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과 4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를 13일 남겨두고 후보자 간 6·2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나오면서 전당대회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2일 오전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주최로 열린 전당대회 예비후보 정견 발표회에선 친이계 주류에 속하지 않는 후보들이 그동안 친이계 주류들이 일방적인 국회·국정운영을 해왔다고 지적하면서 비판을 쏟아냈다. 

 

홍준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을 이용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홍준표 의원은 친이계와 일부 청와대 참모들을 겨냥해 "자기들의 얄팍한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이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홍 의원은 이어 "최근에 이 대통령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대통령을 이용하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6·2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거론하면서 "당이 청와대의 집행기구가 됐다"며 "열린우리당이 일방적으로 독선독주하다가 그 사람들 어떻게 됐나, 다 망했다, 지난 1년 동안의 국정의 독선과 독주가 반감이 돼 지방선거 패배라는 결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나는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야당의 폭력을 물리치고 98%를 합의처리했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모두가 화합을 하자고 하지만 홍준표만이 화합의 주체가 될수 있다"며 "홍준표가 미행당하고 도청당하고 하면서 당을 위해 온 몸을 바쳤다, 이제 또다시 헌신해 이 당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친박 대표'를 자처한 서병수 의원(부산 해운대기장갑)은 친이계 주류를 겨냥해 지방선거 패배를 언급하면서 "정몽준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났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지만 한나라당은 국민들의 경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평시처럼 전당대회를 치르고, 정치를 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어 "지난 2년 동안 국정을 운영하며 한나라당에서 국민들이 마음이 떠난 것에 책임이 있는 분들도 여기 나와 있다, 지방선거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분들도 아무 일이 없는 듯 나와 있다"며 "이것이 국민에게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의 모습인가, 아니라고 본다, 이제 한나라당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뒷선으로 물러나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도 가깝고, 친이계와도 거리감 없이 대화할 수 있고, 합리적인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병수가 당 대표에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남경필 "민간인 사찰 진상조사에 한나라당이 나서야"

 

남경필 의원은 "이젠 중립적 인사가 나와서 친이-친박을 아울러 당을 운영해야하는 것이 정권 재창출의 첫 번째 조건 아니겠느냐"며 자신의 계파중립 성향을 강조했다.

 

당-청 관계의 변화를 강조한 남 의원은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것이 당 대표의 첫 임무이겠지만, 항상 (청와대) 가서 (대통령 발언)메모해오고, 당에 가서 전달하고 이런 대표가 아니다, 아닐 땐 '대통령님 이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왜 못하셨나, 그동안 못하다가 지금 와서 하겠다고 하는 것을 당원들이 믿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8대 국회 출범 뒤 원내대표를 맡았던 홍준표 의원과 안상수 의원을 겨낭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 의원은 "진짜 보수들이 한나라당의 주역이 되게 해야 한다, 최소한의 기본은 군대를 갔다오고, 세금을 잘내는 그런 사람들이 청와대 참모진에 들어가고 당에서도 중책을 맡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일부 후보에게 일침을 날렸다.

 

남 의원은 "보수의 최고 가치는 자유다, 한나라당이 자유를 지키는 정당이 돼야지 억압하는 정당이 돼선 안된다"며 최근 불거진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문제를 거론했다. 남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선 안된다, 한나라당이 지켜야할 자유의 가치를 갉아먹는 일인데 한나라당이 나서서 진상조사하자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 내 쇄신 움직임을 이끌어왔던 김성식 의원도 "청와대에 할 말 못하고 무조건 시키는 대로 거수기를 만들고 당원들을 도구화한 사람들이 어떻게 쇄신을 하겠느냐"며 일부 친이계 주류 출마자들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계파에 얽매임 없이 친이, 친박 모두에게 할 말을 하고 바른 목소리를 내온 김성식과 함께 한나라당 화합의 기반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는 "국정 동반자의 약속을 지키십시오"라고,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향해선 "자신이 친이-친박 갈등의 한 축임을 고해하고 당원들의 신뢰를 받아 당의 화합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고 고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서도 "이젠 피해자였던 것을 넘어 은평에 출마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지원하면서 한나라당 화합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 당대표 경선도 '이명박-박근혜' 대리전?
ⓒ 박정호

관련영상보기

 

'실적' 내세운 안상수 "선거 때마다 이긴 나는 '복장'"

 

'친이계 주류가 당을 잘못 이끌어 왔다'는 다른 후보들의 지적에 대해 친이계 주류 후보들은 그간의 '실적'을 내세웠다.

 

이날 많은 출마자들이 직접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잘못된 당-청 관계를 이끈 주역으로 겨냥했던 안상수 의원은 "사람들이 나를 선거때마다 승리하는 '선거복'이 있다고 한다, 저 자신이 한번도 안 떨어지고 4선을 했고, 야당 원내대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면서 10년 만에 정권을 찾아왔고, 18대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에 기여했다"며 실적을 내세웠다. 그는 "저는 '복장'(福將)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저는 당대표를 다른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욕심이 없기 때문에 당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다, 욕심이 없기 때문에 청와대에 대해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사심이 없기 때문에 당을 확실하게 개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을 승리로 이끈 과정을 언급하면서 "이명박 후보 옆에는 국회의원이 저 한 명밖에 없었다, 내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2등 공신도, 3등 공신도 없었기에 제가 부끄럽지만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2지방선거에서 드러난 한나라당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이럴 땐 통상적인 사람, 통상적인 생각과 방식으론 되지 않는다"며 '단기필마'로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킨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대식 "지명직 최고위원은 거부, 한나라당이 호남에 마음 열 차례"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자신이 전라도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난하게 살고, 부산으로 옮겨 독학을 하고 야간대학교를 다니다가 마침내 교수생활을 하게 된 과정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라남도지사에 출마해 14%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서 갔다, 낙선을 했지만 패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끝나면 호남 몫으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주겠지만, 나는 과감히 거부한다, 한나라당이 전국정당이 되려면 지명직이 아니라 선출직 호남 최고위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호남이 한나라당에 마음을 열었다면 이젠 한나라당이 호남을 향해 마음을 열고 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견 발표에 앞서 김무성 원내대표는 "대통령도 이미 '이심'은 없다고 여러번 말했다"며 "당원과 대의원에게 선택의 자유를 돌려드리는 전당대회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태그:#전당대회, #정견발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