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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노무현 대통령은 6·10 항쟁을 기념하는 정부 차원의 첫 번째 공식 기념식에서 "수구 세력과의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한 민주주의 발전"을 주문하면서 지역주의·기회주의 정치 청산과 언론 개혁을 "마지막 남은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민주세력 무능론'을 "참으로 양심 없는 사람들의 염치없는 중상모략"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수구 언론과 결탁하여 개혁을 방해하고 진보를 가로막는 세력이 이제는 민주세력 무능론까지 들고 나와 정권을 잡겠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 대통령은 "언론은 더 이상 특권을 주장하고 정치권력이 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 민주주의는 언론의 수준만큼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최근 선거법 위반 문제를 "후진적 정치제도"의 폐해로 꼽는 등 최근 청와대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중심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서도 "지역주의·기회주의 정치를 청산해야 하는 만큼, 수구 세력을 이겨야 한다는 명분으로 지역주의를 부활시키면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항쟁은 승리한 역사"

먼저 이날 노 대통령은 "6월 항쟁은 국민이 승리하고 정의가 승리하고 민주주의가 승리한 참으로 감격적인 역사가 아닐 수 없다"면서 "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위해 목숨을 바친 희생에 경의를 표하고 삼가 명복을 빈다"고 기념사를 열었다.

노 대통령은 6월 항쟁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그동안 우리 역사에는 자랑스런 역사로 기록할만한 크고 작은 많은 투쟁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아무 주저함이 없이 승리로 규정할만한 역사를 찾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20년간 군사독재 뿌리를 완전히 끊어내고 민주주의를 꾸준히 발전시킴으로써 6월 항쟁을 승리한 역사로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6월 항쟁은 역사적 의미로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국가 발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요소투입형 경제를 넘어 지식 기반형 경제, 혁신 주도형 경제로 당당히 성공한 것은 관치 금융을 청산하여 완전한 시장 경제를 실현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 자유와 창의로 경쟁할 수 있게 한 결과"라고 말했다.

민주세력 무능론 "참으로 염치없는 중상모략"

그리고 노 대통령의 기념사는 이른바 수구 세력 비판으로 이어졌다. 그는 "97년 경제 위기 때문에 많은 지체가 있었고, 아직도 당시 지표를 회복하지 못한 항목이 많이 있다"면서 "97 경제 위기는 관치 경제, 관치 금융 등을 신속하게 정비하고 개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며, 이는 완전한 민주정부가 들어서면서 극복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97년 이후 우리 경제 지체를 빌미로 민주 세력을 무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참으로 양심 없는 사람들의 염치없는 중상모략이 아닐 수 없다"면서 "아직도 반민주 악법 개혁은 미완의 상태에 있으며, 국민들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은 정부를 친북좌파로 매도하는 세력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노 대통령은 "수구 언론과 결탁하여 개혁을 방해하고 진보를 가로막는 세력이 있고, 그들 중 누구도 반성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민주세력 무능론까지 들고 나와 정권을 잡겠다고 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난날 독재 정권 앞잡이로 나섰던 수구 언론들은 그들 스스로 권력으로 등장하여 민주주의를 흔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면서 "군사독재 잔재들은 아직도 건재하여 역사를 되돌리려 하는데, 민주 세력은 패배주의 늪에 빠져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은 "이는 지배 세력 교체나 정치적 주도권 교체를 확실하게 하지 못하고, 민주세력이 분열하고 기회주의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수구 세력이 다시 등장하는, 군사 독재와 결탁했던 언론이 그들 세력을 비호하는 언론으로 다시 나타나는 기회를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6월 항쟁은 아직 절반의 승리"

향후 과제로 지역주의와 기회주의 정치 청산, 그리고 언론 개혁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6월 항쟁은 아직 절반의 승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고,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자명하며, 이는 나머지 절반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반독재 투쟁 시대가 끝난 만큼 새삼 수구 세력과 정통성을 논하기보다는 그들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기회주의 정치를 청산해야 하는 만큼, 수구 세력을 이겨야 한다는 명분으로 지역주의를 부활시키면 안 될 것"이란 말로 최근 민주당 중심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자신을 둘러싼 선거법 위반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선거법도 고쳐야 한다"면서 "이를 후진적 정치제도" 중 하나로 꼽고, "연합을 야합으로 몰아붙이는 인식도 바꿔야 우리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 대통령은 "언론도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특권을 주장하고 정치권력이 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 민주주의는 언론의 수준만큼 발전할 것"이라는 말로 최근 기자실 통폐합 문제에 대해서도 일관된 입장을 드러냈다.

끝으로 노 대통령은 "주권자의 참여가 민주주의의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며 "20년 전 거리에서 하나가 됐던 것처럼 함께 힘을 모아나가자, 명실상부한 민주국가·국민 주권 시대를 열어가자"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3부 요인과 민주화운동 인사, 그리고 인터넷 참가 신청자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기념공연, 희망의 메시지 낭독, 희망의 버튼 누르기, 6월의 노래 합창 등이 진행됐다.

태그:#노무현, #6·10 항쟁,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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