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이 벼랑 끝에 몰린 토트넘 홋스퍼의 마지막 희망을 되살릴 수 있을까. 손흥민의 토트넘이 5월 1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번리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현재 토트넘은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올시즌도 각종 대회에서 모두 탈락하며 2007-08시즌 컵대회(리그컵) 우승 이후 16년 연속 무관이 확정됐다. 토트넘의 마지막 목표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에 주어지는 4위권 진입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현재 18승6무11패(승점 60)로 리그 5위에 그치며 4위인 애스턴 빌라(승점 67)에 승점 7점 차이로 크게 뒤졌다. 토트넘이 빌라보다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자력으로는 뒤집을 수 없는 격차다.
 
다만 산술적으로 마지막 희망은 남아있다. 토트넘이 번리전을 포함해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애스턴 빌라가 남은 2경기에서 1무 1패 혹은 2패를 거두면 토트넘이 극적으로 역전할수 있다. 하지만 빌라가 1승 이상만 거두면 4위를 확정하여 토트넘의 UCL행은 좌절된다.
 
두 팀이 승점에서 동률을 기록하면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현재 토트넘의 골득실은 +11, 애스턴 빌라는 +20으로 9골이나 뒤지고 있어서 토트넘에게 불리하다.
 
토트넘은 번리(홈)-맨체스터 시티(홈)-셰필드(원정)를, 빌라는 리버풀(홈)-크리스탈 팰리스(원정)를 만난다. 토트넘은 리그 우승경쟁을 펼치고 있는 강팀 맨시티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번리(19위)와 셰필드(20위)는 다음 시즌 강등이 확정된 최하위권 팀들이라 충분히 해볼만하다. 빌라도 다음 상대가 리버풀이라는 강호를 만나는 만큼, 4위의 운명은 20일 열리는 리그 최종전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토트넘이 만일 번리전에서 패한다면 그 순간 모든 '경우의 수'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토트넘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4위 탈환이 불가능해지며, 오히려 경우에 따라 6위까지 추락할수도 있다.
 
번리전은 전력상 토트넘의 우위가 예상되지만, 최근 팀분위기가 좋지않다는 것은 우려를 자아낸다. 토트넘은 뉴캐슬 유나이티드(0-4)전을 시작으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2-3)와 첼시(0-2),리버풀전(2-4)에서 내리 4연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고질적인 세트피스 수비 불안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직된 전술, 선수단 내분 조짐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주장 손흥민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17골(7위)과 9개의 도움(공동 6위)을 기록하며 팀내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최근 팀의 부진 때문인지 'EPL 올해의 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의 선수 후보 8인에는 엘링 홀란, 필 포든(이상 맨체스터 시티),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이상 아스널), 버질 판데이크(리버풀),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 콜 파머(첼시), 알렉산데르 이사크(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이름을 올렸다.
 
안타깝게도 최근 손흥민의 활약상도 저조하다. 손흥민은 팀이 4연패를 기록하는 동안 2골(PK 1골)을 넣었으나, 폼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경기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영국 현지매체들은 손흥민이 최근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경기에서 연이어 부진했다고 평가하며, 번리전에서는 가장 익숙한 왼쪽 윙어로 출전해야 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행히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번리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은 번리와의 역대 전적에서 18승 6무 11패로 크게 앞선다. 토트넘은 특히 올 시즌 번리와 2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지난해 9월 EPL 원정경기에선 5-2 대승을 거뒀고, 올해 1월 FA컵 홈경기에서도 1-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번리를 상대로 통산 13경기에 출전해 6득점과 3도움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 12월에는 70m 단독돌파 득점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스상을 수상한 것도 바로 번리전이었다. 지난해 9월 경기에서는 올시즌 리그 1호골 포함 해트트릭(3골)을 작성하며 5-2 대승을 이끌며 가히 번리의 천적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손흥민은 또 EPL 개인 통산 3번째 10득점-10도움 고지에도 도움 1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손흥민은 2019∼2020시즌(11득점 11도움)과 2020∼2021시즌(17득점 10도움)에 각각 10-10 클럽을 달성한 바 있다. 현재까지 EPL에서 3회이상 10골-10도움을 달성한 선수는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 모하메드 살라(이상 4회), 디디에 드로그바(3회)까지 단 5명이다. 
 
도움왕 도전 가능성도 아직 열려있다. 현재 득점왕 부문은 선두 홀란(25골)과 8골 차이로 벌어졌지만, 도움은 올리 왓킨스(12개, 빌라)를 3개 차이로 추격하고 있어서 막판 몰아치기로 뒤집기도 가능하다. 손흥민은 2022-23시즌 득점왕에 오른 바 있지만, 도움왕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승리를 맛봤떤 지난달 8일 노팅엄포레스트전(3-1 승)을 끝으로는 도움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손흥민은 올시즌 토트넘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주장을 맡아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우승 실패와 선수단 내분 사태, 소속팀의 무관 행진과 후반기 성적 추락 등의 악재가 겹치며 팀의 에이스이자 리더로서 마음고생을 했다. 다음 시즌을 기약할 유일한 희망이었던 UCL도 탈락 일보직전이다.
 
결과를 떠나 시즌을 이대로 용두사미처럼 허무하게 끝내서는 곤란하다. 번리전을 통해 4연패 탈출과 함께 UCL의 운명은 물론이고, 손흥민의 개인 대기록까지도 달려있다. 무엇보다 토트넘이 가장 어려운 순간에 놓여있는 지금, '해결사'가 되어주어야 할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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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FC 손흥민 토트넘경기일정 EPL득점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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