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군인들이 들으면 꽤나 우울해지는 이야기지만 한때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BEST3'라는 농담이 유행한 적이 있다. 3위는 축구이야기, 2위는 군대이야기였고 대망의(?) 1위는 바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였다. 실제로 여성들은 남자들이 하는 진부하고 뻔한 군대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군필 남자들은 자신이 군복무 시절에 경험했던 이야기를 과장해서 떠드는 걸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여성들이 군대이야기를 싫어한다는 이미지와 달리 군대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은 꽤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0년대에는 현역 복무중인 배우 차인표와 감우성, 구본승 등이 출연했던 <남자만들기>와 <신고합니다>가 인기리에 방영됐고 2016년엔 특전사 대위가 주인공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작년 여름 넷플릭스 드라마 < D.P > 역시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오는 28일 tvN에서 <고스트 닥터>의 후속으로 군대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법정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이 첫방송된다. <군검사 도베르만>에서는 188cm의 훤칠한 키로 군 시절 육군 의장대에서 복무했던 안보현이 미친 개로 불리는 군검사 도배만을 연기한다. 그리고 각종 드라마와 예능에서 사랑스런 매력을 선보였던 조보아가 거침 없는 언변에 두려움 없는 담대함을 지닌 신참 법무장교로 변신할 예정이다.

<골목식당>으로 인지도 상승한 신예배우
 
 조보아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인간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조보아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인간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 SBS 화면 캡처

 
승무원을 꿈꾸며 항공관광학과에 진학했던 조보아는 대학 시절 배우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껴 2012년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재입학했다. 이승연과 표예진, 김민아 등 승무원 출신 배우나 방송인은 제법 있지만 조보아의 경우 항공관광학과를 다녔던 경력이 있을 뿐 실제 승무원으로 근무했던 경험은 없다(하지만 항공사 모델 경력 때문에 여전히 조보아가 승무원 출신이라고 알고 있는 대중들이 적지 않다). 

조보아는 2012년 jtbc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 Made in U >에 출연해 패자부활전까지 진출했지만 부족한 실력에 조원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는 이유로 중도 하차했다. 조보아는 연기예술학과 진학 후 tvN의 <닥치고 꽃미남밴드>에서 수아 역을 맡으며 제법 빠르게 주연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연기 경력이 전무했던 조보아는 경험부족을 드러냈고 같은 해 이병훈 감독의 <마의>에서도 연기력 논란을 남긴 채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조보아는 2014년 영화 <가시>에서 체육 선생님에게 집착하다 파국을 맞는 여고생 영은 역을 맡았다. 비록 <가시>는 전국관객 14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조보아는 호연을 펼치며 그동안의 연기력 논란을 씻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2015년에 출연한 KBS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 역시 막장 드라마라는 논란과 별개로 조보아의 연기영역을 넓혀준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조보아는 2016년 MBC 월화 드라마 <몬스터>에서 도도그룹의 딸이자 도도그룹 미래전략사업부 총괄실장 도신영을 연기했다. 처음에는 철없고 이기적인 캐릭터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철이 드는 역할로 조보아는 <몬스터>를 통해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조보아는 <몬스터> 이후 <우리 집에 사는 남자>와 <사랑의 온도> <이별이 떠났다>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착실히 커리어를 이어갔다.

조보아는 2012년 데뷔 후 한 해도 빠짐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갔지만 조보아라는 이름이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계기는 역시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었다. 조보아는 <골목식당>에서 공감요정, 맛없슐랭 같은 다양한 캐릭터를 얻어가며 단순한 젊은 피나 얼굴마담이 아닌 백종원, 김성주와 함께 <골목식당>의 주역 3인 중 1명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몫을 확실히 해냈다.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신참 법무장교로 변신
 
 조보아는 <구미호뎐>에서 선악을 오가는 1인2역 연기로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보아는 <구미호뎐>에서 선악을 오가는 1인2역 연기로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tvN 화면 캡처

 
조보아는 2019년 <복수가 돌아왔다>에서 유승호, 2020년 <포레스트>에서는 박해진과 연기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복수가 돌아왔다>가 최종회 시청률 5.1%, <포레스트>가 5.3%로 마무리 되면서 썩 만족스런 결과는 얻지 못했다. 특히 <포레스트>의 경우 조보아의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골목식당>까지 하차하며 선택한 드라마였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보아는 연초 <포레스트>의 아쉬움을 가을 <도깨비>의 저승사자 이동욱과 함께 출연한 <구미호뎐>을 통해 풀었다. 판타지 액션 로맨스를 표방한 <구미호뎐>에서 <도시괴담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의 담당PD 남지아를 연기한 조보아는 호러와 멜로, 전생과 현생, 선역과 악역 사이를 오가는 연기를 잘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시즌2 제작이 확정된 <구미호뎐>의 새 구미호는 작년 SBS 연기대상 대상에 빛나는 김소연이 맡을 예정이다).

<구미호뎐>을 끝낸 이후 작년 한 해 동안 작품 활동이 없었던 조보아는 2월의 마지막날 첫 방송되는 <군검사 도베르만>을 통해 약 1년 2개월 만에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조보아는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재벌 외동딸 출신의 신임 군검사로 강한 눈빛과 당당한 태도, 능수능란한 수사력을 겸비한 차우인을 연기할 예정이다. 조보아는 캐릭터를 위해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머리를 숏 단발 스타일로 짧게 잘랐다.

<군검사 도베르만>에서는 조보아 외에도 <이태원 클라쓰>와 <마이 네임>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안보현이 전역 한 달을 남겨둔 말년장교 도배만 역을 맡았다. 오연수는 창군 이래 최초의 여자 사단장 노화영을 연기하고 김영민은 특수부 검사 출신의 변호사 용문구 역을 맡았다. 이 밖에도 남경읍, 정인기, 김우석, 유혜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자신의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조보아는 1인 2역을 연기했던 <구미호뎐>에서 악역 이무기를 연기했고 영화 <가시>에서는 광기 어린 눈빛의 여학생 역을 맡기도 했다. <군검사 도베르만>의 차우인은 악역은 아니지만 소위 '각이 잡힌' 군검사 역할로 지금까지 대중들이 알고 있는 밝고 상냥한 조보아의 이미지와는 크게 다를 전망이다. 과연 조보아는 군대 내 비리들을 정의롭게 해결하는 사이다 같은 군검사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조보아(왼쪽)는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안보현과 함께 군대 내 비리들을 파헤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보아(왼쪽)는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안보현과 함께 군대 내 비리들을 파헤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 <군검사 도베르만> 홈페이지

조보아 군검사 도베르만 안보현 백종원의 골목식당 구미호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