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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대형 인명사고가 뇌리를 스치면서 죽도 가는 길의 갯바람이 유난히 찼다. 그러나 섬은 아무 일 없는 듯 사계절 메커니즘을 타고 봄 분위기로 무르익고 있었다. 위도 카페리호 사고로 유명한 부안반도 위도 역시 천혜의 그 볼거리로 명성을 되찾은 것처럼, 죽도 역시 무심히 옛 풍경을 그대로 되살리며 바다와 섬숲이 함께 파릇파릇 출렁이며 빛났다. 
죽도로 가는 길 왼쪽으로 드넓은 바다, 오른쪽으로 3차선 도로, 그 옆으로 담수호와 벌판이 펼쳐진다.
▲ 죽도로 가는 길 왼쪽으로 드넓은 바다, 오른쪽으로 3차선 도로, 그 옆으로 담수호와 벌판이 펼쳐진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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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와 죽도 남포 방조제 둑길을 따라 가면 그 끝에 죽도가 있다.
▲ 방조제와 죽도 남포 방조제 둑길을 따라 가면 그 끝에 죽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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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죽도라는 이름의 섬은 60개...그 사연인즉슨

우리나라에는 죽도라는 이름을 가진 섬이 60개에 이른다. 대부분 섬에 시누대나 참대나무가 많아서 죽도라고 불렀다. 다른 식물도 함께 자생하는데 굳이 대나무에 의미를 부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섬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나는 상록식물이 대나무이고 대나무는 기후와 토양이 잘 맞아야 성장한다는 점을 들었다. 주민들의 희구하는 삶과 연관된 일종의 상징적 기호를 내포한 셈이다.

또 대나무는 저항과 지조의 상징이고, 대나무가 많아서 봉황새가 찾아온다는 전설 때문에 죽도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또한 임진왜란 때 죽창을 만들어 대항하는 섬이어서, 대나무가 집과 고기잡이, 김을 양식하는 어구 소재였다는 점에서 주민 삶과 뗄레야 뗄 수 없었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죽도 섬의 또 다른 공통점은 부산 앞바다 죽도를 제외하고는 모든 섬이 내륙과 1km 내외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아무튼 그렇게 죽도로 갔다. 여기 소개하는 죽도는 충남 보령시 남포면 월전리 앞바다 섬이다. 보령시 남포면소재지에서 서남쪽으로 8.1km 떨어져 있다. 섬 면적 0.06㎢, 해안선 길이 1.8㎞, 최고점은 50m이다.

담수호와 남포평야 남포 방조제 옆 담수호와 여러 쪽배와 남포평야 벌판
▲ 담수호와 남포평야 남포 방조제 옆 담수호와 여러 쪽배와 남포평야 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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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앞바다 어선들 죽도 선창가에 정박 중인 어선들과 멀리 바라다 보이는 용두해변
▲ 죽도 앞바다 어선들 죽도 선창가에 정박 중인 어선들과 멀리 바라다 보이는 용두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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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8경 중 하나, 섬 좌우로 대천 무창포 해수욕장이 펼쳐지는 보물섬

섬 남쪽 좌우로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이 펼쳐진다. 죽도는 보령 8경 중 하나이다. 보령 8경이라 함은 죽도, 외연열도, 오천항, 대천해수욕장, 무창포 바닷길, 성주산 휴양림, 보령호, 오서산을 말한다.

본디 죽도 사람들은 섬 내 좁은 땅에서 약간의 쌀과 보리, 채소 등을 재배했고 바다에서는 조개, 꼬막, 굴 등을 잡거나 양식하며 살았다. 그러다가 1999년 간척지 공사로 방조제가 생겨 육지와 연결됐고 현재 관광특구 휴양섬이 되었다.

죽도는 보물섬으로도 불린다. 1987년 고려청자 등 유물 34점이 인양되면서 붙여진 애칭이다. 남포를 잇는 죽도 앞 바다는 삼국시대부터 중국과 교역이 빈번했는데 해식애가 발달한 해안에서 교역선이 침몰하면서 많은 유물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물 발견 후 정부는 70만평에 이르는 이 앞 바다를 사적지로 지정해 보호해왔다.

굴곡이 심한 죽도 해안선은 지금도 풍랑이 매우 심하다. 파도가 갯바위가 부서지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난바다 외딴섬을 연상시킨다. 이런 점 때문에 2008년 봄 세상을 놀라게 한 이상 풍랑과 해류현상으로 인해 여행객과 낚시꾼 36명이 파도에 휩쓸려 사상자를 냈던 곳이다.  고려시대 귀양섬이였던 죽도는 작지만 거센 해역을 보듬고 있음을 웅변한다.

보물섬 관문 추억과 낭만의 섬이라고 쓰어진 죽도 입구 표지판과 주위를 둘러보는 연인들
▲ 보물섬 관문 추억과 낭만의 섬이라고 쓰어진 죽도 입구 표지판과 주위를 둘러보는 연인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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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갯바위의 갈매기가 먹잇감을 찾는 지 밀려오는 물결을 응시하고 있다.
▲ 갈매기 갯바위의 갈매기가 먹잇감을 찾는 지 밀려오는 물결을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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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방조제 따라 연인과 가족끼리 호젓하게 걷는 산책 코스

보물섬 죽도는 지금도 휴양 콘도미니엄, 가족호텔, 해수풀장, 요트장과 요트클럽하우스, 전망휴게소 등 각종 휴양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도시민들의 접근성이 쉬워지면서 충청권 섬여행 명소로 떠오르면서, 한편으로는 해양환경 문제로 주목받는 섬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용두해변에서 죽도로 가는 방조제를 걸었다. 3.7km에 이르는 이 방조제 이름은 남포방조제. 죽도와 함께 새로운 명소로 꼽힌다. 방조제는 3차선 도로를 끼고 달리는 데 왼편으로 넓은 바다, 오른편으로는 벌판을 끼고 있다.

그래서 드라이브코스로도 각광받는다. 방조제를 따라 연인과 가족끼리 혹은 홀로서 호젓하게 걷는 사색 여행코스로 빼놓을 수 없다. 방조제 중간에는 팔각정이 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바로 앞으로 펼쳐지는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낚시도 가능하다.

오른쪽으로는 죽도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뒤돌아 보면 성주산, 옥마산 줄기를 타고 내리는 드넓은 남포 평야가 자리잡고 있다. 벌판은 요트 경기장과 민물낚시꾼이 찾는 긴 담수호 물결이 바람에 나부끼며 강물처럼 어깨동무를 하며 흐른다.

운치있는 바닷가 식당 2008년 파도가 덥쳐 대형사고가 일어난 바닷가 한 식당가. 안전지대와 더욱 운치있는 모습으로 재단장돼 있다.
▲ 운치있는 바닷가 식당 2008년 파도가 덥쳐 대형사고가 일어난 바닷가 한 식당가. 안전지대와 더욱 운치있는 모습으로 재단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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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먹거리촌 입구 오른쪽 길로 가면 나오는 먹거리촌에서는 모듬조개구이, 아나고구이, 주꾸미샤브샤브, 석화굴구이, 전어구이, 대하구이, 바지락 칼국수 등을 맛 볼 수 있다.
▲ 죽도 먹거리촌 입구 오른쪽 길로 가면 나오는 먹거리촌에서는 모듬조개구이, 아나고구이, 주꾸미샤브샤브, 석화굴구이, 전어구이, 대하구이, 바지락 칼국수 등을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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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풀어헤치고 갯바람에 출렁이는 대숲이 여행자의 마음 사로잡아 

섬 안으로 들어서면 역시 죽도답게 대숲과 솔숲이 어우러진 오솔길 걷는 맛이 그만이다. 사람이 드나드는 작은 섬이지만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대숲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갯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문득, 푸른 대숲 길을 걷다 보면 지난한 삶을 살아온 핏기 없는 마른 대숲이 또 흔들린다. 세상사 무거운 짐을 내려놓듯 텅 빈 대나무 줄기를 흔드는가 싶으면, 다시 바람에 휘어지면서 연신 드러눕고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우리네 삶이 그렇지 않던가. 넘어지고 일어서고 부서지고 비우고....마치 파도처럼, 부서지는 물보라처럼 대숲도 거렇게 흔들렸다. 그렇게 숲길에서 만난 두 대나무 이파리들이 신구의 오묘한 조화를 엿보게 했다. 그리고 숲 사이에 많지는 않지만 서천이 북방한계선인 붉은 동백이 "당신은 내 마음의 불꽃", "그대만을 사랑해"라는 꽃말을 되새김질시키며 얼굴을 삐죽 내밀었다.

다시 해안선으로 내려갔다. 서쪽 해안선은 기암절벽이다. 숲 사이로 시원스럽게 펼쳐지던 그 드넓은 바다에서 가슴을 활짝 열고 기지개를 폈다. 짙푸른 파도가 갯바위에 시원스럽게 부서진다. 내 마음에 차고도는 물소리가 상쾌하다 싶을 때, 똑딱선이 넘실대는 풍랑 위로 스노보드를 타듯 귀항하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다. 

죽도 해안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유난히 맑고 푸르다. 물 속에서 바위로 솟은 여도 많다. 그래서 천혜의 어장을 자랑한다. 낚시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주로 잡히는 어종은 우럭, 도다리, 광어, 놀래미이다.

대숲길 죽도의 대명사 대숲길. 뒷산에 대숲길은 솔숲과 어우러져 있다.
▲ 대숲길 죽도의 대명사 대숲길. 뒷산에 대숲길은 솔숲과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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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죽도 대숲길 사이 사이에는 동백꽃이 피어있다.
▲ 동백 죽도 대숲길 사이 사이에는 동백꽃이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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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맑고 푸른 바다, 멋과 맛이 어우러진 작은 휴양섬

작은 섬 안에는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휴양섬 입구에서 오른쪽 길은 바닷가에 식탁을 진열한 분위기 있는 식당과 먹을거리촌으로 명명한 포장마차촌이다. 모듬조개구이, 아나고구이, 주꾸미샤브샤브, 석화굴구이, 전어구이, 대하구이, 바지락 칼국수 등을 맛 볼 수 있다.

섬 입구에서 쪽배와 먼바다 고기잡이 어선까지 아기자기하게 정박 중인 선착장을 끼고 왼쪽 길로 가면 싱싱한 회를 파는 포장마차촌이 바닷가에 두 열로 단장돼 있다. 그리고 오밀조밀하게 모여 다양한 메뉴를 내놓은 식당과 숙박시설이 산자락 아래 자리잡고 그 뒷동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해안선과 숲으로 가는 길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작지만 아름다운 섬. 대단한 그 무언가를 품지 않은 듯한데 여행자 가슴에 잔잔하고 애잔하게 그리고 그윽하게 다가서는 멋과 맛을 동시에 전해주는 섬, 그 섬이 죽도이다.        

포장마차촌 선착장을 끼고 왼쪽 길로 가면 싱싱한 회를 파는 포장마차촌이 바닷가에 두 열로 단장돼 있다.
▲ 포장마차촌 선착장을 끼고 왼쪽 길로 가면 싱싱한 회를 파는 포장마차촌이 바닷가에 두 열로 단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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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부서지는 파도와 갯바위 노을이 지는 해안선 갯바위에 파도가 거세게 부서지고 있다.
▲ 노을이 부서지는 파도와 갯바위 노을이 지는 해안선 갯바위에 파도가 거세게 부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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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도로 가는 길


1. 승용차
- 서해안고속도로 대천IC(36번 국도)→대천해수욕장 방면→요암동(607번 지방도. 좌회전) →남포방조제→죽도(2시간 소요)
- 보령시내에서 20분,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 5분, 웅천시내에서 10분 소요
2. 버스
- 서울(강남, 남부, 동서울터미널) 보령행 버스→버스터미널(2시간 소요) 하차 후 시내버스 남포, 월전행 탑승(11,00원)→죽도 입구 하차(30분 소요)→죽도(도보 1분)
- 군산터미널→보령 터미널(40분소요. 4,800원)→버스터미널 하차 후 시내버스 남포, 월전행 탑승→죽도 입구 하차(30분소요)→죽도(도보 1분소요)
3. 택시
- 보령시내→죽도(15분소요. 13,000원)
3. 기차
- 용산역 장항선 대천행→대천역(2시간 30분 소요) 하차 후 시내버스 남포, 월전행 탑승→죽도 입구 하차(30분 소요)→죽도(도보 1분)
3. 문의
- 보령시청(041-930-3114), 남포면사무소(041-933-0301)

해안선 노을 죽도 아름다운 해안선에 서서히 노을이 타오르고 있다.
▲ 해안선 노을 죽도 아름다운 해안선에 서서히 노을이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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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진 용두해변 죽도 해안선에서 타오르는 노을에 채색된 물결은 맞은 편 용두해변 백사장에서 서서히 스러져 갔다.
▲ 노을진 용두해변 죽도 해안선에서 타오르는 노을에 채색된 물결은 맞은 편 용두해변 백사장에서 서서히 스러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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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여행 TIP

1. 인근에 가볼만한 곳으로 백사장 길이가 3.5km에 이르는 대천해수욕장, 석탄박물관(월요일, 명절에는 휴관), 다목적댐 보령댐이 있다.
2. 시내버스가 보통 1시간 단위로 운행되나 불규칙적이고 막차 시간도 단축운행되는 경우가 많다. 승용차를 이용하는게 좋고 식당과 숙박시설을 예약했다면 업체차량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3. 죽도를 목적지로 삼는 여행방식보다는 인근 해수욕장과 섬, 군산 등과 교통 연계가 수월한 점을 감안해 서해안 패키지 섬여행 코스로 이동하는게 좋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섬과문화(www.summunwha.com)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박상건 기자는 시인이고 (사)섬문화연구소 소장입니다. 최근 언제 떠나도 좋은 섬 45개를 선정해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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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언론학박사, 한국기자협회 자정운동특별추진위원장,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현재 한국잡지학회장, (사)섬문화연구소장,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 저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 <바다, 섬을 품다> <포구의 아침>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 <레저저널리즘> <예비언론인을 위한 미디어글쓰기>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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