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보고, 그림을 듣고'
제2회 장애인 영화제가 10월21일 아트선재센터에서 4박5일의 일정을 마쳤다.

이정자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폐막식은 폐막작인 <친구: 나는 행복하다2>(류미례 감독)와 <친구>(곽경택 감독) 상영을 끝으로 제3회를 기약하며 그 막을 내렸다.

사전제작지원 공모 당선팀은 <서브웨이 키즈>팀, <설문대할망 큰 솥에 빠져죽다>팀, <테레비>팀으로 1백만원의 사전제작 지원금을 전달받았다. 이 세 팀의 작품은 2002년 제3회 장애인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는 한국농아인협회 주최로 개최되었던 영화제가 한국농아인협회를 비롯,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6개 장애인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였다는 점, 장애인들이 볼 권리와 함께 영화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사전제작지원 제도를 마련(비장애인과 장애인 1인 이상으로 구성된 팀이면 누구나 신청가능)하고 나들이 등 이벤트를 준비하여 영화제를 풍성하게 하였다는 점, 세미나 등을 통해 장애인들의 영화나 영상물 관람 환경을 만드는데 조금이라고 관심을 갖게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해보다는 좀더 많은 관심 속에 이루어진 이번 영화제에는 단편 1, 2프로그램을 빼고 모든 프로그램의 좌석점유율이 약 80%였으며, 장애인뿐 아니라 미리 예약을 해야 했었던 비장애인들의 참여도도 높았다고 강희진 홍보팀장은 전했다.

또한 작년에는 단체관람객이 많았다면 올해는 단체뿐 아니라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관람객들도 영화제를 찾아주었다고 한다.

이번 영화제 홍보를 맡아보면서 우리나라에 장애인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고, 그들이 문화에 접근하기가 너무나도 어렵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는 그녀는 장애인영화제가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사회적 제반 문제점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 비장애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장애인들이 좀더 쉽게 문화에 접근하기 위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고.

폐막작인 <친구: 나는 행복하다2>는 류미례 감독이 관악장애인 재활센터인 '함께사는 세상'에서 2001년 3월, 4월을 그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찍은 다큐멘터리이다. '함께사는 세상'은 장애인들의 일터로 류미례 감독은 직업인으로서의 장애인들의 면모를 다루기 위해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정상이 아니라는 것에 비장애인들은 거부감과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그저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로서 특별한 시선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거부감이나 동정심보다는 다같이 함께 사는 세상에서 서로 등 토닥이며 어깨동무하면서 지내길 바라는 것이리라.

관람객 중 비장애인이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함께 어우러져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자기와는 다른, 하지만 다를 것 하나 없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살겠다고, 뜻깊은 영화제였다고 했으며, 또 한 네티즌은 정상적으로 태어날 수 있는 행운을 누린 우리가 그렇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인간으로서 똑같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그건 선택의 일이 아니라 의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류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 장애인재활센터의 기록영화를 찍겠다고 한다.
2001-10-22 01:4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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