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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국토해양부는 제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을 지정 발표하였다. 그 중에 부천시 옥길동 일원이 포함되었다. 발표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추진계획

"국토해양부는 19일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추진계획' 발표에서 2012년까지 그린벨트 내에 보금자리주택 32만 가구를 공급하며, 계획에 따라 내곡, 세곡2 등 서울강남 2곳과 부천 옥길, 시흥 은계, 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 지구 등 수도권 4곳의 총 889만7천㎡를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서울 도심에서 15∼21km 이내에 있는 곳 중에서 도로 및 대중교통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2차 사업지구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들 단지에 2013년까지 총 5만5천 가구를 건설해 이 중 71%인 3만9천 가구를 공공 분양ㆍ임대 등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나머지 1만6천 가구는 민영 중소형 및 중대형 분양주택으로 배정됐다."

 

"국토부는 우선 올해 말까지 지구지정을 마치고, 2010년 상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받은 뒤 4∼6월께 보금자리주택 공공분양 물량의 80%(약 1만5천 가구 추산)를 사전예약 방식으로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본 청약은 1년 뒤인 2011년 상반기, 입주는 2013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부천 옥길지구는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옥길동, 계수동 일대 133만㎡(약 44만평)에 지어지며 에너지 절약형 녹색환경도시와 그린홈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며 총 8,000가구 중 5,000 가구가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정부가 저렴한 가격으로 저소득층과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보금자리 주택' 사업의 취지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부천 옥길지구의 추진과정을 볼때 부천시민의 입장에서는 두 가지 점에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부천시의 도시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부천시는 현재에도 53.50㎢라는 좁은 면적(여의도의 6.3배)에 87만명이 살고 있다. 인구밀도는 ㎢당 16,150명으로 서울의 17,110명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면적은 경기도의 0.5%인데, 인구는 경기도의 7.9%를 차지한다. 시가화율은 57%(30.50㎢), 녹지율은 17%(9.10㎢)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천시 옥길동 보금자리 주택이 다 들어서면 시가화율은 60%에 육박하게 되고, 녹지율은 15%로 더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인구는 90만을 넘어서 도시가 견딜 수 있는 임계점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는 도시기반시설의 악화와 도시환경의 열악화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둘째, 절차상의 문제다

 

지방자치단체는 법률에 의거해서 10년 단위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되어있다. 난개발을 방지하고 도시의 발전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다. 부천시의 경우도 2007년에 2020 부천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여기에는 옥길동이 그린벨트 지역으로, 즉 부천의 미래를 위해 예비된 땅으로 명시되어 있다. 아무리 대통령 공약사업이라고 해서, 지방자치단체가 세워놓은 도시기본계획을 깡그리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아파트지구로 지정해서 개발해도 되는가라는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구호로는 지방자치단체로 권한을 대폭 이양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횡포에 가까운 방식으로 '중앙정부가 직접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21세기에도 타당한 접근방식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주택을 공급하는 일은 이제 '지방자치단체와 시장'에 맡길 때도 지나지 않았는가? 언제까지 중앙정부가 개인들 사는 집을 지어주는 일에 몰두할 것인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생적 발전계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직접사업'에 나설 것인가?

 

부천시 입장에서, 그 어떤 사전 협의가 있었던 흔적은 없다. 또 '보금자리주택'이라는 명분 때문인지 시민사회단체로부터도 도시환경을 염려하는 그 어떤 반대나 유감표명조차 없다.

 

주민대책위원회에서 내붙인 '개발반대' 현수막만 덩그러니 걸려있을 뿐이다.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도 만나보았지만, 실제 주민보다는 토지주 중심으로 되어있어서 포괄적인 반대 이상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빈 땅만 보면 본능적으로 아파트단지를 상상해내는 타고난 부동산족의 '빈땅찾기운동'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실제로 사업 추진과정을 보면, 벌써 택지지구 조성과 보상절차에 들어가기 위한 사전조사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불도저처럼 밀어부치니 딱히 막아낼 방도는 없지만, 부천을 생각하고 부천의 미래를 생각할 때 가슴아프고도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태그:#국토해양부, #보금자리주택, #부천시, #김진국, #옥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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