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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제나 대종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크게 소문나지 않고 이목을 집중시킨 시상식이 있었다.

2000년 들어 처음 맞이하는 문화예술계의 큰 시상식. 바로 제3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3월 31일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있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 결과를 알리고자 한다.

'백상예술대상'은 국내 유일의 종합예술상이다. 연극, 영화, TV를 총망라하여 뛰어난 작품과 우수한 예술인을 시상, 격려하는 것으로 1964년에 창설되어 올해 36회를 맞이했다.

백상예술대상의 각 부문별 대상은 TV부문에는 '국희'가 연극부문에는 임영웅 연출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영화부문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수상하였다.

영화부문 심사위원인 강한섭 씨는 '춘향뎐'수상에 대해 "임감독에 대한 예우차원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민간인 대상이 아니고 심사위원들이 주는 상이다. 여러 가지면에서 '춘향뎐'을 우수하다고 본 것이다."라고 답했으며,

작품상과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간첩 리철진'이 "장진 감독을 좋아하는 개인적 성향이 심사하는데 작용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 작용했다. 새로운 소재, 간첩을 가지고 재미있게 영화를 만든 것, 새롭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라 답했다.

이어지는 질문인 "박하사탕이 홀대를 당한 것 아닌가"에는,
"개인적으로는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거론은 있었다. 후보에는 올랐지만 우리 심사위원들은 '춘향뎐'을 선택했다. 영화부문에서는 의외의 결과인가? 그러나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다. 일반인이 아니고 몇몇 심사위원들이 주는 상이기 때문이다. 아카데미상 같으면 이런 결과가 없을 것이다."라 답변했다.

"네티즌 영화제 (작품상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사뭇 다른 결과다"라는 기자의 문제제기에는,
"그런 상(네티즌상)이 나와야 한다. 다른 상이 나와야 이런 상(백상예술대상)도 나온다"고 짧게 답했다.

희곡상을 수상한 박근형 씨는 영화부문 시상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개인적으로는 '박하사탕'이 좋았는데, 어떤 상이나 심사위원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가, 취향이 어떠한가, 선정된 심사위원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 같다. 깐느나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그 주제나 선정된 심사위원에 따라서 시상작품이 결정된다. 모두 어느 선 이상의 작품들이기 때문에 ...."라고 밝혔다.

각 부문별 시상내역은 다음과 같다.

<연극부문>
대상: 고도를 기다리며(산울림, 연출: 임영웅)
작품상: 고도를 기다리며
연출상: 임영웅 (고도를 기다리며)
최우수 연기상:
*남: 정원중(코소보 그리고 유랑) , *여: 황정민(춘풍의 처)
희곡상: 박근형-청춘예찬
신인 연출상: 강대홍(춘궁기)
신인 연기상:
*남: 박해일(청춘예찬), *여: 방주란(사랑을 주세요)

<영화부문>
대상: 춘향뎐(태흥영화, 감독: 임권택)
작품상: 간첩 리철진(씨네월드)
감독상: 임권택 (춘향뎐)
최우수 연기상:
*남: 박중훈(인정사정 볼 것 없다), *여: 강수연(송어)
시나리오상: 장진-간첩 리철진
신인 감독상: 김태용. 민규동(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신인 연기상:
*남: 설경구(박하사탕), *여: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공동연기


대상: 미니시리즈 '국희'(MBC)
작품상:
*드라마: 미니시리즈 '국희'(MBC)
*교양: KBS 역사 스페셜 (KBS)
*예능: 개그콘서트(KBS)
연출상: 이승렬(MBC '국희')

최우수 연기상:
(탤런트)
*남: 차인표(MBC 미니시리즈 '왕초'), *여: 김영애(SBS 주말극장 '파도')
(코미디언)
*남: 심현섭(KBS 개그콘서트), *여: 박미선(SBS 순풍 산부인과)
극본상: 정성주-MBC 주말연속극 '장미와 콩나물'
신인 연출상: 이현직(SBS 설날 특집극 '백정의 딸')

신인 연기상:
(탤런트)
*남: 안재모(KBS 대하드라마 '왕과 비')
윤태영(MBC 미니시리즈 '왕초')
*여: 채 림(MBC 주말연속극 '사랑해 당신을')
(코미디언) 김영철(KBS 개그콘서트)

연극부문 3관왕이 된 '고도를 기다리며'는 같은 연출가의 이름으로 30년 동안 공연한 작품이고 일본 공연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임영웅 씨는 "30년 동안 배우들도 많이 바뀌었고 12번이나 다시 연출한 작품이다"
"처음 이 작품을 공연할 때도 좋은 평(제6회 때 시상)을 받았다. 한 작품을 30년이 지난 후 또다시 상을 탔다. 31년 동안 변함없는 성원에 감사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대체적으로 연극부문의 상을 탈 사람들이 탔다는 평이었다.

박근형 씨는 '청춘예찬'으로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창작극을 선호하는 이유는 "일단 내가 쓴 작품으로 연출하면 맘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근형 씨는 오는 23일부터 "혜화동 1번지 페스티벌"에 '물속에서 숨쉬는 자 하나도 없다'라는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의외의 결과들이 보이는 부문들도 있었다.
그러나, 강한섭 심사위원의 말처럼 아카데미가 아니기 때문에 대중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들이 나올 수도 있다.

심사위원들의 성향이 상의 향방을 좌우한다면 이제부터는 심사위원들의 성향도 눈여겨 보는 것이 시상식을 더욱 재미있게 보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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