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17 11:24최종 업데이트 22.07.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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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정신이자 미래의 침로인 'ESG'가 거대한 전환을 만들고 있다. ESG는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의 앞자를 딴 말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세계 시민의 분투를 대표하는 가치 담론이다. 삶에서,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사람과 조직을 만나 그들이 여는 미래를 탐방한다. [편집자말]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6.0% 오른 가운데 경유와 감자 등이 1년 전보다 3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 연합뉴스


휘발유보다 싼 경유라는 말이 무색하게 경윳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월 15일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58.09원(전국평균)이었으나 경유 가격은 그보다 높은 2,106.17원(전국평균)을 기록했다.[1]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이 새삼스럽지 않다.

최근 유가 폭등과 요소수 대란을 겪은 경유차의 2021년 누적등록대수는 987만 대로, 2020년 대비 1.2%(12만 대) 줄었다. 경유차 누적등록대수가 감소한 건 연간으론 처음이다.[2] 전기·수소·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는 꾸준히 증가해 2021년 3월에 누적등록 124만 8천 대를 기록하며 전체 등록차량의 5%를 돌파하였다.[3]
     
경유차 대신 친환경차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비단 우리나라 만의 일이 아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해 12월 사상 최초로 전기차 판매량이 디젤 차량을 앞질렀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내연차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신차의 20%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했다.[4]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중국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중단할 계획이어서 친환경차 전환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5]

친환경차 전환, 상용차도 서둘러야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화석연료 중심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환경 규제가 세계적으로 강화하면서 전기·수소 등 무배출차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6] 세계 시장점유율이 10% 수준인 버스나 트럭 같은 상용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비중은 46%로 다른 차종을 압도하고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아 상용차의 빠른 친환경화가 필요하다.[7]


국내에서 상용차 1대가 배출하는 CO2 배출량은 트럭이 승용차의 2.5배, 버스는 16배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서는 국내 상용차의 친환경 전환이 중요하다.[8] 친환경차 보급 정책이 시행되면서 국내에서 2019년 말 1100대였던 전기 화물차는 구매보조금과 한시적인 영업용번호판 발급총량 예외 정책 등에 따라 2022년 3월 말 5만1000대로 대폭 증가했다.[9]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차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를 키우면 배터리의 크기나 무게로 인한 공간의 제약 때문에 화물 운송의 효율성이 떨어진다.[10] 주행거리가 길고 상당한 중량을 운송해야 하는 상용차에 있어 전기차는 경제성을 고려할 때 픽업트럭 정도가 마지노선으로 보인다.[11] [12]
 

배터리 용량에 따른 운송 비용 시나리오 ⓒ Hydrogen Council

 
이러한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량이 수소전기차다. 수소전기차는 전기차의 한 종류지만 외부에서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에 충전해 동력원으로 쓰는 대신 충전한 수소를 자동차 내부에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동력원으로 사용한다.[13]

수소를 직접 연료로 쓰는 것이 아니라 수소를 연료전지에 보내면 연료전지는 공급받은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직접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여 자동차를 움직인다. 수소 충전 시간은 짧지만, 주행거리가 길고 기존 화석연료 에너지 공급방식과 이용방식이 비슷해 전환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14]

실제로 약 300km를 갈 수 있는 55kWh 배터리 이상부터는 수소전기차가 전기차보다 경제성이 높으며 장거리로 갈수록 그 차이는 커졌다.[15] 연료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워 고중량 적재가 가능한 수소전기차는 전기차 기술만으로는 어려운 중대형 상용차의 친환경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6][17]
 
수소전기차 시장은 성장 중


해외 시장에서 수소전기차는 아직 초기 시장을 형성 중이거나 사용모델 출시를 앞둔 시범사업이 주가 되고 있다. 수소승용차나 수소버스 중심으로 형성된 초기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수소트럭과 같은 상용차는 아직 기술 상용화가 진행 중인 단계로 평가된다. 대형차 환경규제가 점차 강화하고 경유차 운행 제한이 확대됨에 따라 2030년 이후로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18]
     
주요 자동차 제조사는 대형트럭 상용화를 위한 실증사업에 투입되는 프로토타입과 콘셉트카를 선보이고 있다.[19] 독일의 다임러 트럭은 2021년부터 대형수소트럭인 메르세데스-벤츠 'GenH2 트럭'을 개발 중이며 테스트 트랙과 일반 도로 모두에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다임러는 1회 완충으로 최대 1000km 주행이 가능한 대형 액화수소트럭을 겨냥해 새로운 'GenH2 트럭' 프로토타입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임러의 수소트럭 시리즈의 양산은 2020년대 후반기로 예정돼 있다.[20]
 

현대자동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2020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을 양산했다. 프로토타입과 전시용 콘셉트카가 아닌 일반 판매를 위한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최초다.[21] 배출되는 오염 물질 없이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양산 후 2020년 7월에 스위스로 수출되면서 2022년 3월까지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종합 누적 거리 300만km를 달성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22]

수소전기차 상용화를 위하여

친환경적이고 주행거리가 길며 비교적 쉽게 획득할 수 있는 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수소차는 경제적 효과, 에너지 수급, 친환경 측면 등에서 많은 장점을 가진다.[23] 하지만 연료 인프라 측면에서는 전기차보다 불리해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다. 수소전기차 시장 확산을 위해서는 수소충전소 확대와 안정적인 수소 공급원 확보가 중요하며 저렴한 수소 비용과 인프라 가용성, 부품 비용 절감과 규모 증가를 통한 산업화가 우선되어야 한다.[24][25]
 

수소충전소 ⓒ 환경부

 
무공해차(Zero Emission Vehicle, ZEV) 의무 판매 규제를 시행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1년 자동차 전체 판매 대수의 8%를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로 채우도록 의무화했다.[26] 2026년까지 수소충전소 176개소를 구축해 2027년까지 6만 대의 수소차를 보급할 계획이다.[27]

2050년까지 수소 사회로 이행을 선포한 일본도 2020년 135개소인 수소충전소를 2030년까지 900여 개소 이상 설치해 수소차를 80만 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28]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한국 또한 2040년까지 수소차 290만 대 보급 및 수소충전소 1200개소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다.[29]

각국의 계획처럼 대규모 충전소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면 안정적인 수소 공급과 친환경적 수소 생산기술을 확보해야 한다.[30] 현재 청정수소를 가장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식은 화석연료 기반의 '탄소 포집 및 활용(Carbon Capture Utilization, CCU) 기술'을 적용한 블루수소로 국가별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에 따라 가격이 1.34~3.34달러/kg 수준이다.

중단기적으로 블루수소를 활용할 수는 있으나 국가들의 궁극적인 수소전략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전해 장치를 활용한 그린수소의 대규모 생산과 활용에 있다.[31]
 

글로벌 청정(그린, 블루) 수소 생산비용 전망. 김종우 외. (2021). 수전해 기술고도화를 위한 주요국 정책 현황 및 시사점.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 이슈 페이퍼 2021년 7월 ⓒ 김종우 외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 보편적으로 그레이(Grey)수소, 블루(Blue)수소, 그린(Green) 수소로 구분된다. 기존 화력발전이나 석유화학 공정 및 철강 등을 생산하며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는 그레이수소이며 이 과정에서 앞서 설명한 CCU 기술로 수소만 걸러내면 블루수소가 된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전력원으로 하여 물을 전기분해하는, 즉 수전해 기술로 생산하기 때문에 다른 수소와 달리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다.[32] 수전해 기술은 수소와 산소로 구성된 물에 전기장을 걸어 둘을 분리하면서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 전기분해에 사용되는 전력원(원자력, 화력발전, 재생에너지 등)에 따라 에너지효율이나 친환경성에서 차이가 생긴다.[33][34]

그중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수소는 생산비 하락과 대규모 생산에 따른 효율성 향상을 통해 2030년대 중반 이후 블루수소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최소 40GW의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전해 시설을 구축하여 수소 생산비용을 6달러/kg(5유로/kg)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수전해 설비 규모가 계속해서 확대된다면 그린수소의 균등화발전원가(LCOH2, Levelized Cost Of H2)는 2021년 3.37~10.09달러/kg에서 2030년 0.84~2.56달러/kg로 떨어지고, 2050년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1달러/kg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35]

수소는 지역적 편중이 없는 에너지원이다. 최근 원유나 천연가스 등 전통적 에너지의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하고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수소는 에너지 공급 리스크를 완화하면서 수소의 생산·저장 및 운송·활용하는 공급망을 포괄한 새로운 산업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36] 경제·산업에서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수소경제'라는 장시간의 마라톤에서 수소전기차의 성장이 어떻게 기여할지 주목된다.

글 안치용 ESG코리아 철학대표, 장가연·이찬희 바람저널리스트, 이윤진 ESG연구소 연구위원
덧붙이는 글 [1] 한국석유공사, 오피넷(2022.7.15)

[2] 국토교통부. (2022.1.28). 21년말기준 자동차 등록대수 2,491만 대… 전기차 신규등록 10만대 돌파. 보도자료. 2.

[3] 국토교통부. (2022.4.13). 자동차 등록대수 2,500만대 돌파… 2명당 1대 보유. 보도자료. 1-2.

[4] Joe Miller. (2022.1.17). European sales of electric cars overtake diesel models for first time. Financial Times. https://www.ft.com/content/f1bdf1cf-8fc3-4b85-a4eb-7df716ebf0a9.

[5] 나영식 외. (2021). 전기상용차.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2021-16호. 1-2.

[6] 환경교통연구원. (2020). 멀리멀리 퍼져라! 수소전기차. 월간교통 2020년 10월호, 77.

[7] 나영식 외. (2021). 전기상용차.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2021-16호. 1-2.

[8] 관계부처 합동. (2021).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2021~2025)」. 11.

[9] 국토교통부. (2022.4.13). 자동차 등록대수 2,500만대 돌파… 2명당 1대 보유. 보도자료. 2-3.

[10] 나영식 외. (2021). 전기상용차.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2021-16호. 12.

[11] 나영식 외. (2021). 전기상용차.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2021-16호. 4.

[12] 김윤미. (2022.5.18). 디젤의 몰락 - 잘 팔리는 포터EV, 화물차도 이제 전기차 시대. MBC 뉴스.

[13]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021). 유망시장 Issue Report 수소차. 글로벌 시장동향 보고서. 3.

[14] 환경교통연구원. (2020). 멀리멀리 퍼져라! 수소전기차. 월간교통 2020년 10월호, 77.

[15] Hydrogen Council. (2017). Hydrogen scaling up A sustainable pathway for the global energy transition. 32.

[16] 관계부처 합동. (2021).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2021~2025)」. 13.

[17] 환경교통연구원. (2020). 멀리멀리 퍼져라! 수소전기차. 월간교통 2020년 10월호, 77.

[18] 박지영 외. (2020). 시장성과 친환경차산업을 고려한 수소전기차 도입전략. 한국교통연구원 기본연구보고서. xv.

[19] 현대자동차. (2020.7.6). 현대자동차, 수소전기 대형트럭 세계 최초 양산. Hyundai Truck&Bus.

[20] Daimler Truck. (2022.6.27). Development milestone: Daimler Truck tests fuel-cell truck with liquid hydrogen. Daimler Truck.

[21] 현대자동차. (2020.7.6). 현대자동차, 수소전기 대형트럭 세계 최초 양산. Hyundai Truck & Bus.

[22] 현대자동차. (2020.7.6).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Hyundai Truck & Bus.

[23]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021). 유망시장 Issue Report 수소차. 글로벌 시장동향 보고서. 3.

[24] 환경교통연구원. (2020). 멀리멀리 퍼져라! 수소전기차. 월간교통 2020년 10월호, 77.

[25] Yvonne Ruf et al. (2020). Fuel cells hydrogen trucks Heavy-duty's high performance green solution. Roland Berger Study report. 103.

[26]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021). 유망시장 Issue Report 수소차. 글로벌 시장동향 보고서. 11.

[27] 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2021). 2021 Annual Evaluation of Fuel Cell Electric Vehicle Deployment and Hydrogen Fuel Station Network Development. xiii, xix

[28]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021). 유망시장 Issue Report 수소차. 글로벌 시장동향 보고서. 12.

[29] 산업통상자원부. (2019).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 정부 보도자료. 1.

[30] 환경교통연구원. (2020). 멀리멀리 퍼져라! 수소전기차. 월간교통 2020년 10월호, 77.

[31] 김종우 외. (2021). 수전해 기술고도화를 위한 주요국 정책 현황 및 시사점.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 이슈 페이퍼 2021년 7월. 1-2.

[32] 배성봉. (2021). 미국 수소경제 및 한국의 진출 방안. KOTRA Global Market Report 21-044. 13-14.

[33] 이선명, 김선재. (2018). 수소전기차.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2018-20호. 7.

[34] 김영수. (2021).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기 소재부품 개발 동향과 뿌리기술 적용 방안. 한국태양광발전학회지, 7(2). 23.

[35] 김종우 외. (2021). 수전해 기술고도화를 위한 주요국 정책 현황 및 시사점.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 이슈 페이퍼 2021년 7월. 1-2.

[36]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2022). 주요국 수소경제 동향 및 우리기업 진출전략. Global Market Report 22-00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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