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안방에서 두산의 10연승 도전을 저지하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5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8-4로 승리했다. 전날 5-8로 패하면서 두산의 9연승 제물이 됐던 KIA는 이날 10연승을 노리던 두산에게 깔끔한 승리를 따내며 1.5경기로 좁혀 오던 두산과의 승차를 다시 2.5경기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26승16패).

KIA는 선발 제임스 네일이 5이닝5피안타3사사구5탈삼진3실점으로 시즌 5번째 승리를 기록했고 4명의 불펜투수가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8회 쐐기 솔로포를 터트린 최형우를 비롯해 김선빈, 홍종표, 박찬호가 나란히 멀티히트를 때렸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이 선수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긴 부진을 극복하고 결승 투런홈런을 포함해 3안타4타점1득점을 폭발시킨 '나스타' 나성범이 그 주인공이다.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나성범이 6회말 2사 1루에서 타격하고 있다.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나성범이 6회말 2사 1루에서 타격하고 있다. ⓒ 연합뉴스

 
FA 자격 얻어 고향으로 돌아오는 선수들

물론 집이 이사를 가거나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일부러 전학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선수들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연고구단 입단을 꿈꾸며 성장한다. 하지만 KBO리그에는 신인 드래프트 제도가 있기 때문에 지역의 모든 선수들이 희망하던 연고구단에 입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일부 선수들은 다른 지역의 구단에 입단해 활약하다가 FA자격을 얻은 후 고향팀으로 '금의환향'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FA자격을 얻어 고향팀으로 돌아온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바로 '푸른 피의 사나이' 양준혁이다. 1993년 고향팀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간판타자로 활약하던 양준혁은 1998 시즌이 끝나고 해태 타이거즈로 이적했고 2000 시즌을 앞두고는 다시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광주와 서울에서도 늘 고향 대구를 잊지 않았던 양준혁은 2001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돌아와 2002년 자신과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다.

현역시절 '소리 없는 강자'로 불리던 유한준(kt 위즈 타격코치)도 서울구단에서 전성기를 보내다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고향으로 이적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수원 유신고 출신의 유한준은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2015년까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활약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2015년 최다안타왕에 오른 후 FA 자격을 얻은 유한준은 고향팀 kt로 이적해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뤘다.

2017 시즌을 앞두고는 리그 최고의 타자 최형우의 금의환향이 있었다. 전주에서 나고 자라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삼성에서 신인왕과 홈런왕, 타점왕,통 합 4연패, 골든글러브 4회 수상 등을 누리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16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4년 총액 100억 원이라는 당시 역대 최고액을 받으며 고향팀에 입단했고 이적 첫 해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현재까지 타이거즈의 간판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2012년 삼성의 육성선수로 입단한 박해민(LG)은 주전 도약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삼성에서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박해민은 2022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60억 원의 조건으로 자신의 재능을 고향팀 LG로 가져왔고 LG 이적 두 번째 시즌이었던 작년 타율 .285 138안타6홈런59타점80득점26도루를 기록하며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타율 .080 수모' 극복하고 2경기 연속 홈런

광주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나성범은 연세대 진학 후 대학야구 최고의 좌완투수로 이름을 날리다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당시 신생팀이었던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나성범은 고교 졸업 당시 지명을 거부하고 대학진학을 선택하면서 1라운드 지명자격을 잃었고 덕분에 2라운드1순위 지명권을 가진 NC가 대학야구 최고의 좌완을 데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나성범은 NC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했고 2014년 타율 .329 30홈런101타점88득점을 기록하면서 리그 정상급 좌타 외야수로 떠올랐다. 그리고 나성범은 NC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9년 동안 6번의 3할 타율과 3번의 30홈런, 5번의 100타점 시즌을 만들며 '나스타'라는 별명에 걸맞는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나성범은 2021년 12월 KIA와 6년 총액 15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하면서 고향팀으로 이적했다.

이적 첫 해 타율 .320 21홈런97타점92득점을 기록하면서 맹활약한 나성범은 작년 부상으로 단 58경기에만 출전했음에도 타율 .365 18홈런57타점51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98을 기록했다. 내구성에서는 우려가 생겼지만 풀타임으로 활약할 경우 어떤 성적을 올릴지에 대한 기대 또한 커졌다. 하지만 나성범은 올 시즌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던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나성범은 4월 28일 1군에 복귀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나서고 있지만 복귀 후 9경기에서 25타수 2안타(타율 .080) 무홈런 무타점의 민망한 성적에 머물렀다. 그렇게 KIA 간판타자의 체면을 구겼던 나성범은 14일 두산전에서 드디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고 15일 경기에서도 역전 결승투런 홈런을 포함해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만들며 4타점1득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나성범은 이틀 동안 4안타를 쳐내며 타율을 1할 가까이 끌어 올렸지만 시즌 성적은 여전히 타율 .176 2홈런6타점3득점으로 초라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나성범이 두산과의 단군매치 두 경기를 통해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통산 타율 .314를 기록 중인 나성범이 건강만 유지한다면 평균성적에 다다르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성범의 부활은 곧 KIA 타선이 '완전체 구축'에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KIA타이거즈 나성범 나스타 3안타4타점1득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