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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희 오마이뉴스가 주최하는 제4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석해 주신 발제자, 토론자, 방청객 여러분, 그리고 오마이TV를 통해 시청하고 계시는 국내외 시민여러분, 감사합니다.

 

어젯밤에도, 아니 오늘 아침까지 밤샘 촛불집회가 광화문 일대에서 있었습니다. 수많은 미디어 주체들도 거기에서 촛불과 함께 밤샘 보도를 했습니다.

 

'촛불 2008'은 전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특산품입니다. 그래서2005년부터 오마이뉴스가 매해 개최해 오던 세계시민기자포럼은 올해 4회째를 맞아 '지금 우리가 만들어내고 있는 세계 최초의 현상'을 제대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그 중에서도 촛불이 변화시키고 있는 미디어 리더십에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2000년에 오마이뉴스를 창간하면서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고 선언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이제 그 선언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아니 한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기자가 된 시민은, 뉴스의 발신자가 된 시민은, 시민참여 매체,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직업기자들에게 수많은 뉴스 아이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된 시민은 '기자답지 못한' 직업기자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또 권력과 자본의 압력을 받아 '기자다운 기자'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직업기자를 응원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안타까운 직업기자의 현실'을 취재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시민기자가 직업기자를 이끄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2004년 오마이뉴스에 대한 책을 쓰면서 "머지 않아 '모든 시민은 기자다'인 시대를 지나 '모든 시민은 방송국 사장'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4년 후인 지금, 촛불2008에서 우리는 1인 동영상 생중계가 일반화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말 '모든 시민은 방송국 사장'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터넷시대, 시민참여의 시대를 맞아 미디어 주체들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지형이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적 저널리즘의 주체들이 만들어 놓은 '미디어 세계의 표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누가 기자인지, 무엇이 뉴스인지, 어떻게 취재할 것인지, 어떻게 쓸 것인지, 어떻게 발표할 것인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전통적 표준들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디어 세계의 표준을 주도하는 세력들의 관계가 바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디어 리더십이 바뀌고 있습니다.

 

오늘 제4회 세계시민기자포럼을 맞아 우리는 그 미디어 리더십의 변화가 일시적인 것인가, 근본적인 것인가를 조명해볼 것입니다. 그 변화는 바람직스러운 것인가, 우려스러운 것인가를 점검해볼 것입니다.

 

저는 오늘 포럼의 논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 개회사를 통해서나마, 미디어 리더십의 변화를 바라보는 저의 생각을 몇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기존의 미디어세계의 표준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미디어 주체들은 새로운 표준의 등장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정치권력, 기존의 경제권력이 그렇습니다. 기존의 표준을 주도해 온 언론사들이 그렇습니다. 이번 촛불 2008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미디어 리더십의 형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장벽들이 있습니다. 그 장벽을 뛰어남는 과정에서 때론 지혜가, 때론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둘째, 모든 진화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즉 변화하는 것과 연속적인 것의 이중주입니다. 미디어 발달사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인터넷시대가 열린 것은, 그래서 시민이 1인 미디어로 참여하는 것은 변화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시민기자가, 그 블로거가, 그 BJ(개인방송기자)가 전달하는 새 소식에서 사실과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연속성을 보여줍니다.

 

또 어떤 매체든, 어떤 미디어 행위든 일정한 독자를 확보해야 의미가 있다는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 수익모델이 있어야 지속가능하다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계속되는 '연속성'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현상에 대한 조명은 전혀 새롭지 않지만 지속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점검과 함께 이뤄질 때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셋째, 이건 저의 개인적인 믿음입니다만, 새로운 미디어 리더십을 둘러싼 여러 주체들의 충돌은 겉으로는, 일시적으로는 갈등 그 자체로 보이지만 결국은, 미디어 세계 전체가 비록 더디지만, 기존보다는 더 나은 방향으로 한걸음 진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점입니다.

 

미디어 세계를 둘러싼 정치권력, 자본권력과 언론권력의 상호작용(상호견제)이, 종이신문-방송-인터넷-모바일-네티즌(독자)의 상호작용(상호견제)이 결국은 대한민국의 여론형성 과정에서의 민주주의의 질을 더 높이는 과정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한번 오늘의 포럼에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게 감사드립니다. 멀리 미국에서 영상 기조발제를 해주신 하워드 라인골드씨, 일본에서 오신 신타로 타바타 라이브도어 부사장, 그리고 20여명의 발제자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오신 300여 명의 청중 여러분, 그리고 오마이TV를 통해 참여하고 계시는 국내외 네티즌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오마이뉴스 대표이사 오연호 2008. 6.28


태그:#세계시민기자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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