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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정부와 여당의 방송법 개정 등 소위 'MB악법'에 민주당, 민노당을 비롯한 야당과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들은 국회에서 방송사에서 방송중단-파업-철야농성까지 하며 맞서왔다. 여당과 합의와 파행을 거듭해오던 민주당이 농성 해제를 한 뒤, 따돌림 당하는 민주노동당도 '악법은 악이다'라며 2월 임시국회를 위한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 국회 농성을 해제했다.

울분에 찬 민노당이 국회 농성을 해제한 바로 그날(6일) 저녁.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은 여야 쟁점법안을 일괄타결해 합의 처리하기로 하고 서로 '싸우지 말자'며 당대표들은 서로 악수하며 타협했다.

그 뒤 원내교섭단체가 아닌 민노당이 빠진 자리에서 그렇게 합의 처리된 사안들 중, 의료법 개정안과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민생 법안'이란 이름으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된 법안은 총 56개 법안이고, 그 중에는 여야가 공동발의한 '생색내기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촉구 결의안도 포함되어 있다 한다.

그런데 이날 통과된 의료법은 그간 '의료민영화를 가속화'시킨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던 법안이고,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또한 지자체가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 고용보조금만 조례로 지정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을 외국인을 위한 학교 등 외국인투자환경 개선 시설의 운영자에게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치외법권' 지대를 여과없이 확대했다.

같은 날 검찰은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이를 추적(IP를 넘겨준 것은 daum)해 체포, 조사했다. 누리꾼과 블로거들은 너도나도 미네르바 체포.구속 소식과 이후 정부의 공안탄압, 표현·언론의 자유 침해를 우려했다. 검찰의 미네르바 체포, 구속과 이를 떠벌리는 언론과 휩쓸린 이목 덕분에, 전쟁터와 같았던 일그러진 국회는 국민과 여론의 감시눈을 피해 말도 안되는 '민생법안'들을 무사 통과시켜 버렸다.

살 에는 강바람 맞으며 서강대교에서 지켜본 낙조

이를 눈치챈 이들은 몇 되지 않는다. 둥근 지붕 아래서 '민생' '국민'들을 위한답시고 존경하는 국회의원님들이 벌이는 큰 일을 어찌 알겠는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과 피비린내 나는 민간인 학살중단을 촉구하는 평화집회(보신각)에 갔다가, 한강을 건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국회의사당 오른편으로 넘어가는 저녁 해를 지켜보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붉은 노을에 일그러지고 어둠에 휩싸여가는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며, 대의민주주의가 대체 누굴 위해 존재하는건지? 평화의 참모습은 어떤건지? 새삼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살 에는 강바람을 맞으며 서강대교에서 지켜본 여휘와 일렁이는 강물 위에 휘영청 떠오른 달빛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서강대교 건너 서쪽 하늘로 해가 지고 있다.
 서강대교 건너 서쪽 하늘로 해가 지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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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해의 여휘가 눈부시다.
 저녁해의 여휘가 눈부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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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람도 매서운데 자동차들이 오가며 찬바람을 일으킨다.
 강바람도 매서운데 자동차들이 오가며 찬바람을 일으킨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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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이 되어버린 강변북로
 주차장이 되어버린 강변북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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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구름 사이로 아파트 위로 해가 내려앉는다.
 낮은 구름 사이로 아파트 위로 해가 내려앉는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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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갈 수록 해가 가까워진다. 둥근 국회의사당도 손에 잡힐 듯
 다리를 건너갈 수록 해가 가까워진다. 둥근 국회의사당도 손에 잡힐 듯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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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빛을 감추자 금새 어두워졌다.
 구름 사이로 빛을 감추자 금새 어두워졌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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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도 고층아파트도 어둠에 쌓여간다. 요즘 세상처럼.
 국회의사당도 고층아파트도 어둠에 쌓여간다. 요즘 세상처럼.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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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넘어갈 듯한 낙조 뒤, 다리 건너 자전거도로를 타고 내려오다보니 달이 떴다.
 숨넘어갈 듯한 낙조 뒤, 다리 건너 자전거도로를 타고 내려오다보니 달이 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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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을 한참 내달려야 한다. 그런데 춥고 배가 고팠다.
 밤길을 한참 내달려야 한다. 그런데 춥고 배가 고팠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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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낙조, #노을, #국회의사당, #서강대교,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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