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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씨, 안녕하신가요? <오마이뉴스>는 13일부터 3박 4일 동안 뗏목을 타고 당신의 편치않은 뱃속으로 들어갑니다. 내성천 회룡포를 출발해 상주 경천대와 대구 달성습지, 그리고 함안보 공사 현장을 지나 하굿둑에 이르기까지 영남의 젖줄 낙동강 700리 길을 다니면서 시민의 눈높이에서 가벼운 토크를 진행합니다. 또한, 4대강 사업 공정률 30%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살릴만한 가치가 있는 당신의 뱃속에 청진기를 들이댈 예정입니다. 현장 상황은 실시간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며, 동영상 기사로도 송고됩니다. 시민기자와 누리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낙동강씨, 안녕하신가요?

저는 김병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편집국장)입니다. 오늘(13일)부터 오마이뉴스 현장 편집국은 3박4일동안 뗏목을 타고 당신의 편치않은 뱃속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뗏목 위에서 수백년동안 낙동강에서 살아온 선조들과 지금 막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길 위기에 처한 그 후대들을 마주하고, 때론 구명 조끼를 입은 채로 당신의 몸 속으로 들어가 물장구도 치면서 즐겁지만은 않은 당신의 오늘을 노래하려고 합니다.

엄지뉴스로 전송된 사진입니다.
 엄지뉴스로 전송된 사진입니다.
ⓒ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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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모래강이 굽이 돌아가는 회룡포
 내성천 모래강이 굽이 돌아가는 회룡포
ⓒ 남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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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700리길 뗏목기행, 첫 출발지는 내성천

용이 꼬리를 350도 휘돌아 승천하는 형상의 회룡포. 첫 출발지는 내성천입니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서 봐도 모래가 구르는 게 보일 정도의 투명한 강물. 지난 여름에도 우리 아이들이 손으로 고기를 잡고 물장구도 치면서 모래 사장 위를 행복하게 뒹굴던 바로 그 곳입니다. S자로 온몸을 마구 뒤틀고, 여울에서는 재주도 부리면서, 1급수로 정화된 생명수로 당신의 품에 안기는 그런 하천이지요.

강을 죽이면서도 살리고 있다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에게 치였다면, 아래 플래시를 클릭해 보십시오. 직장까지 때려치우고,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4대강 어느 강변을 거닐고 있는 사진작가 박용훈씨 작품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하던 30여 년 전에 한강에 삽질을 하지 않았다면, 그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올 여름 한강에도 수백만의 인파가 찾아들어 모래성을 쌓았겠지요.

아! 이것도 믿지 못하시겠다고요? 그럼 오늘의 한강과 과거의 한강을 비교한 사진을 보여드리죠. 어떤 강을 원하십니까? 이 두 장의 사진으로도 4대강 사업의 진실은 백일하에 드러납니다. 일반인들은 감히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콘크리트 장애물을 설치한 지금의 한강과 갓난아기조차도 마음대로 뛰놀 수 있는 과거의 한강. 그런데 지금 내성천에도 4대강 사업의 우울한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 4대강 낙동강 700리길 뗏목기행, 첫 출발지는 내성천입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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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현대건설 사장님이 파괴하기 전의 한강은 수많은 사람들이 강수욕을 즐기던 이토록 아름다운 강변이었습니다. 그러나...
▲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이 파괴하기 전에 아름다웠던 한강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님이 파괴하기 전의 한강은 수많은 사람들이 강수욕을 즐기던 이토록 아름다운 강변이었습니다. 그러나...
ⓒ 서울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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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파괴되기 전의 한강 다리와 비슷합니다. 이곳과 그다지 멀지 않은 한강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한강은 이명박 사장님 덕에 모래는 한톨도 없고, 무너져가는 콘크리트 뿐입니다. 위에 오세훈 시장이 5300억원을 들여 한강 르네상스 까지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한번 파괴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 같은 자리, 다른 모습 위의 파괴되기 전의 한강 다리와 비슷합니다. 이곳과 그다지 멀지 않은 한강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한강은 이명박 사장님 덕에 모래는 한톨도 없고, 무너져가는 콘크리트 뿐입니다. 위에 오세훈 시장이 5300억원을 들여 한강 르네상스 까지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한번 파괴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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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에서 뱃길로 7km를 달리면 삼강주막이 나오고 퇴강으로 진입합니다. 거기서부터 수천년동안 한반도 남쪽에 짙은 지문을 새기며 흘러온 낙동강 700리길이 시작됩니다. 상주의 상징 경천대. 그 위에서 내려다본 당신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짙푸른 강물과 금은 모래밭. 그리고 배불뚝이처럼 강물을 밀쳐낸 마을에는 고개를 숙인 누런 벼들이 가르마를 탄 것처럼 가지런히 서 있습니다. 경북 상주의 명물로 소개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곳도 한강처럼 볼품없는 장소로 변할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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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부산경남 주민들의 식수원, 안녕하십니까?

15일에는 대대로 경작한 땅에 농사를 짓다가 4대강 사업으로 쫓겨난 농민들과 안전한 식수를 위협받는 대구 시민들의 현주소를 고발할 예정입니다. 당신은 수많은 농민들에게 수백년동안 풍족한 일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일자리 34만 명을 창출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쫓아낸 농민 일자리의 10분의 1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일용직 일자리만을 만들었을 뿐입니다.

정부는 당신 뱃속의 창자를 드러내고 곳곳에 물의 흐름을 끊으면 맑은 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몸을 정화하는 여울과 모래, 그리고 자갈과 수초가 없다면 공염불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습니다. 대구 공단에서 지천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온갖 폐수는 그대로 둔 채 당신을 파헤치기에만 급급합니다.

올해 초 4대강 사업이 진행중인 낙동강 공사현장에서 오염된 진흙층인 오니(汚泥)가 잇따라 발견돼 대구경북 주민들의 식수원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됐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오염된 퇴적토를 준설하는 것은 땅속에 봉인돼 있던 각종 환경호르몬과 발암물질 등 유해 화학물질을 다시 낙동강에 뿌리는 위험천만한 행위입니다. 검은 흙덩어리는 발암위험이 있는 중금속이나 기타 인체에 유해한 유독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폭탄'과 같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계속 파헤칠 경우 불안전한 식수 탓에 부산경남 주민들에게까지 직접적인 피해가 갈 것입니다.

16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에 만든 낙동강 하굿둑에 도착합니다. 낙동강 700리 구간에서 제일 수질이 나쁜 하굿둑 부근은 4대강에 건설되는 16개 보의 미래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1980년대 초 당시 갈수기에 해수가 물금취수장까지 들어와 식수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명분으로 낙동강 하굿둑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굿둑이 들어서고 나서 채 1년이 안 되어 강은 녹조로 덮였고, 갈퀴질만으로 잡혔던 장어와 다양했던 어종 자체가 사라져 어민들은 큰 손해를 보았다고 합니다.

▲ 엄보컬 김선수의 '흘러라 강물아' 지난달 30일 경기도 양수리에서 열린 202번째 생명평화미사에서 '엄보컬 심선수'가 자작곡인 '흘러라 강물아'를 연주하고 있다.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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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강의 오염도를 희석시키기 위해 일주일에 두번 바닷물이 들어오도록 하고 있지만, 남해 동해의 적조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강의 녹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4대강도 16개 보를 만들어 유속을 10배 이상 늦추게 되면 시화호에 버금가는 환경재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낙동강 부산구간 공사의 핵심 중 하나인 제2의 배수관문은 규모가 엄청나게 커서 기존의 관문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길이 95미터, 높이 8.5미터로 기존의 관문과 다른 형태로 만들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새로 둑을 증설하거나, 배수관문을 만들 때 과거와 조화를 이룰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와는 전혀 다른 것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겁니다.

홍수조절을 위해 이렇게 대규모의 배수관문이 꼭 필요한지, 왜 기존의 관문과는 다르게 설계를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겁니다. 4대강 사업이 치수사업이 아니라 대운하로 가는 사업이라는 의심을 떨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낙동강 내성천 모래강물에 발을 담그고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2010년) - 이보다 더 뛰어난 친수공간(워터프론트)은 없다.
 낙동강 내성천 모래강물에 발을 담그고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2010년) - 이보다 더 뛰어난 친수공간(워터프론트)은 없다.
ⓒ 지율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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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씨 뱃속에 청진기를 들이대려는 이유

낙동강씨,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정말 안녕하신가요?

이명박 정부는 당신을 살리면 경제도 살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자리는 물론 홍수 예방과 용수 확보 등으로 투입되는 예산의 몇 십 배 이상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4대강 사업의 비용편익을 계산했더니 경제적 타당성이 전혀 없다는 전문가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100원을 투자할 때 16~24원의 편익밖에 얻지 못하는 사업. 그간 정부가 주장해 온 4대강 사업의 경제 가치 홍보는 얼마나 허구였습니까? 4대강 사업 관련 거짓 홍보도 이쯤이면 기네스북에 등재될 감입니다. 

국회에서는 오늘(13일)부터 2009 회계연도 세입세출에 대한 결산 심사를 시작합니다. 야당은 이번 결산심사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의 불공정 예산집행 사례를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네요. "국회 4대강 검증특위를 구성해 다시 한번 논의를 하고 내년도 예산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고 했더군요. 지난 1월에 착수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가 내부적으로 6월에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요.

4대강 사업 공정률 30%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살릴 만한 가치가 있는 당신의 뱃속에 청진기를 들이대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눈으로, 귀로, 손으로, 가슴으로 당신의 진솔한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제 곧 추석 연휴입니다. 올해 시장바구니를 든 서민들의 표정이 더욱 어두운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4대강의 습지와 뭇생명들의 서식처를 깡그리 밀어버리고 강바닥에 500m의 고속도로를 내겠다는 황당한 발상. 그래서 경남에만도 500만 평의 채소밭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4대강 전 구간에서 없어지는 채소밭을 고려하면 채소값 폭등의 원인도 알 수 있겠지요.

'낙동강은 강이다-뗏목 위에서 쓴 4대강 대재앙 보고서' 특별 기획은 골재노동조합 등 대구경북 4대강 사업저지 연석회의 주최로 열리는 4대강 사업반대 낙동강 700리 뗏목 대장정 동행 취재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현장 상황은 실시간으로트위터(해시태그 #낙동강뗏목_) 등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며, 동영상 기사로도 송고됩니다. 시민기자와 누리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낙동강은 강이다' 특별취재팀
취재 : 김병기 국장, 김경년 부장, 박순옥-최지용 기자
사진 : 권우성 팀장
동영상 : 박정호-오대양 기자


태그:#4대강사업, #낙동강, #뗏목, #4대강 대재앙 보고서, #뗏목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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