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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교통 옛 차고지는, 작년에 서울특별시가 매입하여, 장지공영차고지와 같은 미니 공영차고지 건설을 준비 중이다.
▲ 신림동고시촌에 위치한 ㄱ교통 옛 차고지 ㄱ교통 옛 차고지는, 작년에 서울특별시가 매입하여, 장지공영차고지와 같은 미니 공영차고지 건설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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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고시촌'으로 더 익숙한 서울 관악구 신림9동과 신림2동. 학원, 고시원, 독서실, 서점 그리고 고시생들을 위한 각종 시설들로 가득한 두 동은 도림천변 양쪽으로 갈라진 신림로가 경계다. 그런데 최근 이곳 신성초등학교 버스정류장 뒤편 공터에 무수한 현수막이 걸렸다. 바로 이 곳에 계획된 버스차고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다.

본래 이 지점은 사당·반포·강남 방향 노선 및 대방·영등포·고척 방향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운수업체인 ㄱ교통 차고지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 부지를 서울특별시가 매입한 후 ㄱ교통은 본사를 옮겼고 현재 이 자리는 ㅎ운수와 ㄱ교통의 몇몇 차량들만 야간에 주차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차고지가 들어서기에 이 지역 주민들이 이토록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일까?

지역주민들 "CNG 충전소는 절대 안 돼"

2004년 7월 서울특별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서울특별시의 정책적 유도로, 서울 면허의 CNG(천연가스) 버스차량의 비중은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2007년 신규 출고 일반시내버스의 CNG 버스차량 의무 출고조치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금년 1월 1일 주문 분부터는 마을버스로도 이 조치가 확대됐다. 결국, 현재 서울면허 일반시내버스 총 인가대수인 7748대 중 CNG 버스차량은 절반이 넘는다.

더불어 개별 회사별로 운영되던 사영차고지 대신 시에서 운영하는 공영차고지 또한 다수 생기기 시작했다. 양천·송파·강동·중랑·도봉·은평 등에는 200면 이상의 규모를 갖추고 CNG 충전기·경유주유기·정비고·운영사무실동 등을 모두 구비한 대형 공영차고지가 들어섰고 장지 등에 중소형 공영차고지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조치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존 경유 버스차량 1대가 승용차 50대 분량의 매연을 내뿜는 반면, CNG 버스차량은 오존파괴에 영향을 주는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이 각각 16%와 55% 밖에 안 돼,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미세먼지 기준(50, 현 서울 57)을 맞추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폐수·소음·진동 등 환경관리가 미약했던 사영차고지에 비해 시 직영 공영차고지는 그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공영차고지 및 CNG 버스차량 충전을 위한 CNG 충전기의 설치는, 건립예정지의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건립이 쉽지 않다. 폭발 위험성이 크고, 다른 차고지의 CNG 버스차량까지 들락날락거려 주변 생활환경을 악화시킨다는 걱정 때문이다.

양천공영차고지의 CNG 충전소에는 총 4기의 충전기가 있다. CNG 충전소는 LPG 충전소와는 달리, 별도의 가스 저장 시설이 없이 도시가스회사 가스관으로 공급된 가스를 지상의 CNG 충전소에서 압축 후, 이를 차량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공급한다.
▲ 양천공영차고지 CNG 충전소 내 충전기 양천공영차고지의 CNG 충전소에는 총 4기의 충전기가 있다. CNG 충전소는 LPG 충전소와는 달리, 별도의 가스 저장 시설이 없이 도시가스회사 가스관으로 공급된 가스를 지상의 CNG 충전소에서 압축 후, 이를 차량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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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신림2동 차고지는 그 한 예일 뿐이다. 현재 신림2동은 물론 서울 5권역(관악·금천·동작) 지역에는 CNG 충전기가 설치된 차고지가 단 한 곳도 없다.
그래서 이 지역에 차고지를 둔 CNG 버스차량은, 회차점 및 종점의 CNG 충전기를 이용하거나, 심지어 광명·양천 등 먼 거리로 매일 이동해 충전해야 한다. 이 지역 주민들은, 현 상황에서 신림2동 차고지를 공영차고지로 개발하면서 CNG 충전기를 건설할 경우 주민들은 물론 고시생들도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림2동처럼 주민 반대로 공사가 지연되는 공영차고지와 CNG 충전소는 수도권 전역에 산재해 있다. 그나마 시 외곽에 위치한 경우는 갈등 표출이 적지만 시 내부에 위치한 경우 그 갈등은 심각하다. 경기도 포천시 선단동 선진에너지 CNG 충전소의 경우 일부 갈등은 있었지만 오랜 시간을 끌지 않고 건설한 몇 안 되는 경우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공영차고지, 금천구 시흥동 ㅂ운수 차고지 및 성남시 금광동 ㄷ운수 차고지 내 CNG 충전소 등은 시·운수업체의 건설 발표에 주민들이 극렬히 반대하며 갈등이 1년 가까이 계속되는 대표적인 곳이다.

특히 안양시 안양9동의 ㅂ운수 창박골 차고지에서는 지난 2006년 9월 CNG 충전기를 설치하려 했으나, 이에 강력 반발해 차고지로 항의시위를 진행하던 지역주민들과 ㅂ운수 직원 및 시 공무원 간 몸싸움으로 주민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결국 안양시와 ㅂ운수는 CNG 충전기 설치를 포기한다.

해운대 신시가지 등 비수도권도 '반대' 만만치 않아

공영차고지 및 CNG충전소 건설 어려움은 비수도권이라고 다르지 않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의 쓰레기소각장 맞은편 1만3991㎡ 규모의 부지. 해운대신시가지 동측과 송정동 서측을 잇는 송정터널의 해운대 쪽 입구인 이 곳에 최근 CNG 충전소가 포함된 '해운대신시가지 공영 시내버스차고지' 건설 계획이 발표됐다. 올 연말 개장을 목표로 50억 원 정도의 시비를 들일 예정이지만 공영차고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부산시간에 갈등의 골이 매우 깊다.

부산광역시시설관리공단(이하 '시설관리공단')이 소유한 시유지인 이 곳은, 현 해운대 신시가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기 전인 지난 1992년부터 이미 신시가지 도시계획상 차고지로 용도 지정되어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곳이다. 부산시는, 빠르면 오는 4월에 설계공모전을 실시하여 선정된 설계를 통해 6월에 착공, 11월 말에 공사를 마무리하고 연말에 개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부지의 일부는, 시설관리공단 측이 해운대를 기반으로 하는 ㅂ여객에게 임차한 상태. ㅂ여객은 임차한 부지를 자사 80여대 차량의 차고지로 사용중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해운대공영차고지에는 CNG 충전기 2기, 경유 주유기 2기, 400여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면, 정비고, 운영사무실동 등이 설치될 계획이며, 공영차고지 운영을 시작할 경우 ㅂ여객 외에도 3~4곳의 인근 업체가 추가로 입주하여 1차적으로 200여대의 차량이 이 이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시기인 아침 시간에는 매우 한산하다. 이 시간대에는 대부분 양천공영차고지를 차고지 및 기종점으로 삼는 버스만 이용한다. 하지만 버스가 모든 운행을 종료한 자정 무렵에는, 최대 50여대가 줄을 서 대기하고 인근까지도 CNG 충전을 진행하려는 버스차량으로 교통정체가 빚어질 정도다.
▲ 양천공영차고지 CNG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버스 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시기인 아침 시간에는 매우 한산하다. 이 시간대에는 대부분 양천공영차고지를 차고지 및 기종점으로 삼는 버스만 이용한다. 하지만 버스가 모든 운행을 종료한 자정 무렵에는, 최대 50여대가 줄을 서 대기하고 인근까지도 CNG 충전을 진행하려는 버스차량으로 교통정체가 빚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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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운대신시가지 주민들은 공영차고지 건설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지역 중심지로서, 주거지역으로 둘러싸여 있고 대형병원이 인근에 건립될 예정인데, 주거환경파괴와 안전우려가 상존할 공영차고지 건설은 정상적 도시계획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물리적 방법으로라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운대를 사랑하는 모임'은 성명을 통해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시가지아파트연합회 측도 "매연, 소음, 폭발위험 등이 있는 시설물의 건설에 결사 반대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부산시 측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성의 있는 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되 반대 급부를 제공하는 등 무리한 달래기는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영차고지가 단 한 곳도 없는 부산시 입장에서는 앞으로 북구 및 남구 등 시 전역 8개소에 추가로 지어질 공영차고지 건설과 관련하여 안 좋은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대신 부산시는 첫 공영차고지인만큼 부산을 대표할 모범적인 공영차고지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매연·소음·폐수를 최소화하고자, 차량을 개선하여 매연을 줄이고, 정비를 밤이 아닌 낮에 실시함과 동시에 차단막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로 소음을 줄이며, 폐수정화시설을 갖춰 폐수를 내부처리토록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설계를 공모로 투명하게 처리하고, 시공과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CNG가 주민 걱정처럼 위험하지 않으며, 가정용 도시가스라는 점을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충전소 없는 지역 노선에 CNG 버스 투입 꺼려

저상버스란
저상버스는, 차내 바닥 밑 부품 상당수와 연료탱크를 차량 지붕으로 올려 지상에서 버스 차내바닥까지의 높이를 기존의 80∼90㎝에서 25∼40㎝로 낮추며 계단을 없애, 장애인, 임산부, 고령자,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이 편히 이용 가능한 차량이다.

현재 국내 저상버스차량은 전 차량이 CNG 버스차량으로, 서울특별시의 경우 노선버스업체에서 저상버스차량을 1대 들여올 때마다 '저상버스차량 도입' 및 'CNG 버스차량 도입'과 관련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저상버스차량 도입 보조금은 국비와 시비에서 절반씩 부담하는 형태로, 저상버스차량 도입은 국비(건설교통부)와 시비 합계 1억원(각 5천만원), CNG 버스차량 도입은 국비(환경부)와 시비 합계 2250만원(각 1125만원)으로 총 1억 2250만원이다.

당초 저상버스차량 가격이 1.8억원~2억원 정도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보조금을 지원받을 경우 노선버스업체가 부담할 비용은, 경유 일반버스차량을 구입했을 때의 가격과 비슷해진다.
저상버스차량 확대의 걸림돌은 이들 차량이 CNG 버스차량이라는 점이다.
2003년 도입된 저상버스는  최근 서울(500여대)은 물론 수도권 지역에서도 꾸준히 확산되는 추세지만 전체 버스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차량 특성상 CNG 충전은 평균 2일 내 3~4회로 일반버스차량보다 잦은 편이나, CNG 충전소가 부족해 공차 이동에 따른 연료비와 기사 추가근무 수당, 각종 기회비용은 시 보조로도 힘겹다.

이는 CNG 일반버스차량도 마찬가지이다. 실제 자정 무렵에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옆에 위치한 양천공영차고지(이하 '양천차고지')에 가면 수십여대의 버스차량이 줄지어 충전을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충전하는 차량은, 양천차고지를 차고지 및 기종점으로 하는 차량도 있지만, 양천차고지가 아닌 다른 곳을 차고지로 하는 차량도 많다. 심지어 금천구 가산동, 영등포구 신길동, 관악구 봉천동을 차고지로 하는 차량도 다수 보인다.

자정 무렵에 서부트럭터미널사거리에 가면 버스 행렬을 쉽게 접할 수 있다. CNG를 연료로 쓰는 버스차량 중 5, 6권역의 버스차량 상당수가 이 곳으로 충전하기 위해 먼 길을 오기 때문이다. 양천구 내에 차고지를 둔 버스차량들은 물론, 구로구 가산동, 영등포구 대림동, 관악구 신림동 등에서, 먼 길을 달려 양천공영차고지까지 닿는다.
▲ 양천공영차고지 가스충전소로 가려는 타지 버스들 자정 무렵에 서부트럭터미널사거리에 가면 버스 행렬을 쉽게 접할 수 있다. CNG를 연료로 쓰는 버스차량 중 5, 6권역의 버스차량 상당수가 이 곳으로 충전하기 위해 먼 길을 오기 때문이다. 양천구 내에 차고지를 둔 버스차량들은 물론, 구로구 가산동, 영등포구 대림동, 관악구 신림동 등에서, 먼 길을 달려 양천공영차고지까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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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차고지를 차고지 및 기종점으로 하는 경우 시간 나는 때 언제든 충전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무정차하며 고속 이동해도, 업체 원근에 따라 이동, 대기, 충전 등에 1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대부분 CNG 버스차량의 충전이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현실상, CNG 충전소가 멀 경우 CNG 버스차량의 출고를 꺼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서울 면허 일반시내버스의 CNG 버스차량 출고는 의무가 됐다. 또한 예전부터 서울면허 일반시내버스는 예전부터 10년 넘은 차령의 차는 쓸 수 없다.

이에 각 업체는 여건에 맞게 대응한다. 가장 흔한 방식은 '노선별 차량 돌리기'. 차고지가 여럿 있을 경우, CNG 버스차량은 차고지 내부 혹은 인접한 곳에 CNG 충전소가 있는 노선에 몰아주는 것이다. 이는 CNG 버스차량 문제 전부터 시행된 업체 재량의 합법적·효율적 방법이다.

CNG 충전소가 경유 주유소보다 친환경적이고 안전

저상버스차량는 기존의 일반버스차량과 달리 계단이 없어 교통약자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큰 편익을 제공하는 버스이다. 전 차량이 CNG를 연료로 사용중이며 현재 서울에는 500여대의 차량이 노선버스로서 운행되고 있다.
▲ 저상버스차량 내부 사진 저상버스차량는 기존의 일반버스차량과 달리 계단이 없어 교통약자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큰 편익을 제공하는 버스이다. 전 차량이 CNG를 연료로 사용중이며 현재 서울에는 500여대의 차량이 노선버스로서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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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별 차량 돌리기는 대차 때 많이 생긴다. 예를 들어, CNG 충전소와 경유 주유소가 있는 A 차고지 기반의 ㄱ노선과, 경유 주유소만 있는 B 차고지 기반의 ㄴ노선을 가진 업체가 있을 경우, ㄴ노선에서 대차할 차량이 발생하면 경유 버스차량을 보내고 ㄱ노선에는 신형 CNG 버스차량을 넣는 것이다.
그 결과 ㄱ노선은 점점 신차로, ㄴ노선은 헌 차로 채워지게 된다. 현재 이런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이 5권역이다.

현재 5권역(서울 5권역과 연결된 안양·군포·광명 포함)의 신형 버스차량은, 2004년 대중교통체계 개편 때 새로 생긴 주간선운영업체 노선이나 타 권역 출발 노선, 또는 광명·군포공영차고지 및 인접지에 차고지를 가진 노선 차량을 제외하면 찾기 쉽지 않다. 이는, 현재 서울 5권역(관악·금천·동작)에 CNG 충전소가 없어, 업체들이 신차 투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총 4곳(관악 2개소, 금천 1개소, 양천차고지)을 주차고지로 쓰는 모 여객은, 작년부터 관악·금천 기반 노선에 대차수요가 생기면 대부분 양천 기반 4노선에 신차를 넣고 양천 기반 노선에서 쓰던 차량을 관악·금천 기반 노선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만이 아니다. 5권역과 타권역에 차고지가 있는 업체 상당수는 그 방식을 택했고, 1권역 의정부 모 여객 등 타 권역 혹은 타 지역에서도 위 예와 유사 경우에 같은 방식으로 대처했다.

'노선별 차량 돌리기'는 오래 전부터 이뤄진 경영형태(수익금을 개별 업체가 직접 관리하는 2004년 7월의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전에는, 승객이 많은 노선 및 경쟁이 치열한 노선에 신차를 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이며, 현 CNG 충전소 건설과 관련된 '노선별 차량 돌리기'는 공차거리의 최소화를 통한 에너지 절약 및 버스운수업체의 어려운 경영환경극복을 위한 금전적·시간적 노력의 일환이다.

서울에 살며, 지역 내 서울 면허의 일반시내버스 차량 중 신차가 적다 싶을 경우, 지역 내 CNG 충전소 현황과 그 노선의 운영업체가 타 지역에도 차고지와 노선이 있는지 살펴볼 만하다. 

그렇다면 CNG 충전소가 단순히 신형 버스차량 유치 측면에서만 유리한 것일까? 아니다. 기존에 경유 주유소가 있는 지역이라면 경유 주유소보다 CNG 충전소가 훨씬 낫다. 이는 환경적 측면·안전적 측면 모두 해당된다.(아래 상자기사 참조)

CNG(천연가스) 연료란


CNG는, 택시 등의 연료로 사용되는 LPG와는 다른, 가정의 가스보일러에서 사용하는 도시가스 연료이다. 그렇기에, LPG와 달리 공기보다 가벼워 누출사고가 생겨도 바람에 금방 날아가며, 발화온도도 540℃에 달해, 폭발 위험은 거의 없다. 또한, LPG 충전소와는 달리 CNG 충전소 지하에는 별도의 가스 저장 시설이 없으며, 도시가스회사 가스관으로 공급된 가스를 지상 CNG 충전소에서 압축 후 이를 차량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연료의 성격은 물론, 배급과 사용 또한, 가정의 가스보일러에서의 도시가스와 같은 원리인 것이다.

더불어, 0.001㎜ 이하의 매우 얇은 지름으로서 인체에 쉽게 흡수되며 폐암의 원인이기도 한 미세먼지를 내지 않는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서울특별시에 의하면, 2007년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60㎍/㎥로, 파리(21㎍/㎥) 및 뉴욕(22㎍/㎥)의 3배 수준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직면해 있다.

경유 버스차량 한 대의 미세먼지의 연간배출량은 57.37㎏. 서울특별시에 현재 잔존하는 경유 버스차량의 수에 대입해보면, 경유 버스차량이 내뿜는 미세먼지 양은 연간 200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오존파괴에 영향을 주는 일산화탄소(CO)와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도 경유차량에 비해 각각 16%와 55% 정도로 현저하게 낮은 수치이며, 주유시설의 경우 경유와 달리 기름방울이 땅에 떨어져 바닥이 지저분해지는 토양오염이 원천적으로 발생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CNG의 분명한 장점이다.

그 결과 선진국의 경우, CNG차량이 확산되어 지난 5년간 420%나 급증하였으며, 독일의 경우 CNG, LPG, 휘발유, 경유 등을 같은 장소에서 함께 충전할 수 있는 복합형 에너지충전소가 지역 요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캐나다의 경우, 가정용 도시가스 배관에 가스보일러와 천연가스충전기가 함께 연결되어 있어, 집에서 천연가스충전기를 이용하여 가스보일러에 넣는 CNG를, C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신의 자가용에 충전하여 타고 다니는 경우마저도 심심치 않게 살필 수 있다.


공공기관 옆에 CNG 충전소... 주민 불안심리 해소시켜야

하지만 CNG 충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도 나름 이유가 있다. 그 동안 CNG 연료와 관련해 몇 차례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8월 전북 전주시 덕진동 CNG 충전소에서 일어난 연료통 폭발사고는 대표적인 안전사고다. 가스를 충전하던 중 연료통이 폭발해 두동강나면서 잔해가 충전소 사무실로 날아가 직원이 부상을 입고 집기 일부가 부서졌다. 다행히 심각한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이 사고는 지금까지도 지역주민들의 주요 반대 근거가 되고 있다.

역시, 2005년 8월 경부고속도로 대구 구간에서 일어난 사고 또한, 우발적 사고이긴 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경우. 빈 CNG 연료통 100여개를 싣고 달리던 15t 화물차에 불이나 일부 가스통이 연쇄 폭발하며 차가 불탔던 사건이다. 이 사고는 옆 차로를 달리던 승용차 운전자가 창 밖으로 버린 담뱃불로 인해 생긴 사고로 밝혀졌지만 "담뱃불 하나에 저렇게 폭발하는 상황에서 관리자의 안전 부주의는 물론 번개 등 자연재해 등에 어찌 안전할 수 있겠느냐"는 논리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 곳곳에서는 철도교통망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그 중에서도 빠른 이동, 단절되지 않는 커뮤니티, 소음 전무, 수천명의 인원 다량수송 등이 보장되는 지하 중전철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본 사진은, 시흥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붙인 신안산선 유치촉구 현수막으로, 해당 문구의 현수막은 시흥시 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 광역전철 유치관련 현수막 현재 수도권 곳곳에서는 철도교통망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그 중에서도 빠른 이동, 단절되지 않는 커뮤니티, 소음 전무, 수천명의 인원 다량수송 등이 보장되는 지하 중전철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본 사진은, 시흥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붙인 신안산선 유치촉구 현수막으로, 해당 문구의 현수막은 시흥시 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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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상당수 주민들도 위와 같은 사고를 걱정하고 있었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에 거주하는 김도희(가명)씨는 "사고 사례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CNG 가스충전소의 위험성이 걱정된다. 향후 대형사고가 날 경우, 체르노빌 원전사고 수준의 큰 사고가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한은진(가명)씨는 "신림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역으로 주택 상태가 매우 불량한 곳이 많으며, 특히 CNG 충전소 예정지는 고시촌 인근으로 주민등록상 인구보다 훨씬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안전하다. 안전하다'라고 얘기하지만 큰 폭발이 날 경우 이천 화재참사와 같은 사고가 날지 어찌 아느냐"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특별시는 타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솔선수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시청 별관에 CNG 충전소를 설치하여 버스차량 및 청소차량 등 CNG를 연료로 쓰는 관용차량 충전에 활용중인 것.

"덜렁 충전소만 짓겠다고 하면 안 된다"

교통전문가들은 직접 CNG 충전소를 설치하고 운영하면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려 노력하는 서울특별시 측의 조치에 매우 긍정적이다. 더불어 향후 CNG 충전소 건립은, 공공기관과 함께 짓거나, 공공시설에 가까운 쪽에 설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주민들을 설득해야 할 주체부터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통평론가 한우진씨는 CNG 충전소 및 공영차고지 도입에 통합적 설계로 시너지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씨는 "밀폐된 집안에 가스배관(LPG)까지 연결해서 쓰는 사람들이 개방된 공간에 안전시설까지 갖추었으며 연료 그 자체도 안전한 CNG 충전소를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아무것도 없이 덜렁 차고지나 CNG 충전소만 짓겠다고 하니, 반대가 일어나는 것이다, 충전소나 차고지 등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설·기관 등을 함께 설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공영차고지에 여러 버스노선을 배치하여 도시내 각지와 사통팔달로 연결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환승센터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제안했다.

더불어 "1층 필로티를 환승센터로 두고 상부에는 상업시설 및 주상복합단지를 설치하는 것과 CNG를 이용한 첨단 냉난방시스템을 CNG 충전소 인근 지역에 도입하는 것 등도 고려할 수 있다, 석계역 옆의 코레일 이문차량기지의 경우, 차량기지 건설과 함께 주민복지에 도움이 되는 체육시설·휴식시설 등을 함께 건설하여 주민 민원을 슬기롭게 해결한 전례가 있다"라고 예를 들었다.

현재 서울특별시에서는 버스 내에 충전소가 안전하다는 홍보성 광고물을 부착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민들은 '정말 안전해? 지어야 하니 그냥 하는 소리 아니야?'라는 식으로 깊은 의심을 품고 있다. 교통전문가 및 에너지전문가 등은 다른 홍보방법을 통해 주민들에게 접근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
▲ 서울특별시에서 버스 내에 진행중인 충전소 홍보광고 현재 서울특별시에서는 버스 내에 충전소가 안전하다는 홍보성 광고물을 부착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민들은 '정말 안전해? 지어야 하니 그냥 하는 소리 아니야?'라는 식으로 깊은 의심을 품고 있다. 교통전문가 및 에너지전문가 등은 다른 홍보방법을 통해 주민들에게 접근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
ⓒ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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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관련 갈등해결모델 연구를 진행중인 허윤씨는 "경전철(서울·경기·부산) 등 각 지역주민들이 바라는 사회간접자본 건설과의 연계추진 등 인센티브 제시를 하되, 그러한 인센티브 제시는 종합적인 측면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씨는 "버스차고지는 반대하면서 자신의 집 및 회사 인근에 닿는 버스에 앉아가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라며 "차후 노선의 신설, 변경, 증차 및 환승센터, BRT(Bus Rapid Transit : 간선급행버스), 경전철 등의 설치에 있어 버스차고지 인근에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공차거리를 줄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한정된 대중교통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측면과도 관련이 있다"며 "단, 이러한 인센티브 제시가 '당연히 주어져야 할 사안'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이에 대한 대책 및 합리적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주민-버스업체-관청을 모두 만족시킬 해법은

CNG 연료의 사용확대 시 이제까지의 경유 및 LPG 연료에 비해 사회적 편익이 증대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회적 편익의 증대와 별개로 각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나중 이익보다는 당장 눈앞에서 발생하는 작은 손실이 더 크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CNG 충전소의 설치의 난국은 이 점과 관련돼 있다. 범인(凡人)으로서 자산의 손해를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 누구라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관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과거에 항상 설파되던 환경오염방지 등도 좋지만 해당 지역주민들에 이익 등의 홍보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주민, 버스업체, 관청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훌륭한 사회간접자본의 건설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기획취재기자단 기사입니다.



태그:#CNG, #천연가스버스, #공영차고지, #버스, #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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