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타선의 새로운 1번타자가 된 김태연

한화 타선의 새로운 1번타자가 된 김태연 ⓒ 한화이글스

 
'1번 타자는 작고 빠른 선수가 적격'이라는 야구계의 오랜 속설이 있다. 이용규, 정근우의 경우처럼 딱 들어맞는 경우도 있다. 체구도 그렇지만 팀 내에서 가장 빠른 선수가 1번에 배치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유독 강하다.

하지만 이것은 편견에 가깝다. 실제로 주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누상에 많이 나가지 못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빠른 발로 상대 내야 수비를 뒤흔드는 인상적인 장면들이 간혹 나오기도 하지만 일단 1루에 나가야 그런 기회가 생긴다.

사실 리드오프 역할을 맡은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은 출루율이다. 가능한 누상에 자주 나가 득점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주력까지 좋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후속 타자의 진루를 방해할 정도로 느린 게 아니라면 출루율이 더 좋은 선수가 점수를 내는데 더 효율적이다. 

타선의 선봉장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한화 이글스가 최근 김태연을 1번 타순에 배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뛰어난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김태연은 최하위 추락 위기인 한화의 몇 안 되는 위안거리다. 본래 포지션인 3루는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에게 내줬지만 채은성이 2군에 내려간 틈을 타 1루수 자리를 꿰찬 상태다.

※ 한화 김태연의 주요 타격기록
 
 한화 김태연의 주요 타격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화 김태연의 주요 타격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게다가 김태연은 원래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형의 타자다. 올시즌 타율 0.337보다 1할 이상 높은 무려 0.439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통산 0.260의 타율로 0.352의 출루율을 기록할 정도로 눈야구 능력을 갖춘 타자다.

전형적인 1번 타자와는 사뭇 다른 체형(178cm/96kg)인 김태연이지만 출루율만 따지면 리그 최고의 1번 타자감이다. 주력은 평범한 편이지만 지금 정도의 출루율을 계속 유지한다면 주력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다.

믿었던 마운드의 붕괴로 하위권으로 추락한 한화지만, 김태연이 1번 타자로 나서서 많은 출루를 기록하고 나서부터는 상위권 팀들 못지 않은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태연을 필두로 타선이 안정감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태연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태연 ⓒ 한화이글스

 
상위 타선에 배치된 김태연과 페라자가 꾸준한 활약을 보이는 동안 예년에 비해 부진한 노시환과 안치홍이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채은성마저 복귀한다면 어느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붕괴된 선발진만 잘 수습한다면 중위권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

프로 입단 당시부터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던 김태연이지만 그간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 1번 타자로 나선 최근 4경기에서 8안타를 몰아치며 10번이나 출루한 김태연이 최하위 추락 위기에 몰린 팀을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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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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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민상현 기자) 프로야구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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