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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 쯤 대박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인지 비물질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재물 복을 타고 난 사람들은 부유함을 누릴 것이고 관운을 타고 난 사람은 상석에 앉는 영광을 얻을 것이다. 문제는 자신에게 찾아 온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이다. 어떤 이는 기회를 잘 이용해 부귀와 명예를 누리는가 하면 어떤 이는 제 발로 들어온 기회를 발로 차버리는 경우도 있다.

구구절절하게 운명론이나 따지자고 펜을 잡은 것은 아니다. 어제 나온 스마트폰이 내일 고물이 되 버리는 최첨단 시대에 인생을 운에 맡기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필자는 명석하게 태어나지 못한 탓에 노력하지 않으면 보통 이상의 삶을 살기도 어려운 처지다. 그나마 노력으로는 안 되는 것이 없다고 믿고 살아왔기에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산다고 본다. 과거를 회상해 보건대 필자에겐 앞서 얘기한 대박의 기회는 아직까지 찾아오지 않은 듯하다.

도도한 매력 뽐내는 클라라 1일 여의도 KBS홀에서 '제50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이 열리는 가운데 클라라(본명 이성민)가 레드카펫을 통해 입장하고 있다.

▲ 도도한 매력 뽐내는 클라라 1일 여의도 KBS홀에서 '제50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이 열리는 가운데 클라라(본명 이성민)가 레드카펫을 통해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어떠한가? 인생에서 대박의 기회가 찾아 왔나? 찾아 왔다면 그 기회를 충분히 살렸는가? 여기 자신에게 찾아 온 단 한 번의 기회로 스타덤에 오른 사람이 있다. 그 이름은 클라라, 영국 국적에 스위스 태생인 여성으로 올해 나이는 28세. 그녀는 예정에 없던 프로야구 시구 한 번으로 전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클라라는 이를 계기로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히며 맹활약을 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방송과 광고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클라라의 시구가 원래는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 클라라는 당초 내정돼 있던 이의 시구가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3일 전에 급하게 섭외되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만약 그날 클라라가 시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한 셈이다.

클라라는 역대 시구자들의 의상을 보면서 많은 분석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형식적인 행사로 여겨져 왔던 시구에 클라라는 큰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다. 그녀는 각종 방송을 통해 "건강미를 보여주고 싶어 레깅스를 선택 했지만 이렇게 뜰 줄 몰랐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과감한 의상 덕분에 클라라가 심어 준 이미지는 강렬했다. 이 때문에 다음 시구자들이 부담을 갖게 되는 웃지 못 할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뿐만 아니라 클라라의 등장으로 시구는 좀 더 다양성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공을 던지는 데 그치지 않았다. 신수지의 '백일루션 시구' 등 다양한 시구들이 등장하며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난 5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클라라.

지난 5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클라라. ⓒ SBS ESPN


시구 하나로 스타덤에 오른 클라라는 사실 이전부터 연예계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2004년 제1회 포체 디지털얼짱 포토콘테스트 1위에 오르며 연예계에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클라라는 미인형의 얼굴에도 불구하고 연예계에서 큰 두각을 발휘하지 못한다. 과거 클라라의 활동 중 내세울 만한 것이 있다면 현빈과 함께 찍은 '꽃을 든 남자' CF와 영화 <오감도>에 단역으로 나온 것이 정도다. 이것도 최근 클라라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자 일부 누리꾼들이 과거를 역 추적하여 알게 된 사실이다.

'손에 손잡고'로 유명한 그룹 코리아나의 가수인 이승규씨의 딸로 태어난 클라라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그녀가 연예 활동을 하는 데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아버지라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생각이 남다른 아버지 덕분에 클라라는 일각에서 일어난 비난에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오랜 무명생활을 해온 클라라의 입장에선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구가 가져다 준 짜릿한 경험은 그녀에게 어쩌면 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어느덧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고, 끊임없는 거짓말 논란과 잦은 노출로 인해 이슈메이커가 되고야 말았다.

원했던 원치 않았던 이슈메이커가 돼버린 클라라의 이미지는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클라라는 현재 대중들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클라라는 자신만의 생존방식을 터득했기 때문에 이처럼 위험한 줄타기를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클라라는 연예인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정체성이 부족하다. 연기력이 특출 난 것도 아니고 가창력이 훌륭한 것도 아니다. 현재로서 그녀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뛰어난 외모뿐이다. 이슈메이커가 되어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선택한 전략일 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상품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은 연예인으로선 현명한 일이다.

연예인은 대중들의 관심을 먹고 산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어떤 형태로는 시선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연예인을 보면서 손가락질을 할 순 없다. 물론 그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런 것을 이해하느냐 못 하느냐는 대중들이 판단할 문제다. 아쉬운 점은 클라라가 벌써부터 적지 않은 안티 팬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슈메이커는 또 다른 이슈를 양산하고 이미지를 깎아먹는 치명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클라라는 본인만의 생존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며 상품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클라라가 롱런하기 위해선 하루 빨리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그냥 엔터테이너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아닌가. 앞으로 그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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