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14 17:13최종 업데이트 21.07.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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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2년째를 맞이했기 때문에 지난 1년간의 동향조사가 가능해졌다. 많은 북반구 국가들이 봄, 여름, 겨울에 감염자가 많이 나왔다. 일종의 계절성 바이러스인데, 일본은 작년 7-8월이 피크였다. 지금은 다양한 변이주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도 7-8월이 피크가 될 확률이 높은데 딱 그 시기에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린다.
-가미 마사히로 일본의료거버넌스 연구소 이사장, 6월 23일, 도쿄외국인특파원클럽 강연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스가 내각 및 도쿄도, IOC는 올림픽을 무조건 연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전혀 올림픽 분위기가 아니다. 도쿄는 7월 12일부터 한달간 네 번째 긴급사태선언을 선포했다.
 

2020도쿄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둔 13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방문해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 회장과 만나고 있다. 2021.7.13 ⓒ 연합뉴스

 
올림픽 코앞인데... '4차 긴급사태선언'에 부글부글

정부는 지금까지의 긴급사태선언과는 차원이 다른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음식점에는 시간 단축이 아니라 아예 휴업을 요청했고,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은 비록 발언을 철회하긴 했지만 "술을 제공하는 음식점과는 거래를 끊으라고 (주류업체에) 요청할 계획이며, 또 금융권에도 요청할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니시무라 대신의 발언이 문제된 이유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코로나 관련 근거 법안은 감염법과 검역법, 그리고 작년에 통과된 개정특별조치법이 전부다. 처벌 규정이 새롭게 신설된 특별조치법을 보면 정부의 '시설이용제한에 관한 요청'이 '명령'으로 바뀌었고, 이 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어길 경우 최대 30만 엔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시설 이용에 관한 법률이다. 금융권 및 사기업 간의 거래를 끊니 마니 하는 협박은 일본이 채택하고 있는 시장자본주의의 이념에 반하는 월권행위, 독재발언이라는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스가 총리는 물론 자민당까지 나서 발언 철회를 요구했고, 니시무라 대신은 13일 공식적으로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다며 철회한다고 말했다.

왜 긴급사태선언의 피해는 음식점만 받느냐라는 불만도 제기됐다.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친 긴급사태선언에 '주류를 제공하는 음식점'은 모두 포함됐다. 이번에 내려진 명령은 아예 '휴업' 요청이었기 때문에 가장 강도가 세다. 이번에도 협력금은 지급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도쿄도의 경우 제2차 긴급사태선언(올해 1월 8일부터 2월 7일) 당시의 협력금도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았다.

일본정부는 '영업시간단축에 따른 감염방지확대 협력금'이라는 명목으로 제2차 긴급사태선언 때부터 정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업장에는 1일 6만 엔의 협력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도쿄도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기간 최대 협력금은 1업장 당 186만 엔에 달한다. 하지만 6개월 전의 이 협력금조차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협력금 신청 건수는 3월 31일까지 7만 4600건이며 7월 9일 현재 지급완료는 7만 1500건이다. 아직 3500건이 미정산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 번째, 네 번째 긴급사태선언이 연달아 나오는 바람에, 게다가 이번에는 규모에 따른 차등지급으로 기준이 바뀌는 바람에 업무가 더 늦어질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시기의 가장 강도 높은 긴급사태선언임에도 불구하고 인내의 한계에 도달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 도쿄의 신바시역 인근에서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시민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음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시계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23일 개막해 내달 8일 폐막할 예정이다. 2021.7.13 ⓒ 연합뉴스

 
제2차 긴급사태선언 협력금을 아직도 못 받은 아사쿠사의 한 음식점 점주는 "처음에 육만엔 준다기에 좋다 했는데, 이렇게 늦게 준다곤 생각도 못했지"라며 "이번엔 그냥 영업할 생각이다. 벌금 30만 엔? 내고 말지 뭐"라고 말했다. 업장주인뿐만 아니다. 번화가 길거리에선 노상음주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은 "날도 좋아졌고, 술집 안 가도 편의점에선 (술을) 다 파니까 그냥 그거 사서 친구들이랑 길거리에서 마신다"며 "돈도 아끼고 일석이조"라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코로나 확진자 수 추이다. 일본은 긴급사태선언과 별다를 바 없는 만연방지중점조치(긴급사태선언보다 한단계 낮은 조치) 기간을 6월 한 달간 실시했지만 7월 7일부터 확진자 수가 2천명 대를 넘어섰다. 긴급사태가 발령 중인 7월 13일 확진자는 2386명이다. 정부의 방침에 따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앞서 말한 대로 인내의 한계에 봉착한 사람들이 업장을 열고, 길거리에서 술을 마신다. NTT 기지국 통계를 보면 제4차 긴급선언사태의 번화가(신주쿠, 시부야 등) 이동량이 3차 긴급사태선언 같은 시기보다 오히려 10~20% 늘었다. 이들을 처벌할 강력한 법적 근거도 없다. 확진자가 줄어들 요소 자체가 별로 없다.

계속 드러나는 정부의 무능

중의원 총선거를 위해서라도 올림픽은 무조건 개최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래서 일본정부는 백신접종에 올인했다. 고노 다로 백신담당상은 7월 12일 TV아사히의 <보도스테이션>에 출연해 "전체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3760만 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2266만 명이다. 하루 100만 회를 넘어 140만 회까지 접종이 가능하다는 것을 일본의 훌륭한 지자체들이 보여주고 있다"며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백신접종을 정부가 주도했다면 이렇게까지 접종률이 오르지 않았을 거다. 아마 스가 총리의 1일 100만 회에 맞춰 컨트롤 했을 가능성이 크다. 각 지자체, 의료종사자들의 판단과 재량에 맡겨 놓으니 100만을 넘어 120만, 140만회 접종까지 가능하더라. 스피드가 엄청나 놀라고 있으며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다. 이 추세라면 고령자 접종은 애초 약속한대로 7월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정작 고노 대신의 말과 달리 각 지자체는 백신공급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사카는 대량집단접종회장 및 개별의료기관의 1차 접종을 7월 12일부터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효고현 고베시도 6월 이후 화이자 백신이 예약 희망분의 절반 이하만 공급돼 적어도 예약자 중 5만 명은 취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효고현 아카시시는 이즈미 후사오 시장이 직접 니시무라 대신에게 공급이 너무 부족하다는 진정서를 냈지만 "상급지자체(효고현)에 부탁하거나 스스로 다른 지자체와 교섭해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고노 대신은 방송에서 지자체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지만, 정작 자신들이 해야 할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며 설명조차 부족했던 것이다.

현 일본정부의 무능함이 계속적으로 터져 나오다 보니 올림픽의 개최 의의 자체가 사라졌다고 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회학자 미야다이 신지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환영한다"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일본이란 나라가 바닥까지 떨어져서 모조리 망할 것인데, 일단 망해야 다시 재건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9일 일본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진행되는 장소 인근에서 시민들이 플래카드 등을 든 채 올림픽 개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개·폐회식을 비롯한 대다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린다. 2021.7.9 ⓒ 연합뉴스

 
'여성을 죽음으로 내모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반대하는 플라워 데모'의 주창자인 마쓰오 아키코 씨는 7월 12일 도쿄외국인특파원 클럽의 기자회견에서 "일본에 오지 말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도쿄올림픽에 반대하는 서명을 45만 명이나 모았는데,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지금 올림픽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죽거나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자살자는 전 세대에 걸쳐 증가하고 있다. 도가 운영하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올림픽 정비를 이유로 쫓겨나고 있다. 무관중으로 결정됐는데 아이들을 동원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올림픽을 왜 해야 하는가. 일본으로 오지 말라고 간청 드린다.

일반시민들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최근 한 달간 수많은 일본인들을 만났지만, 도쿄올림픽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거론되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오타니 쇼헤이 이야기를 100이라 놓고 본다면 올림픽 이야기는 5가 될까 말까이며, 이 이야기조차 대부분 "개최는 역시 안 하는 게 좋겠지?"로 흐른다.

한편 <아사히신문>(6월 27일자)의 올림픽 개최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개최가 38%, 연기 27%, 중지 33%로 나온다. 비슷한 시기의 NHK 여론조사를 보면 개최 여부와는 별도로 정부의 올림픽 개최 의의나 설명에 납득한다는 의견은 31%에 불과하고, 납득가지 않는다는 65%로 집계됐다. 한편 <요미우리신문>(7월 6일자)에 따르면 현재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37%, 지지하지 않는다는 53%로 나온다. 이 수치들을 종합해보면 자민당의 콘트리트 지지층은 30~38%대로 보인다.

현재 자민당의 중의원 의석수는 465석 중 277석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임기만료나 내각총해산이 아니어도 중의원 총선거가 무조건 열린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4년 전에 버금가는 의석을 획득할 것이라며 자신만만했던 자민당이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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