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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부터 '아빠와 추억만들기'(www.swdad.com)를 운영하는 권오진이 쓰고, 동아일보에 만화를 연재한 황중환 기자가 그린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놀이 혁명 :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1분 놀이 90가지>는 제목 그대로 아빠들에게 권하는 놀이 안내서입니다.

 

'아이와 노는 데 머리 아프게 무슨 책까지 읽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분들에게 특히 더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재미있는 그림과 짧은 설명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형식에 큰 돈 들이지 않고 몸으로 놀아줄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습니다.

 

쿠하 100일 무렵, 쿠하아빠가 회사 선배가 읽는 책을 빌려와서 둘이 머리 맞대고 단숨에 읽은 이 책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빠들에게, 놀아주는 데 한계를 느끼곤 하는 엄마들에게 좋을 책입니다.

 

지은이 권오진 '아빠와 추억만들기' 단장은 무인도에서 탈출하기, 물총 서바이벌, 전국 새총 사격대회 등 아빠와 아이가 참여하는 체험활동을 200여 차례나 이끌어온 분이기도 합니다.

 

권오진 단장은 아이와 노는 데도 법칙이 있다고 하네요. 아이와 어울려 놀 수 있는 시기를 고작 10년 정도로 봤을 때 3, 6, 9 법칙이 작동한다고 합니다. 3세까지는 신체접촉이 많은 놀이, 6세까지는 도구놀이, 9세까지는 체험을 많이 하라는 얘기지요. 

 

쉬는 날이나 격무에 시달리고 저녁 늦게 집에 오는 아빠들에게 아이와 놀아주라고 하면, 아무래도 부담스러워하거나, 짜증 섞인 말투로 귀찮다고 하기 십상입니다. 슬쩍 읽기 쉬운 만화와 간단한 놀이법 소개로 구성된 이 책을 권해 주세요. 힘 많이 들지 않는 놀이들로 아이에게 1분만에 환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는 멘트와 함께요. 저는 잘 노는 아이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밝고 명랑하게 성장한다는 믿음을 갖고, 3, 6, 9 법칙에 따라 잘 놀아주는 부모가 되려고 노력중입니다.

 

아이와 함께 놀기 좋은 스티커 북, 첫가위

 

쿠하가 돌이 지나고 13개월에 들어서자 스티커 북을 사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스티커가 크고 그림이 단순한 책 위주로 샀습니다. 13개월 아기에게 스티커 붙이는 일은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닙니다.

 

소근육 발달을 위해 작은 콩을 집어서 그릇에 옮겨 담는 놀이와 스티커 북은 손가락 힘을 키우기에도 제격입니다. 처음에는 엉뚱한 곳에 붙이거나 잘못 붙여서 책과 방바닥 사이에 붙여두기도 했는데, 시작한 지 두어달 지나 15개월쯤 되니 빈 칸에 제대로 끼워 붙입니다.

 

첫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스티커 한 장 제대로 붙이는 것도 어디다 자랑하고 싶고, 대견스러워서 꼭 안아주고 싶어지더군요.

 

유난스럽다고 타박하실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하는 작은 행동, 작은 변화, 작은 발달에도 '전업 육아 노동자' 엄마에게는 보람이자, 기쁨이었습니다. 물론 일회용 스티커 북을 5천원 가까이 주고 사자니 돈이 아깝기도 했습니다. 여러번 뗐다 붙일 수 있는 재료로 된 스티커 북도 사줘 봤는데, 아이 손톱 사이에 스티커가 자주 끼어서 자칫 상처가 날 수도 있어서 다시는 사주지 않습니다.

 

스티커 북이 일회용이라고 생각해서 여러 권을 버렸는데, 조금 후회됩니다. 요즘은 다 붙인 스티커 북이라도 버리지 않습니다. 쿠하가 인형들을 앉혀 놓고 내용을 이야기해 주거나, "옛날 옛날에~"를 붙여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며 놀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냉장고 그림판에 다양한 먹을 거리를 붙여둔 페이지에서는 "곰돌아, 이건 냉장고야. 냉장고에는 아이스크림이랑 딸기랑 주스가 있어"라고 말하고, 유치원생 아이들이 옷을 갈아입은 페이지에서는 "언니랑 오빠랑 모자 쓰고, 가방 맸어"라고 설명해 줍니다. 3살을 '위대한 흉내쟁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실감하게 되는 때입니다. 마치 엄마가 그림책 읽어주듯 스티커 북을 읽으면서 한참 동안 혼자 놉니다.

 

 

 

24개월이 지나서 사준 애플비 <첫가위>는 유아용 안전가위로 쿠하가 삐뚤빼뚤 오려가며 종이 장난감을 만드는 책입니다. 보통 한 번에 3-4장을 뜯어서 만들기 놀이를 하는데, 주로 아빠와 함께 하도록 합니다. 온종일 같이 노는 엄마랑 하게 되면, 하루에 책 한 권 끝내는 것은 일도 아니겠어서 "이 책은 아빠랑 하는 책으로 하자"고 꼬셨습니다. 어차피 아빠들은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도 별로 없으니까 하루 3-4개 아이템만 만들어서 놀아줘도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갑니다. 아빠와 보내는 저녁 가위놀이 시간을 하루종일 기다리는 쿠하를 보면 이 책 역시 가격대비 만족도를 후하게 쳐 줄 수 있습니다.

 

아직 쿠하는 시작하지 않은 책입니다만, 미리 소개합니다. 이 책은 아이용 워크북 중에서 오랫동안 엄마들 입소문을 타고 사랑받아온 책입니다.

 

연필로 그리다만 것처럼 이목구비 없이 둥그런 얼굴 형태만 있는 사람, 몸의 일부만 그려진 동물, 여러 개의 점 등 다양한 그림 100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미완성의 그림에 아이가 생명을 불어넣어 줄 수 있게 편집돼 있어 책 제목처럼 창의력을 키워주기에 더없이 좋을 책입니다.

 

동그라미나 세모, 네모 정도를 그리다가 비와 관련된 그림책을 많이 본 날은 선 몇 개를 그어놓고 비라고 우기는 쿠하의 감성을 키워주기에 좋을 것 같아서 오래 전부터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뒀습니다.

 

창의력 발달을 위한 다섯 가지 영역, 유창성, 상상력, 독창성, 융통성, 민감성을 고려해 만들었다는 출판사의 설명에 기대어 마음껏 상상하며 놀기를 좋아하는 28개월 쿠하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가격에 비해 내용이 부실해 보이거나 일회용처럼 보이는 스티커 북과 놀이책들이 쿠하처럼 어린 아기들에게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고, 성취감 느끼게 하는 좋은 교재임에 틀림 없습니다. 진지한 책들 속에서 가끔은 숨통 트이는 놀이 책으로 부모와 아이가 즐거운 교감 나누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놀이혁명 -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1분 놀이 90가지

권오진 지음, 황중환 그림, 웅진지식하우스(2005)


태그:#놀이, #쿠하,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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