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2.27 19:59최종 업데이트 22.12.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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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인가구 변화추이(1979-2021). 통계청 자료. ⓒ 경신원


2022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라는 문구처럼 12월은 따뜻한 가족의 소중함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때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보편적인 가족 형태로 받아들여져 왔던 '4인 가족'의 시대가 가고 1인가구가 전체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가족의 기능이나 가치, 그리고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인가구는 720만 가구로 4인 이상 가구(400만 가구)의 1.8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중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도 15.5%에서 2010년에는 23.9%, 2021년에는 33.4%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35.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기준으로 1인가구의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9세 이하가 1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 70세 이상 18.1%, 30대 17.1%, 60대 16.4% 순이다.
 

연령대별 1인가구 비중(2021). 통계청 자료. ⓒ 경신원

 
성별에 따른 1인가구의 연령별 패턴을 살펴보면, 여성은 70세 이상 고령층이 27.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이 29세 이하(19.4%)이다. 남성은 30대가 21.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이 29세 이하(20.2%)이다. 남성의 경우 연령이 증가하면서 1인 가구의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여성의 경우 그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성별, 연령대별 1인가구 비중(2021). 통계청 자료. ⓒ 경신원

 
1인 가구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2020년 전 세계 인구 6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로 추정되었다(정순희, 2019). 2018년 기준 유럽의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33.9%로 나타났는데, 스웨덴의 경우는 56.6%로 유럽연합 국가들 가운데 비율이 가장 높다(Eurosta, 2019). 미국에서도 1인 가구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여 1960년 13.1%에서 2016년 28.1%로 2배 이상 증가했다(김형균, 2019).

선진국뿐만 아니라 급격하게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에서도 1인 가구의 증가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이는 사회, 경제적인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사회 구조적인 변화임을 시사하고 있다.

1인가구 증가 현상
 

지난해 10집 중 3집은 혼자 사는 1인 가구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16만 6천 가구로 1년 전보다 52만 2천 가구(7.9%) 증가했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4%까지 올라갔다. 전체 가구 가운데 10가구 중 3가구는 1인 가구였던 셈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 연합뉴스


1인가구의 증가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의 사회학자인 에릭 클라이넨버그(2012)는 경제발전으로 인한 부의 축적과 복지국가의 출현으로 사회보장제도가 발전함에 따라 1인 가구가 자연스럽게 증가했으며, 개인주의의 확대, 독립성 및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 증대, 여성의 지위 향상, 통신의 발달, 도시화율의 증대, 평균수명 연장 등과 같은 사회적 변동이 1인 가구의 확산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또한 가치관의 변화, 여성의 교육 증대 및 사회진출에 따른 혼인율의 감소와 만혼의 증가, 자녀의 교육과 관련한 기러기 가족의 증가, 이혼과 별거의 증가,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노인 독신가구의 증가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 한국 1인가구 새롭게 들여다보기'에 따르면, 2021년 1인 생활을 하는 이유로 자발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대비 5.9%p 감소한 반면, 비자발적 요인은 14.8%p 증가하였다.

자발적 요인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은 '혼자가 편해서'로 나타났으며, 비자발적 요인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은 '학교/직장 때문'으로 특히 20~3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비자발적 요인 중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은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만나지 못해서'이며, 이는 40~5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한편, 모든 연령대에서 향후 장기간 1인 생활을 지속하고자 하는 비율은 2020년 대비 감소했으며,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대는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 생활을 지속하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결혼하고 싶어서', '외로워서'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외부 활동 감소가 장기화되면서 1인가구가 느끼는 외로움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회미래연구원(2022)에서 2021년 한국인의 행복조사 서베이 자료를 활용하여 1인가구와 다인가구의 행복감을 비교한 결과, 전반적 행복감과 생활영역별 만족도, 일반적 신뢰도, 갑자기 큰돈 필요한 경우 빌릴 사람 존재, 아플 때 도움 얻을 사람 존재, 우울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이야기할 사람 존재 등에서 1인가구가 다인가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비해 낮은 경향을 나타냈다.

1인가구의 비율이 높은 유럽의 국가에서는 1인가구만을 대상으로 특화된 사회복지서비스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거정책으로 1인가구의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지원하면서 지역사회와의 연결성 도모를 통한 공동체 유지를 지향하고 있다.

1인가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스웨덴의 경우에는 1인가구의 가장 취약한 분야인 질병, 인간관계, 정서적 불안정 등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정서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공동주택 공급과 주거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1인가구 증가 현상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이들의 사회적 고립감을 경감시키기 위해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 배우자와 사별하고 자녀와 친밀한 접촉이 없이 생활하는 비자발적 1인가구의 경우 사회적 관계 형성에 미흡하고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도 찾지 못하고 있어 사회적 고립감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령이 높고 교육 및 소득수준이 낮은 1인가구일수록 더욱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낮은 사회 참여율은 질병과 우울에 대한 위험을 높이고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1인가구가 지닌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지원방안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참고문헌
 
김형균(2019) 1인가구 증가에 대한 세계의 대응. 국제사회보장리뷰, 11: 5-15.
민보경(2022) 1인 가구의 행복 분석. 국회미래연구원: 서울
변미리(2015) 도시에서 혼자 사는 것의 의미: 1인가구 현황 및 도시정책 수요. 한국심리학회지: 문화 및 사회문제, 21(3): 551-573.
이신애, 황원경, 정승환(2022)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 한국 1인가구 새롭게 들여다보기.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서울.
이한나 (2020) 1인 가구의 사회서비스 수요와 시사점. 보건복지포럼
정순희(2019) 미국의 1인 가구 관련 정책 동향. 국제사회보장리뷰, 11: 37-49.
Eric Klinenberg (2012) Going Solo: The extraordinary rise and surprising appeal of living alone. The Penguin Press: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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