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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민수

이른 아침,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거짓말 같이 맑은 하늘이 드러나고, 소낙비에 제 모습을 찾은 만물들이 제 몸에 묻었던 먼지를 털어낸 기쁨을 만끽하듯 바람에 흔들거립니다. 맑은 하늘과 깨끗한 초록의 생명들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살다보면 이렇게 덤으로 얻는 기분좋은 날이 많아야 행복한데, 아무리 마음을 추스려보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게 요즘입니다.

맑은 하늘 비온 뒤의 맑은 하늘과 구름
▲ 맑은 하늘 비온 뒤의 맑은 하늘과 구름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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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이 나질 않으니 모든 일이 심드렁해집니다. 아무리 외쳐도 우이독경이요, 암암리에 분열을 조장하고, 아직도 좌파딱지만 붙이면 무조건 승리할 수 있는 위대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마치 70년대 혹은 80년대로 회귀한 듯한 착각때문입니다. 국민의식은 21세기 첨단을 달려가는데 정치적으로는 20년 이상 후퇴한 듯하고, 경제적으로는 IMF를 방불케 합니다.

같은 입으로 두 말을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보수 언론들, 이제는 자신들이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간다 착각하며 사명감에 똘똘 뭉친 사이비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기형적인 것들을 척결하지 못한 지난 날이 부끄러워 살 맛이 나질 않았습니다.

빗방울 빗방울에 들어있는 맑은 하늘과 구름
▲ 빗방울 빗방울에 들어있는 맑은 하늘과 구름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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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정성은 보이지 않고 어떻게 하면 빌미를 잡고, 트집을 잡아 상황을 반전시킬까에만 몰두하는 것 같은 모습에도 진저리가 처집니다. 국민들은 이렇게 성숙했는데 정치와 언론과 교육은 아직도 유아기에 머물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조차도 알지 못합니다.

옳은 것에 목숨을 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옳지 못한 일을 옳다 착각하고 목숨거는 이들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연잎에 맺힌 빗방울 연잎, 빗방울, 개구리밥
▲ 연잎에 맺힌 빗방울 연잎, 빗방울, 개구리밥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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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그 꿀꿀한 마음을 소낙비 내린 후 연잎에 맺힌 빗방울이 풀어줍니다. 맑은 빗방울, 맑다는 것은 진실하다는 말과도 통합니다. 맑아서, 진실해서 그 작은 빗방울 속에 맑은 하늘을 담고, 초록의 빛깔을 담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진실의 힘은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거짓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언가 많이 담겨져 있는 것 같은데 진실성이 없음으로 인해 들여다보면 썩은 냄새 밖에 나지 않는 것입니다.

작은 촛불들 속에서 나는 진실을 봅니다. 그 촛불을 끄려는 이들에게서 나는 거짓을 봅니다. 함께 그 자리에 있지 않아도 나는 진실이 들어있는 촛불을 응원합니다. 아직도 그들의 외침이 무엇인지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들, 보지 못하는 소경들의 귀가 열리고 눈이 열리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 연잎과 빗방울과 개구리밥 이 모든 것이 어울려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그런 풍경같은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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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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