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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 생활에서 텔레비전 뉴스 시청도, 인터넷 뉴스 검색도, 신문 읽기도 힘들지만 시사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시사만평을 보면 된다. 한 칸 혹은 네 칸의 공간에 그려진 만평은 그 날의 시사문제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을 담고 있다.

그래서 각 언론사에서 내 놓는 시사만평만 챙겨봐도 그 날 어떤 사건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시사만평은 삽화처럼 사건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게 아니라, 사건에 대한 분석과 그에 대한 비판을 녹여넣기 때문에 기사와 사설을 한 번에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지난 한 주(9월3일~8일) <경향신문> 김용민 화백이 만평 소재로 삼은 사건을 예로 삼아 보자.

월 - 탈레반 피랍자 19명의 귀환
화 - 북미간 북핵 합의
수 - 미국산 쇠고기에서 또 다시 발견된 뼈
목 -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비리 연루 의혹
금 - 정몽구 회장, 집행유예 판결
토 - 청와대의 이명박 허위사실유포 관련 고소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문제 등 지난 한 주의 주요한 뉴스가 그대로 담겨 있다. 다른 언론사의 만평도 소재 자체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다양한 뉴스를 만평에 담아 낸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바쁜 시사만평만 봐서는 도무지 한 주간의 뉴스를 파악할 수 없는 만평이 둘 있다.

 <조선일보> 9월5일자 '조선만평'.
 <조선일보> 9월5일자 '조선만평'.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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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조선만평'과 <동아일보>의 '나대로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신경무 화백과 이홍우 화백은 분명 소속도 다르고, 한 칸 만평과 네 칸 만평으로 형식도 다르지만 소재의 획일성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일단 그들이 만평의 소재로 삼은 걸 확인해 보자.

먼저 신경무 화백의 '조선만평'이 소재로 삼은 사건들이다.

월 - 인질구출 기자회견장의 국정원장
화 – 국정원장을 두둔하는 노무현 대통령
수 – 측근비리를 감싸는 노무현 대통령
목 – 민주신당의 본경선 후보로 선출된 '친노' 후보
금 – 허술했던 민주신당의 경선관리
토 – 민주신당의 엉터리집계와 정부 재정의 엉터리 집계


이번에는 이홍우 화백의 '나대로 선생'의 소재다.

 <동아일보> 9월6일자 '나대로 선생'.
 <동아일보> 9월6일자 '나대로 선생'.
ⓒ 동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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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환경부 장관의 대선캠프행과 측근비리
화 – 언론에 노출 된 국정원장
수 – 노대통령 측근비리와 민주신당의 약칭 사용금지 판결
목 – 노무현 정부의 코드인사
금 – 민주신당의 집계오류
토 – 노무현 대통령의 이명박 후보 고소와 무기력한 민주신당의 대선 후보

<조선만평>과 <나대로 선생>이 지난 주 소재로 삼은 건 오로지 노무현 정부와 민주신당 뿐이다. 시사만평이 권력을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권력 비판을 목적으로 그러는 것 같지는 않다.

한 때는 정부가 모든 권력을 다 가지고 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권력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었다. 여당도, 야당도, 재벌도, 언론도 다 별도의 권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두 신문의 만평은 오로지 노무현 정부의 권력에 대한 비판을 할 뿐이다. 아니 비판을 넘어 조롱하고 비웃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그러면서 다른 권력에는 관심도 두지 않는다.

세상의 일부 또는 한 쪽만을 바라 보는 사람을 두고 '가자미 눈'을 가졌다고들 말한다. 시사만평이 하나의 소재에 집착하는 바람에 다른 주요한 사건을 외면한다면 '가자미 만평'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좋겠다.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의 만평만 봐서는 노무현 정부와 민주신당 관련 이야기 말고는 시사의 흐름을 따라 갈 수가 없다. 그러다 보면 시사문제에 관해서는 '가자미 만평'에 길들여진 '가자미 눈'을 가지게 될 우려가 있다. 만평 하나를 보더라도 제대로 골라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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