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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 몽구인 김정환입니다. 원래  내성적이어서 남들 앞에 나가서 말 하는 걸 꺼리는 편이고 말을 하게 되면 떨리는 음성이 그대로 흘러나오기 때문에 이번 포럼도 참석할까 말까 많은 고민을 하다 담력(?)을 키워 보고자 참석하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 활동 계기

 

우선 제가 블로그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우연찮게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황우석 박사 덕분(?)이었죠. 2005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줄기세포 진위논란으로 황우석 박사가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었죠.

 

대학로에서 살고 있어 자정쯤에 병원에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다녀와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블로거뉴스에 보내고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서 블로거뉴스에 들어가 보니 그게 메인에 노출이 되어 몇만의 조회수와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 그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과 글이 많은 분들에게 읽히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며 얼떨떨해 했습니다. 며칠 뒤엔 블로거뉴스에서 그게 특종이라며 상금도 주더라고요. '이거 웬만한 용돈벌이가 되겠는데'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주변의 작은 소식들을 시작으로 블로거기자란 타이틀을 달고 활동 영역도 차츰 넓혀 갔습니다. 사회적 이슈가 되고 훗날 역사가 될 만한 현장에서 부터 연예계, 스포츠계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취재해 기존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보다 더 쉽게, 초등학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게 글을 쓰고 사진도 올렸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에게 다른 시각과 새로운 눈으로 사건을 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나 할까요.

 

잊지 못할 순간을 카메라에 담다

 

지금껏 취재를 하며 썼던 기사가 약 300여개 정도 되는 것 같네요. 자세히는 세어보지 않았지만 이렇게 많은 기사를 쓰는 동안 평생 잊지 못할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나름 특종이라 자부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작년 5월말에 열렸던 이천시민들의 특전사 이전 반대 규탄 대회였습니다.

 

규탄 대회 중 마지막 순서로 이천 시민들은 자신들의 분노를 표현하고자 새끼돼지를 단상으로 끌고 올라가 밧줄로 다리를 묶은 다음 찢어 죽이는 끔찍한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너무 충격적이었던지라 근처 게임방으로 바로 달려가 블로거뉴스를 통해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동물단체들과 네티즌들의 분노는 극에 달았고 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AFP통신에서 사진 요청을 해와 전 세계에 타전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죠. 이 기사는 2007년 한 포털사이트에서 네티즌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기사 1위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의 분노가 오프라인까지 이어질 정도였으니 사회적 파장은 대단했죠.

 

그리고 또 하나는 롯데월드 무료개방 소식이었습니다. 대형압사 사고로 번질 번한 아찔했던 상황을 다른 언론사보다 먼저 생생하게 사진과 함께 내 보냈는데 네티즌들이 몰리면서 블로거뉴스 서버가 마비돼 기사 하나를 써야 했습니다. 이 기사로 인해 롯데월드 측은 사과도 하고 다시 한 번 문을 닫고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이렇게 기성 언론 못지않게 블로거로서 블로그 저널리즘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06년 첫 회에 미디어다음에서 시상하는 블로거 기자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또 블로그 활동으로 인해 공짜로 취재차 독일 월드컵도 다녀오고 작년엔 <경향신문> 이재국 차장님과 아프리카도 다녀오는 등 블로그 하나가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나의 능력을 평가해 주는 좋은 친구가 되기도 했고요. 최규하 전 대통령이 별세 했을 땐 각 언론사에서 공동취재를 했지만 전 유가족 분들에게 사정을 잘 말하고 취재해 밖에서 기다리는 기자 분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죠.

 

하지만 취재하면서 이처럼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취재를 하다 여러 상황이 닥치기도 했는데요.

 

작년 여름 한미FTA반대 대규모 집회 때 촬영을 하다가 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경찰에 강제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블로거뉴스에서 활동하는 블로거 중 가장 먼저 닭장차에 연행되는 비운의 영광을 누렸죠. 지금 인터넷으로 보고 있을 아고라 팀장님이신 탱굴님이 구로경찰서까지 와서 절 빼줬죠. 미디어다음에서 절 빼줄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취재장비도 잃어버린 적 있는데 전국 아나운서들이 모인 자리에서 200만원이 넘는 6㎜ 카메라를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아나운서 시상식이 있던 날이었는데 제 캠코더 분실로 인해 시상이 중단되고 모든 아나운서들이 캠코더를 찾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아나운서 분들이 안아주며 위로해 주더군요.

 

블로거도 현장취재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처럼 제가 왜 블로거활동을 하느냐…. 그건 블로거도 현장취재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머리가 멍청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글을 잘 못 쓰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로 뛰며 기사를 쓰고 있죠. 저는 언론 매체 취재 영역에 들어가 기자들과 경쟁하며 기사를 썼습니다. 사실 확인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걸 영상, 사진과 함께 기사를 써왔는데, 기자들이나 많은 분들께 블로거도 현장취재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기자만 그곳에 들어가 취재하라는 법이 있습니까? 그곳에 들어가서 기자들과 같이 취재해 보고 싶다는 제 도전 의식이 강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이처럼 블로그 하나면 누구나 1인 미디어의 주인이 되어 현장취재나 인터뷰 등을 할 수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선 블로그를 미니홈피 개념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블로거뉴스나 메타블로그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1인 미디어로서의 가치를 더 알리려고 노력하는 반면, 대부분은 블로그가 뭔지도 모르고 있고 단순 미니홈피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전 취재를 할 때 사실확인을 바탕에 두고 글을 씁니다. 현장 취재를 하는 이유가 사진과 동영상은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사실을 전한 다음 그 속에서 내가 뭘 느꼈나 메시지를 함께 첨부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이란 공간은 어린 아이들부터 나이드신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글을 쓸 때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쓰고 있습니다. 어려운 단어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블로그를 통해 있었던 일들을 짧게 말해 봤습니다.


태그:#세계시민기자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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