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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인혁당 사건'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사의 치욕스런 '사법 살인' 피해 유가족들이 한데 뭉쳤다. 이번에는 그들처럼 힘들고 억울한 처지에 놓여있는 우토로 주민들을 위해서다.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이하 인혁당 사건)' 유가족들은 21일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우토로 주민들에게 기부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기부금은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8명의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난해 1월 승소해 받은 배상금의 일부다.

 

유가족들 "우토로는 당연히 우리가 도와야할 일"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전달식에는 유족들과 4·9 통일평화재단 이사장 문정현 신부,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장 김형태 변호사, 김교일 우토로주민회 회장, 박연철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상임대표,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에 대한 무죄판결 및 배상금 지급 등은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일제강점기에 타국에 강제로 끌려가 지금껏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온 재일동포들의 사연을 전해듣고 당연히 도와야할 일이라 생각했다"고 기부금 전달 동기를 밝혔다.

 

우토로는 일제강점기 당시 비행장 건설을 위해 강제 동원됐던 일본 내 조선인들의 마을로 현재 65세대 200여명의 동포가 살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토지소유자 '서일본식산'이 우토로지구 개발을 추진하면서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이를 위해 2005년부터 토지 매입을 위한 기부금 모금을 진행 중이다.  

 

4·9 통일평화재단의 문정현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억울하게 고통 받으며 세상을 떠나신 분들을 위해 4·9통일평화 재단을 설립했다"며 "설립되면 가장 먼저 우토로를 돕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 대표 이영교씨는 "내가 외면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우토로 주민들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남편이 살아있었더라도 동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토로주민회장 김교일씨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보내는 감사문'을 낭독했다. 김씨는 "아무도 몰라주는 땅이 바로 우토로였다"며 "오랜 싸움에 지쳐 주저앉기 시작했던 주민들에게 다시 희망을 안겨준 것이 바로 조국이었다"고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는 이어 "우토로를 지키기 위해 귀중한 성금을 보내준 15만명 이상의 수많은 국민들과 네티즌 여러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인혁당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고 여정남씨의 조카인 여상화(49)씨는 "본래 보상금의 일부분을 통일운동·공익사업을 위해 쓰기로 했었다"며 "오늘 우토로 주민들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해 기분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직 7억여원 부족한 상황... 국민들 더 많은 관심 부탁해

 

한편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한 달간을 '우토로 마을 살리기 마지막 희망모금 2차 캠페인'기간으로 정하고 온라인문패달기 모금이벤트, 기부자 초청 무료 영화상영회, 1000일 모금 온라인기록전 등 다양한 온오프 모금행사를 펼치고 있다.

 

지금껏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금 운동에 동참했지만 우토로 주민들의 거주권 확보를 위해서는 아직 7억여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토로국제대책회의는 남은 기간 동안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길 부탁했다. 

 

 

덧붙이는 글 | 이덕만, 이셋별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우토로, #인혁당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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