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승부의 세계' 개최국 남아공과 북중미 강호 멕시코가 전후반 90분간 혈투를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 개최국 남아공과 북중미 강호 멕시코가 전후반 90분간 혈투를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 ⓒ 국제축구연맹(FIFA)

 

검은 대륙의 전사들이 월드컵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킨 한판 승부였다. 11일 밤 11시(한국시간 기준)부터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전에서 개최국 남아공과 북중미 강호 멕시코가 사이좋게 1골씩을 주고 받는 가운데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역대 월드컵 첫 경기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개최국 프리미엄'은 여전히 유효했다. 후반 10분 챠바라라의 통쾌한 선취골로 멕시코의 골문을 열었던 남아공은 1대0으로 앞서가면서 경기장을 가득 채운 노란 물결의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는 듯 했다. 적어도 후반 23분까지 그들의 바람은 현실이 되어가는 듯 했다. 나팔 모양의 아프리카 전통 악기인 부부젤라(Vuvuzela)를 연신 불어대면서 남아공 홈팬들은 곧 다가올 승리의 느낌을 경기장 곳곳에서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골결정력의 부진으로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여러번 놓친 멕시코는 후반 중반을 넘어서면서 '전통의 축구 강호'답게 힘을 냈다. 프랑코와 도스 산토스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끈적끈적한 축구를 펼친 멕시코는 결국 마르케스가 귀중한 동점골을 넣는데 성공하면서 승부의 추를 간신히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명장' 페레이라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로 승리의 9부 능선을 넘는 듯 했던 개최국 남아공에게는 너무나도 아쉬운 순간이었다. 경기가 종반을 향해갈 무렵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던 남아공 음펠라에게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주어졌으나 승리의 여신은 남아공을 외면하고 말았다. 결국 승점 3점이 절실했던 남아공과 멕시코의 승부는 그렇게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오르면 어떤 A조 팀과 만나게 될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12일 밤 8시반(한국시간 기준)부터 포트엘리자베스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첫 경기 '1승 사냥'에 나선다. 대한민국과 그리스 모두 1차전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상대를 꺾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준비해왔다. 축구공은 둥글고 승리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그리스전의 결과에 따라 한국과 그리스, 이상 2팀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릴 가능성이 높다.

 

본선 B조에 소속된 4개 팀 중 아르헨티나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으며 '1강'으로 분류되고 있는만큼 전력이 엇비슷한 한국, 그리스, 나이지리아는 한치의 물러섬 없는 살얼음판 승부를 펼쳐야 한다. 특히 16강에 오르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1차전 승리는 반드시 획득해야 할 필요충분조건이다.

 

한국 VS 그리스 경기에 앞서 본선 A조의 경기를 꼼꼼하게 챙겨보는 것은 한국이 조별 풀리그에서 2위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둬서 16강에 오를 경우 A조 상위팀과 곧바로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남아공, 멕시코, 우루과이, 프랑스가 속해있는 A조에서 개막전이 무승부로 끝나면서 강팀도 약팀도 없는 '죽음의 조별 레이스'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음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다.

 

16강에 B조 1위로 진출하면 A조 2위를 만나고, B조 2위로 진출하면 A조 1위를 만나게 되는 대한민국! 아직 대한민국의 그리스전 성적표가 적혀있는 뚜껑도 열리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 팀이 반드시 16강에 오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16강에서 A조의 어떤 팀을 만나게 될지 미리 상상해보는 것 역시 이번 월드컵을 재미나게 즐기는 색다른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A조 4개팀이 보여줄 박진감 넘치는 순위 경쟁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2010.06.12 15:26 ⓒ 2010 OhmyNews
남아공월드컵 챠바라라 마르케스 쿠네 대한민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