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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정 서울시의원 후보 (최시중 방송통신 위원장 딸)가 예배중에 온누리 교회 교인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최호정 서울시의원 후보 (최시중 방송통신 위원장 딸)가 예배중에 온누리 교회 교인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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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좀 여유있는 일요일(23일) 오전. 아내와 함께 무심코 케이블 TV 채널을 돌리다가 CGN TV를 통해 생중계 되고 있는 온누리 교회 양재 성전 3부 예배를 지켜보게 됐는데, 얼마 안 가서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되었다. 성령의 은혜로 인한 충격이 아니라, 납득할 수 없는 현실이 목격되었기에 받게 된 충격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딸로 알려진 최호정(44)씨를 온누리 교회 이아무개 부목사가 수천 명의 교인들 앞에 소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서울시 시의원 선거에 후보로 나왔으니 잘 봐달라"는 취지의 소개였다.

"또 우리 오늘 이제 선거철을 앞두고 있는데, 8명의 사람들을 뽑아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아직 누가 누구인지도 잘… 에… 누구를 뽑아야 될지 참 모르는 상황 가운데 있습니다. 지난 주에도 몇 분 다녀가셨는데, 오늘 양재·서초 이쪽 지역을 대표하는 서울시의원 후보로 최호정… 아, 예 오셨네요. 이 지역을 대표하는 분으로 이제 출발을 하신다고 합니다. 서울시 의원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 이아무개 목사 발언 내용(2010년 5월 23일 온누리 교회 양재 성전 3부 예배중)

최호정씨는 파란색 한나라당 잠바를 입은 채 청중에게 인사를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이해할 수가 없어서, 즉시 중앙선관위에 전화를 걸어 위법 여부를 문의하였다. 선관위는 낮 12시~오후 1시가 점심시간이라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락처를 남기면 전화준다는 멘트를 듣고 연락처를 남기니 1시 20분경에 중앙 선관위에서 연락이 왔다. 양재동은 서초구이므로 서초 선관위에 문의하라는 것이었다.

서초 선관위 담당자는 나의 설명을 듣고는 "자기 교회 소속 교인일 경우, 약간의 근황 소개 정도는 괜찮을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해주었다.

'그래 그렇다고 치자!'라고 생각한 나는 혹시 다른 비슷한 경우는 또 없나 궁금하여 지난 주 일요일인 5월 16일 3부 예배 동영상을 온누리 교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찾아서 봤다.

하용조 목사 (온누리 교회 원로 담임 목사).
 하용조 목사 (온누리 교회 원로 담임 목사).
ⓒ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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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보다 훨씬 더 심하게 예배시간 중에 특정 후보를 홍보하는 듯한 장면이 발견되었다. 온누리교회의 유명한 원로 담임 목사인 하용조 목사가 노구를 이끌고 예배 시간 중에 소개하는 사람은 2명이었는데,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지상욱씨와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온 권영준씨였다. 하 목사는 이들을 자세하게 소개했는데, 지상욱씨는 유명한 여자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이라고 했다. 하용조 목사 자신이 주례까지 섰다고 했으니 온누리 교회 교인인 듯했다.

지상욱 자유선진당 서울시장 후보와 그의 아내인 심은하씨
 지상욱 자유선진당 서울시장 후보와 그의 아내인 심은하씨
ⓒ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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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씨는 모대학 교수로서 '사랑의 교회 장로'라고 소개하였다. 하용조 목사는 이들을 소개 하기 전부터 '6월 2일 지방선거에서는 선택을 잘해야 한다'면서 이들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권영준 서울시 교육감 후보.
 권영준 서울시 교육감 후보.
ⓒ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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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씨의 경우 사랑의 교회에서 '정감 운동'이라는 특이한 캠페인을 주창한 책임자라고 소개했다. 곧이어 하용조 목사는 "한국 교육은 많은 비리와 실수로 얼룩지며 계속해서 새롭게 변화 발전되어 가는 것"이라면서 이 두 후보를 위해 기도를 자청하였는데 "하나님 6월 2일 선거가 있습니다, 이 선거를 통해 우리들이 한스탭 더 성숙해지고 변화되는 사회가 되길… 지상욱 성도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고 … 권영준 장로를 지켜주십시오"라고 기도하였다.

"…6월 2일이면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선거라는 것은 국가의 미래 운명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중요한 만큼 우리들은 덜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택이라는 것은 책임을 의미합니다. 내가 선택했다는 것은 책임을 의미하죠. 우리 교회 성도님들 가운데 두 분이 이번에 야당이든 여당이든 간에 선거에 나오게 돼서 저희들은 그들을 위해서 좀 기도하고 축복하기를 원합니다. 서울 시장에 나온 지상욱, 우리 형제님... 교회 바로 앞에 살죠. 그리고 서울시 교육감에 나온 권영준 장로님은 우리 온누리 교회 교인이 아니고 사랑의 교회 장로님이십니다. 교수님이시고요.

지상욱, 심은하 어디 계세요? 예 일어나보세요. 애도 둘 낳고, 주례도 내가 하고 해서 특별히 기도를 많이 합니다. 처음 도전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많을 텐데 우리 성도님들이 격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권영준 장로님 어디 계십니까? 이분은 사랑의 교회에서 정감운동, 정의와 감사운동을 하는 총책임자이십니다. 교육이 너무 비리가 많고 얼룩져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어쨌든 한국 사회는 이렇게 많은 비리와 실수와 얼룩을 지워 가면서 계속해서 새롭게 새롭게 변화되고 발전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이 두 분을 위해서 잠깐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6월 2일 선거가 있습니다. 이 선거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우리 국민들이 한걸음 더 가까이 한 스텝 더 멀리 성숙해지고 변화되는 사회가 되게 하여주옵소서. 지상욱 우리 성도님 주님이 기름 부어 주시고 권영준 장로님 주님께서 지켜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박수로 다시 한 번 환영해 주십시오." - 하용조 목사 발언 내용(2010년 5월 16일, 온누리 교회 양재 성전 3부 예배중)

하용조 온누리 교회 원로 담임 목사
 하용조 온누리 교회 원로 담임 목사
ⓒ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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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에 하용조 목사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문의를 해봤다. 그 결과 온누리 교회 소속 교인인 지상욱씨의 경우보다도, 온누리 교회 소속이 아닌 권영준 후보의 경우가 더 선거법에 저촉될 수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선관위로부터 하용조 목사 발언의 농도를 조사하여 실정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자기 교회 소속 교인도 아닌데, 굳이 불러서 수천 군중 앞에서 후보자로 소개하는 행위는 충분히 의도적인 선거운동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5월 16일 당일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도 아니었으므로 사전 선거운동 혐의 적용도 가능할수 있다고 보여진다.

이번 온누리 교회의 선거법 위반 의혹 사항들은 어쩌면 이미 지난 많은 목회자들의 불법적인 발언들에 비하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그동안 세간에 수없이 소문으로 회자된 한 유명 교회 아무개 목사의 "이번에 장로님을 대통령으로 찍지 않는 자는 하나님이 생명책에서 이름을 지워버릴 것이다"라는 식의 막가파 발언은 차마 믿고싶지 않은 유언비어이길 바란다.

이웃과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진리임을 나는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이해 불가능한 한국의 보수 교회 목사들의 행위와 말씀을 나는 결코 진리라고 믿을 수 없다. 김성한의 소설 <바비도>에서 주인공이 외치는 소리를 나도 이 시간 지르고 싶어진다.

"어찌하여 벽을 문이라고 내미는 것이냐?"
"성직자들의 독선과 위선의 껍데기를 벗기니, 교회의 종소리는 헛되이 울리고, 김빠진 찬송가는 먼지 낀 공기의 진동에 불과하였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년을 맞는 23일 저녁이 유달리 괴로운 것은 아벨처럼 억울하게 죽은 자의 피가 땅 속에서 소리지르고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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