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셋>부터 <비포 선라이즈>를 거쳐 <비포 미드나잇>까지의 여정에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두 배우(에단호크, 줄리델피)은 '사랑'이라는 미묘한 감정에 대해 아주 '현실적'인 모습을 비추어 주었다.

시리즈물로 제작되는 영화는 매우 넘쳐나지만 스토리만 어설프게 이어가는 수많은 시리즈와는 비견되게 '비포 시리즈'는 사랑의 정수를 보여주는 진지한 구성과 깊이있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씨는 비포 시리즈에 대해 "이런 시리즈는 멜로영화 역사에 없었다. 비포 시리즈는 매우 희귀한 기획이다" 라고 평가했다.

전작 <비포 선셋>에서는 20대였던 주인공들이, <비포 선라이즈>를 거쳐 30대로 그리고 <비포 미드나잇>에서는 40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영화들이 사랑의 시작, 그 시작의 오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묘사했다면, 이번에는 사랑의 현실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전작과 비교해보면 주인공들의 훨씬 풍만해진 몸체(?)와 얼굴의 주름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늙다'는 의미를 넘어 관객으로 하여금 비포 시리즈의 이야기 흐름에 자연스레 공감하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본다. 특별히 이러한 표현을 위해서 '아저씨'와 '아줌마'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랑의 시작부터 진행 그리고 어느 단계의 모습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비포 시리즈는 '사랑에 대한 교과서'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드나잇'에서는 사랑의 현실적 갈등을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는 그때 그즈음의 삶을 살아가는 '부부'들 누구에게나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상황을 관찰하고, 판단하고, 고민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그렇다고 2-30대 관객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는 조연으로 20-30대 커플을 비롯하여 노신사까지도 등장하여 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데, 먼저 인생을 살아간 선배를 통해 삶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2-30대 관객들도 충분한 공감과 이해를 놓치지 않게 될 것이다.

'대화'는 비포 시리즈의 핵심이다. 혹자는 '대사'가 너무 많아서 지루하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곰곰히 톱아보면 비포 시리즈의 힘은 대화 즉, 이야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름다운 외국의 풍경이 존재하면서 그들만의 이야기가 그 속에 잘 녹아있다는 점이 이 영화에서의 키포인트 중에 하나일 것이다. 관객들은 주옥같은 대사 하나하나에서 소위 '힐링'을 경험하며, 대리 '만족'과 '동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비포미드나잇(Before Midnight,2013)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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