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스토브리그가 끝나고, 골든글러브 시상을 앞두고 있는 프로야구계는 한창 10구단 승인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선수협회는 10구단을 승인하지 않으면 앞으로 있을 모든 대회와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KBO를 압박하고 있고, 사장단이 주체가 된 이사회는 입을 닫고 있다.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이 상당수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구단들의 반대와 선수협회의 압박에 가운데 놓인 KBO는 아무런 힘도 없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KBO는 2013년 프로야구 경기일정을 발표했다. 팀당 경기 수는 5경기가 줄었지만 모든 구단의 경기 수는 44경기가 늘어나 576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10구단이 없이 신생팀인 NC 다이노스가 합류한 9구단 체제에서는 홀수인 구단의 숫자 때문에 무조건 한 팀은 휴식을 취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자신의 팀과 상대팀의 휴식 일을 조목조목 살펴볼 수밖에 없게 생겼다. 3연전을 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팀은 가장 강한 1, 2, 3 선발을 쏟아부어 경기를 치를 수 있지만, 내리 6연전을 치르는 팀은 선발 로테이션부터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경기를 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이런 기형적인 일정으로 인해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보는 팀이 분명 생길 것이다. 경기력이 아닌 이런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등수가 정해지고 승과 패가 쌓인다면, 프로야구를 즐기는 팬이 과연 납득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적극적으로 10구단 창단을 반대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는 역으로 이런 일정에서 가장 손해를 보고 말았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10구단 창단 반대로 인해 롯데 자이언츠가 일정상 큰 손해를 보고 있고 내년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몇몇 구단이 제기하는 10구단 창단으로 인한 문제점들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제한된 판에서 너무 많은 구단이 생김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리그의 경기력 저하문제 등은 충분히 심사숙고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당장 10구단 창단 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기형적인 홀수구단 체제로 최소 1년간 가야하게 되었고, 일정하지 않고 오락가락하는 경기일과 휴식일 등은 경기력을 분명하게 저하시킬 것이다.

처음부터 9구단을 승인할 때 이런 문제점을 모르고 창단을 승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역 드래프트 활성화와 지역고교 지원 증대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우려를 불식시킴으로써 이런 기형적인 홀수체제를 1년에서 끝내야할 필요가 있다. NC가 내년에 프로야구에 들어오게 된 이상 10구단은 무조건 창단되어야 하는 것이 되고 말았다.

그 누구도 납득하지 못하는 이런 기형적인 일정으로 어떻게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며, 팬들을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 또한 경기력에 영향을 받는 이런 홀수체제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프로야구가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심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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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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