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음악은 매우 성스러웠습니다. 그 가운데 춤추는 왕이 있고, 음악을 작곡한 한 인물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음악과 권력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제라르 코르비오는 이렇게 말했다. 루이14세가 왕좌에 오르면서 섭정 세력을 약화시키고, 점차로 절대 권력을 강화해 나가는데 음악과 춤이 그 권력상징의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춤추는 왕의 곁에는 왕실 작곡자인 륄리와 희극 작가인 몰리에르가 있다. 특히 륄리는 왕의 분신처럼 그의 곁을 지킨다. 심지어 왕이 사랑을 나눌 때도, 그렇게 륄리는 맹목적인 충성과 사랑을 왕에게 바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그들은 차츰 왕에게서 잊혀져 간다. 내용은 간단하지만 극의 전면을 타고 흐르는 음악과 춤, 화려한 의상과 무대는 영화를 꽉 채웠다.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은 <파리넬리>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감독이다. 이번 제1회 서울 프랑스 영화제에 루이14세 역의 베누아 마지멜과 륄리 역의 보리스 테랄이 감독과 함께 내한했는데 베누아 마지멜은 이번 2001 칸느영화제에서 <피아노 선생>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는 음악과 영화를 다 사랑한다. 음악은 고전, 클래식 특히 바로크 음악을 좋아한다. 음악이 없는 영화는 생각할 수 없으며 음악을 통해서 영화의 단계를 뛰어넘고 싶다'며, 자신은 음악을 영화에 도입·합성시켜 나름의 구조의 틀을 만들어 간다고 했다. 다음은 관객과의 대화내용이다. - 루이14세를 다룬 이유는 무엇인가? "프랑스 역사의 밝혀지지 않은 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루이는 훌륭한 무용수였다. 이것은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잘 모르는 사실이다. 작곡가인 륄리를 다룬 영화는 단 한편도 없다. 그는 정말 특이하고 이상한 인물이었지만 나는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 또한 몰리에르는 희곡작가로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음악에 열정이 많은 사람이었고, 프랑스 오페라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몰리에르는 자신이 작곡한 모든 것을 불살라버리기도 했던 인물이다. 프랑스 역사의 한 페이지(알려지지 않은)를 음악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 마지막 장면의 의미는? "마지막 장면의 배경은 베르사이유 궁전의 '거울의 방'이다. 베르사이유 궁전이 루이의 시대를 잘 나타낸다고 보았고 그 곳에서 해가 질 때의 모습은 무척 아름답다. 해가 지는 마지막 장면은 루이 집권기의 대변화와 삶을 포기하는 륄리, 즉 변환기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 역사적인 고증과 허구 사이에서 오는 어려움은 없었는가?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 필립 브뤼생이라는 작가의 글이 바탕이 되었는데 그는 매우 역량 있는 작가다. 그의 책은 나에게 조언자이기도 했다. 사실 고증과 허구 사이에 많은 토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짧은 영화 상영시간 동안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에 픽션의 가미는 있다. 그러나 사실 반영에 충실하려고 했고 두 배우가 훌륭하게 해주어서 인물의 표현이 잘 되었다." - (베누아 마지멜에게) 왕의 춤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영화촬영 시작 이전에 매일 4시간씩 연습을 했다. 힘들었지만 배우는 그렇다. 촬영 전까지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 (보리스 테랄에게) 매우 열정적인 연기였다. 어렸을 때 음악교육을 받았는가? "음악교육을 받았었다. 토요일 오후에. 그러나 난 영화 보는 것을 더 좋아했고 결국 배우가 되었다. 정작 영화촬영을 하면서 음악을 배웠는데, 4개월 동안 음악을 들으면서 감명받았고 륄리에게 몰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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