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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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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BBK 주가조작 및 ㈜다스(구 대부기공)의 실소유주에 대한 수사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다스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의 '긴밀한' 관계를 의심할만한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지난 1996년 당시 종로구 국회의원이었던 이 후보의 캠프 내 최측근들에 총 1억원의 퇴직금을 전달한 사실이 돈을 받은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밝혀진 것. 하지만 그 돈이 ㈜다스의 돈인지, 이명박 후보의 돈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스는 이 후보가 현대건설 회장이던 지난 1987년 이 후보의 처남 김씨와 큰형 이상은씨가 공동 설립한 자동차 부품 회사로 그간 '이 후보가 실제 소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최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11월 9일자 서울중앙지방법원 공판조서'에 따르면, 당시 15대 총선을 앞두고 이 후보의 캠프에서 일했던 권영옥(전 종로지구당 사무국장)씨는 증인신문을 통해 "김씨로부터 돈을 받아 주종탁(전 조직부장)·김익래(전 청년부장)에 각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권씨와 주씨, 김씨는 모두 캠프 내 '조직책'으로서 이 후보의 국회의원 선거를 지근거리에서 도운 바 있다.

이명박 처남 김재정씨, MB캠프 직원에 1억원 퇴직금 전달

이 같은 진술은 이 후보의 전 비서관 김유찬씨의 재판과정에서 나왔다. 김씨는 이 후보가 지난 1996년 선거법 위반 사건 때 자신에게 위증을 시켰다고 주장해오다 지난 8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무고 혐의로 검찰(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부장 오세인)에 구속된 바 있다.  

다음은 공판조서에 나와 있는 권영옥씨와 김유찬씨쪽 변호인간의 문답내용이다. 권씨의 증언을 통해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이 후보를 대신해 캠프 내 전 측근들에 거액의 퇴직금을 건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권영옥씨.
 권영옥씨.
ⓒ 오마이뉴스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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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권영옥씨는 1996년 이 후보의 캠프 해체 시 이 후보에게 함께 고생하던 주종탁, 김익래 등 조직책들에게 후한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건의한 바 있었나요?"

권영옥 "이 후보에게 '이왕 국회의원직도 사임하셨고 우리도 떠나게 됐는데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떠나는 사람한테도 섭섭하게 하지 말고 잘해 주시라'고 얘기했습니다."

변호인 "당시 이 후보는 증인의 후한 퇴직금 지급요청에 대해 즉답을 피하고 처남 김재정씨와 상의해 볼 것을 권씨에게 지시했고, 실제 권씨와 김씨가 퇴직금 정산관계로 만나서 결국 1인당 5000만원씩 지급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있는가요?"

권영옥 "아닙니다. 이 후보가 내게 누구를 만나 퇴직금을 합의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퇴직을 하고 나와 식당에 있는데 김재정씨로부터 연락이 와서 '오늘 사직서를 썼다는데 좀 만납시다'라고 해 오라고 하였더니 그날은 별다른 얘기없이 헤어졌고, 그 후에 다시 만나서 '후하게 해 드리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한테 이 정도 주겠습니다'라고 하길래 내가 그 정도면 괜찮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법적으로 따져서 퇴직금이라는 것은 주종탁씨나 김익래씨가 근무한 연수가 불과 5년 내지 6년 정도 되니까 그 사람들 월급을 곱해 봐야 퇴직금 자체는 몇 백만원이 안 됩니다. 그런데 퇴직금의 8배 내지 10배 정도 되는 금액이면 어디 가서도 섭섭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맙다고 받아서 줬습니다."

변호인 "돈은 누가 받아서 누구한테 준 것인가요?"

권영옥 "내가 김재정씨로부터 받아서 주종탁씨와 김익래씨에게 주었습니다."

변호인 "전체 금액이 얼마나 되나요?"

권영옥 "주씨와 김씨에게 각 5000만원씩 합쳐서 1억원입니다."

변호인 "돈은 김재정씨로부터 받았다는 것이지요."

권영옥 "당시에 이 후보가 곤란한 위치에 있었으니까 김재정씨가 심부름을 왔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심부름을 하면서 직원이 내게 올 수는 없었고, 김재정씨와 내가 처남매부 사이이니까 보낸 것 같습니다."

권씨는 이 후보가 현대건설 사장이던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 1980년께 권씨의 여동생 권영미씨가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와 결혼함으로써 이 후보와 사돈지간이 됐다. 권씨는 1991년부터 이 후보의 보좌관, 종로지구당 사무국장 등을 맡으며 이 후보의 정치활동을 돕다가 1998년께 이 후보를 떠난 바 있다.

강상용·신학수 "MB캠프에서 일하고 ㈜다스에서 월급 수령"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공개한 다스 소유의 미국 부동산.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공개한 다스 소유의 미국 부동산.
ⓒ 박영선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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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와 함께 증인신문을 한 강상용·신학수씨도 이 후보와 ㈜다스의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강씨는 "실제 이 후보의 캠프에서 많은 일을 하고도 ㈜다스로부터 월급을 받았다"는 요지의 진술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미 지난 1996년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당시 검찰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강씨는 15대 총선을 앞두고 이 후보의 선거기획단 기획부장이면서 동시에 대부기공(㈜다스)의 서울사무소에서 '부장'직을 맡고 있었다.

신씨도 이 후보와 함께 일하기 위해 ㈜다스를 퇴직한 이후 3~4개월가량 ㈜다스로부터 월급을 받았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이 후보가 선거법 위반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신씨는 증인신문에서 "사직 처리에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신씨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이 후보의 전 종로지구당 총무부장으로 일했다. 그 뒤 2000년 5월까지 이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던 재단법인 동아시아연구원 총무부장으로 근무하다 2000년 6월부터 ㈜다스 충남 아산공장 관리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신씨는 2001년 12월께 다시 동아시아연구원에서 일하며 이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를 도왔다. 2002년 4월에 설치된 이 후보의 무교동 선거사무실에서도 총무역할을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신씨가 ㈜다스에 사직서를 냈음에도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은 것.

㈜다스 실소유주 논란... 검찰 BBK 수사 발표에 포함될까

김씨가 이 후보를 대신해 이 후보의 측근에 거액의 퇴직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김씨가 이 후보의 재산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거듭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씨가 이 후보의 측근에 건넨 돈의 출처는 공판조서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김씨는 이 후보를 둘러싼 '차명재산' 의혹과 관련, 그간 이 후보의 '재산 관리인'으로 의심을 받아왔다. 또한 김씨는 이 후보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다스 지분 48.99%를 갖고 있다.

최근 검찰은 '대선의 핵'으로 꼽히는 BBK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다스의 자금 190억원이 BBK에 투자된 경위를 조사중이기도 하다.

한편, 김씨는 지난 7월 검찰조사에서 "평생 일해 번 나의 재산"이라며 이 후보를 둘러싼 차명재산 의혹을 일축한 바 있다.


태그:#다스, #이명박, #김재정, #권영옥, #강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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