(3만 2404명) 순이다. 나라별 인구 수가 다른 것을 감안해 인구 백만 명당 하루 확진자 수를 보면 헝가리,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도 감염 폭발 중이다. 브라질 외에도 돌연변이를 위한 열린 실험실이 곳곳에 존재하는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출구에 대한 답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만 팬데믹을 해결하는 건 아무 의미 없다는 니콜엘리스의 말 속에 있다. 세계가 초국가적으로 조율하고 협력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

백신국가주의

현재 가능한 코로나19 종식 방안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이다. 이것은 세계 인구의 집단 면역을 위한 계획이 조율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3월 25일자 <네이처>지는 듀크 대학의 글로벌보건혁신센터(Global Health Innovation Center at Duke University) 집계를 인용해 올해 말까지 120억 회분에 달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러 백신 제조사들이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분량의 총합이다. 세계 인구의 70퍼센트를 한 명당 2회씩 접종한다고 할 때 대략 110억 회분이 필요하니까 집단 면역에 충분한 분량이다. 

그러나 듀크 대학의 연구에 참여한 안드레아 테일러(Andrea Taylor)는 "공급 체인이 끊기거나 각국이 백신 수출을 막겠다고 위협하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물량들은 실제로는 내년이 되어야 모두 생산되게 될 거라고 전망했다. 백신 공장에 불이 나 수급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고, 최근에는 백신 수출 금지를 두고 국가들 사이에 충돌이 생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여러 코로나19 백신 1억 3610만 회분을 생산했는데 이는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의 27%에 해당한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백신 수출 금지 정책으로 전혀 수출이 되지 않았다.

영국은 자국이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중 자국에서 생산한 백신은 수출하지 않고 유럽연합에서 생산한 백신만 일방적으로 수출해 공정성에 위배된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3월 24일에는 영국으로 보내기 위해 이탈리아의 공장에 숨겨놓았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900만 회분이 영국행 직전 발각되면서 갈등에 불이 붙기도 했다. 1/4분기 유럽연합에 약속한 분량이 절반도 채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거진 일이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인구 백만 명당 접종된 코로나19 백신 분량은 유럽연합 평균의 네 배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에서도 미국이나 영국처럼 백신 생산이 가능한 나라로 백신을 수출하는 것을 규제하는 안을 논의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소득 상위 국가들과 하위 국가들 간의 백신 수급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 글로벌보건혁신센터에 따르면 소득 상위권 국가들은 지금까지 체결된 백신 계약 86억 회 분 중 60억 회 분 가량을 계약했다. 소득 하위권 국가들은 전 세계 인구의 4/5에 해당하지만 26억 회 분만 살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경제학자 기타 고피나트(Gita Gopinath)의 트윗. 중국, 미국, 인도, 유럽연합, 영국에서 총 생산된 백신 분량과 국내 사용분(파랑색), 국외 수출분(빨강색)을 보여준다 ⓒ 트위터

 
이런 식으로는 저소득 국가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데에 2년 이상이 걸릴 거라고 연구자들은 입을 모은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일시 무효화해 이들 나라들이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수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세계무역기구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을 포함해 큰 제약회사들이 이를 반대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다만, 백신 국가주의가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내는 데 얼마나 위협적인지 또한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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