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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8월에 있을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을 앞두고 준비가 한창인 인천 서곶로에서, 1-2주 전 도로와 인도의 경계지에 드문드문 심은 관목(가로수)이 식재한 뒤 비가 한 두 차례 왔음에도 말라죽는다고 지난 17일 고발한 바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영종대교를 건너 인천 도심과 세계도시축전이 열린다는 송도국제도시로 나가는 길목 중 하나인, 서곶로에는 이전부터 키 큰 은행나무와 함께 개나리 등 관목들이 줄지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키 작은 가로수들이 무슨 이유인지 듬성듬성 빠져있어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마치 앞니 빠진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세계도시축전이 열리는 송도국제도시로 가기 위해 거치게 되는 길 주변에 가로수(관목)를 새로 심었다.
 인천공항에서 세계도시축전이 열리는 송도국제도시로 가기 위해 거치게 되는 길 주변에 가로수(관목)를 새로 심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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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관목들이 심은지 얼마되지 않아 말라버렸다. 비가 여러차례 왔지만 생기를 되찾지 못한다.
 키 작은 관목들이 심은지 얼마되지 않아 말라버렸다. 비가 여러차례 왔지만 생기를 되찾지 못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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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종은 다르지만 관목들을 구멍난 곳곳에 다시 식재해 도로변 가로수길의 모양을 좋게 했습니다.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고 인위적인 피해에 회생능력이 강한 관목을 말입니다.    

높이가 2m 이내로 주줄기가 분명하지 않고 밑동이나 땅속 부분에서부터 줄기가 갈라져 나는 나무를 일컫는 관목은, 가지가 우거져 덤불을 이루고 줄기를 바꾸며 긴 수명을 유지합니다. 개나리나, 돈나무, 회양목, 갈매나무, 골담초, 오갈피나무, 회나무 등이 관목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한창 무더울 때 새로 심은 나무들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잎과 줄기가 바짝 말라갔습니다. 사람들은 나무만 심어놓고 잘 자라는지 지켜보지도 않는 듯 했습니다. 아참 가로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봄철에는 2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심습니다.

그렇게 철지난 전시행정 때문에 나무들이 말라죽는 안타까운 모습을 고발한 뒤, 6일이 지난 오늘(23일) 다시 서곶로를 찾았습니다. 지난 주말 무더위와 가뭄을 해소해 준 고마운 비가 많이 내렸기에, 생명력이 강한 나무들이 되살아났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말입니다.

듬성듬성 빠진 가로수 미관을 좋게 하기 위해 새로 나무를 심었지만...
 듬성듬성 빠진 가로수 미관을 좋게 하기 위해 새로 나무를 심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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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말라죽는다 하자, 검은천으로 덮었나??
 나무들 말라죽는다 하자, 검은천으로 덮었나??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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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구청을 지나 심곡동에서 싱아고개를 오르다가는, 전기톱을 이용해 인도변 관목의 모양새를 다듬는 인부들과 마주쳤습니다. 하루종일 괜한 가지치기를 할 듯 싶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서 메말라버린 관목들의 가지 위에 검은 차광망이 덮혀있는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기 위해서인지, 옅은 갈색빛이 도는 마른 나무들을 감추기 위해서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검은천을 덮어도 새로 심은 나무들은 힘겨워 보였습니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마른 가지에서 연두빛 잎사귀를 만들어낸 나무들도 있었습니다.

큰비가 와서 나무들이 되살아나는 것도 있었지만, 많은 나무들이 이렇게 말라있다.
 큰비가 와서 나무들이 되살아나는 것도 있었지만, 많은 나무들이 이렇게 말라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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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천을 덮어놓았다. 8월 전까지 나무들이 되살아날지 두고 볼 일이다.
 검은천을 덮어놓았다. 8월 전까지 나무들이 되살아날지 두고 볼 일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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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매연과 소음에 시달리는 작은 나무들의 가련한 모습은 가로수길이 끝나는 곳까지 듬성듬성 이어졌고, 이는 마치 인천시의 가정오거리 뉴타운 개발로 사람들이 쫓겨난 마을과 집, 건물을 가리기 위해 쳐놓은 가림막이나 녹색망과 닮아보였습니다.

이렇게 터무니없는 개발-전시행정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인천시는 '명품도시' '미래도시'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소녀시대를 앞세워 볼품없는 인천으로 놀러오라고 말입니다.

난데없는 화단과 꽃들의 뒤에는...
 난데없는 화단과 꽃들의 뒤에는...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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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이 끝나는 구간부터는 가정뉴타운으로 유령마을이 된 집과 건물이 즐비하다.
 가로수길이 끝나는 구간부터는 가정뉴타운으로 유령마을이 된 집과 건물이 즐비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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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떠난 건물
 사람들이 떠난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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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인천 곳곳에서 마주할 미래도시 인천의 모습이다.
 당신이 인천 곳곳에서 마주할 미래도시 인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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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개발로 사라질 가정오거리
 뉴타운개발로 사라질 가정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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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세계도시축전, #가로수, #인천, #가정뉴타운, #전시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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