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코미디 빅리그>를 다룬 태국 현지 언론 <방콕 포스트> 공식 홈페이지

tvN <코미디 빅리그>를 다룬 태국 현지 언론 <방콕 포스트> 공식 홈페이지 ⓒ Bangkok Post


tvN <코미디 빅리그>가 종교를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코미디를 선보여 태국 현지의 거센 비판에 부딪혔다.

최근 지난 14일 방영된 <코미디 빅리그>의 한 코너 '깝스'를 두고 태국 불교를 비하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깝스'에서는 배우 김민교와 개그맨 강유미, 조세호가 특별 출연해 태국의 승려와 불상으로 분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여성 승려(강유미 분)가 남성 승려(김민교 분)의 몸을 만지고, 이들이 불상(조세호 분)을 구타하는 장면이다. 국민의 95%가 불교를 믿는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는 이 같은 장면이 심각한 신성 모독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한 현지 교민은 이에 대해 18일 <오마이스타>에 "이 프로그램이 태국 현지 내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태국 내 방송 및 신문에도 나오고 있다"며 "태국 내 한류와 교민들과 관광객들에게도 피해가 있을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실제로 태국 현지 언론 <방콕 포스트>(Bangkok Post)에서도 최근 이 사건을 보도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7일(현지시간) <방콕 포스트>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의 제목은 '태국인들이 승려를 풍자한 한국의 TV 쇼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Thais lambast S. Korean TV show lampooning monks)다. 이 기사는 한국어로 된 영상의 내용을 소개함과 동시에 현지의 반응을 전하고 있다. <방콕 포스트>는 1946년 창간돼 7만 5천 부의 발행부수를 기록한 태국의 일간지다.

"'뭐든 웃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천박한 의식...책임감 가져야" 지적

 tvN <코미디 빅리그> 공식 SNS에 달린 댓글

tvN <코미디 빅리그> 공식 SNS에 달린 댓글 ⓒ 페이스북 코리아


일부 태국인들 및  미얀마, 캄보디아 등 또 다른 불교 국가 국민들은 이 기사의 댓글창과 영상을 게시한 <코미디 빅리그>의 공식 SNS를 통해 "한국에 실망했다" "공식적인 사과를 기다리겠다"며 항의의 뜻을 전하고 있다. 18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코미디 빅리그>에 달린 댓글의 수는 5600여 개에 달했다.

한 태국 네티즌은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지만, 일부 유머는 천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영상은 불교에선 심각한 불경으로 간주된다"며 "전혀 웃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 네티즌은 "이 같은 코미디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 영상은 불교 신자들에겐 상처가 된다. 다른 종교를 존중하고 그에 대한 농담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 국내 네티즌 역시 "우리 이웃에는 불교를 국교로 하는 국가도 있고, 우리 또한 같은 아시아권 국가다. 서로를 조금이라도 배려했으면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방송 관계자들 역시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에 "종교나 인종, 성별 등에 대한 비하적인 개그를 하는 것을 두고 '뭐든 웃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천박한 인식"이라며 "특히 이제 한국의 방송 콘텐츠가 한류를 타고 가깝게는 동남아에서 멀리는 미주까지 퍼져 나가는 만큼, 방송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보편적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일로 인해 일차적으로는 한류, 이차적으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까지 나빠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채널 시대가 된 이상 지상파 채널이든, 케이블 채널이든, 종합편성채널이든 시청자에게 큰 영향력을 주는 매체라는 점에선 동일하게 판단되어야 한다"는 관계자는 "이제는 '케이블 채널이기 때문에 (표현에) 좀 더 자유를 둬도 된다'는 생각은 안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지적에 대해 CJ E&M 측은 18일 <오마이스타>에 "'깝스'는 기본적으로 엉터리 외국어를 활용한 코미디를 하는 코너다. 연기자 김민교, 강유미의 엉터리 태국어 개그도 같은 맥락에서 등장했다"며 "특정 종교를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일부 불쾌감을 느꼈을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CJ E&M은 SNS에 게재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코미디 빅리그 깝스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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