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이라는 한 단어에 다양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 회였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23회에서는 지난 1회에 잠시 언급됐던 '이적의 부인찾기' 편이 방영되었다.

이적의 5명의 부인 후보는 어떤 '손맛'을 선보였나

 지난 27일 방송된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23회에서는 지난 1회에 잠시 언급됐던 '이적의 부인찾기' 편이 방영되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23회에서는 지난 1회에 잠시 언급됐던 '이적의 부인찾기' 편이 방영되었다. ⓒ MBC


"나는 어느 날 계상의 초대를 받았고, 그 곳에서 내 아내의 손맛을 처음으로 보게 됐다"라는 이적의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된 27일 방송은 항문외과 의사인 이적이 후배인 공중보건의 윤계상의 집에 방문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이날 이적에게 '손맛'을 보여 준 이는 총 다섯 명. 안내상의 부인인 윤유선, 고등학교 교사 박하선, 이적에게 치료를 받은 바 있는 백진희, 박하선의 사촌 동생인 김지원, 그리고 윤계상의 조카 안수정이었다. 손맛이 에피소드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로 작용하면서, 다섯 명의 여인과 이적이 각각 주고받는 대화 안에 '손맛'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었다. 

이들 모두 하나같이 이적에게 손맛을 보여주었지만, 그 방법도, 맛도 제각각이었다. 윤유선의 '손맛'은 요리 솜씨를 뜻하는 것이었다. 자신 있게 손수 만든 동태탕과 월남쌈을 내어 놓는 윤유선은 "손맛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고, 속으로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이적은 "손맛이 좋으시네요"라고 답했다.

다음은 그녀의 딸 안수정의 차례였다. 안수정의 '손맛'은 안마 솜씨. 미국에서 자신의 손맛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줄을 선다는 그녀의 말에 이적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어깨를 맡기지만, 그 역시 이적에겐 신통치 않았다. 그 뒤를 이어 함께 림보 게임을 하던 박하선이 하이파이브를 하던 중 이적의 뺨을 때려 '매를 맞아 아픈 느낌'이라는 의미의 손맛을 선보였다.

백진희와 김지원의 '손맛'은 말 그대로 '손에서 느껴지는 맛'이었다. 백진희는 자신의 과거를 감추기 위해 이적의 입을 막던 중 손가락을 찔러 넣어 '짠 손맛'을 느끼게 했고, 김지원은 솜사탕을 이적의 입에 넣어주며 '달콤한 손맛'을 선사했다.

<하이킥>이 < How I met your mother >와 다른 이유

포스터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 포스터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 MBC


이적의 부인 찾기는 마치 미국 시트콤 < How I met your mother >를 연상케 한다. '화자의 아내가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 전개 방식 때문이다. <하이킥> 방영 초기, 표절 의혹이 불거졌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27일 방송된 <하이킥>은 < How I met your mother >와 분명히 다른 지점을 선보였다. 바로 하나의 단어에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는 한국어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손맛'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한 회를 끌어간 것이다.

각기 다른 손맛을 보여준 다섯 명의 여인을 후보로 해서 '이적의 부인 찾기' 플롯은 계속해서 전체 이야기와 함께 전개될 것이다. 이 중심에 있는 이적은 가수임에도 이날 능청스럽고도 자연스러운 연기 실력을 드러냈다. '부인 찾기'라는 서브 플롯이 전체적인 이야기와 호흡해 나가면서 대중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하이킥>을 만들어내는 김병욱 사단은 '단어의 변용'이라는 재기발랄한 장치를 장기로 선보였다.

한편 이날 <하이킥> 시청률은 10.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제공,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순항을 계속했다.

하이킥 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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