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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보는 기사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 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 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 편집자 말

신형 그랜저(HG).
 신형 그랜저(HG).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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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기어를 P(parking, 주차)에 놓고 차를 세웠다. 그러곤 생각해봤다. "지금 당장 4500만 원을 주고 이 차를 살까?"라고. 이 차는 현대차의 5세대 그랜저다.

요즘 현대차는 한마디로 잘 나가는 자동차 메이커다. 국내뿐 아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일본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건 이후 해외 시장의 실적도 두드러진다. 생산대수로 따지면(기아자동차까지 합해서) 세계 빅4에 들어갈 정도다.

품질도 많이 좋아졌다. 어느 순간부터 당당히 일본, 독일차를 갖다놓고 비교 시승을 할 정도다. 디자인도 나름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1~2년 새 내놓는 현대차의 신차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오히려 논란에 가깝다.

5세대 그랜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TG 그랜저 이후 6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면서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20일 오후 부산과 거제도 등지에서 이 차를 직접 타 봤다.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는 기자의 눈으로 논쟁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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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소나타?] 5세대 그랜저를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때, 앞모습은 그랜저보다 한 단계 윗급 모델인 '제네시스'가 떠올랐다. 주변 선후배 등에게 보여줬더니, '소나타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언뜻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 13일과 20일 다시 꼼꼼히 보니, 실제 소나타의 느낌은 그리 크지 않았다. 앞모습은 오히려 '제네시스 쿠페'를, 뒷모습은 TG 그랜저를 좀 더 발전시켰거나, 재규어 XF를 떠올리게 했다.

전체 자동차 길이는 기존 TG 그랜저와 같지만, 차폭은 넓어지고, 높이는 낮아졌다. 중후하면서도, 스포츠 쿠페 스타일의 느낌이 든다. 그동안 '사장님 차 그랜저'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현대차 쪽에서 '다섯 번째이자, 첫 번째 그랜저'라고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신형 그랜저(HG).
 신형 그랜저(HG).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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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분위기 역시 고급스럽다. 천연가죽 시트를 비롯해 내부 인테리어의 배치나 재질 등이 그렇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계기판과 함께 옆으로 내비게이션, 오디오 등 각종 장치가 놓여 있는 부분(센터페시아)은 소나타 느낌보다 한 단계 발전시킨 것 같았다. 충분히 고급스럽지만, 다소 '현란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눈에 띈 점은 운전석이나 조수석 의자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버튼이 양쪽 문 앞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최상위 모델인 '에쿠스'도 그렇다. 나름 편리할 수도 있다. 이미 벤츠 등에서도 적용돼 있다. 하지만, 조절 스위치의 크기가 다소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처럼 의자 아래쪽에 버튼식으로 있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뒷자리 공간에 대한 논란도 있다. 기자와 함께 탔던 현대차 직원이 뒷자리에 앉았는데, 머리가 천장에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았다. 준대형이라지만 쿠페 스타일이기 때문에, 자동차 지붕이 뒤쪽으로 갈수록 크게 낮아지게 설계돼 있다. 기자가 뒷좌석 가운데에 앉아보니, 머리가 지붕에 닿았다. 현대차 쪽은 전보다 큰 실내공간을 확보했다고 했지만, 체감으로 느끼는 공간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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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성능-유럽 고급차와 경쟁?] 차를 직접 몰았다. 자동차는 뭐니해도 잘 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잘 설 줄도 알아야 한다. 잘 가고, 잘 돌고, 잘 서는 것이 기본이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아직도 해외 유명 자동차들과의 경쟁에서 힘겨운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과거보다 분명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현대차가 최근 신차에 싣고 있는 GDI 엔진이 그렇다.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방식의 엔진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이날 행사에 현대차 쪽이 내놓은 자동차는 3.0리터(L)에 6기통 엔진이 올려진 것이다. 힘도 270마력이나 된다.

당장에라도 가속페달을 깊게 누르면, 차가 곧장 튀어 나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정도까진 아니었다. 엔진 소음 역시 많이 사라졌다. 정숙성만큼은 거의 일본차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였다. 현대차 기술진도 "직분사 엔진의 소음을 잡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자동차가 회전할 때 운전자 등이 느끼는 쏠림 현상 등도 분명히 좋아졌다. 기본으로 들어 있는 자체자세제어장치(VDC)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이다. 제동 능력도 만족할 만하다.

특히 5세대 그랜저에 설치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ASCC, Advanced Smart Cruise Control)'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일반적으로 '크루즈 콘트롤' 기능은 내가 설정해 놓은 자동차 속도로 일정하게 앞차 등과 간격을 유지하면서 운전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기자도 거제도에서 김해공항으로 돌아오는 구간에서 ASCC 기능을 써봤는데, 매우 편리했다. 약 5킬로미터가 넘는 구간에서 가속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한 번도 밟지 않을 정도였다. 이 기능은 현재 벤츠 S클래식과 아우디 A8 등에만 적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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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과 경제성-이 돈 주고 살래?] 이밖에 5세대 그랜저에는 각종 편의와 안전장치가 참 많다. 같은 크기의 일본이나 독일차보다 여기에선 오히려 앞선다.

앞서 말한 VDC뿐 아니라, 타이어공기압 경보장치, 급제동 경보 시스템과 전자파킹 브레이크(EPB)도 있다. EPB는 운전석 옆 간단한 스위치 조작만으로 파킹 브레이크가 작동된다. 그동안 손으로 레버를 당기거나, 발로 페달을 밟아서 파킹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것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겐 새로운 경험일 듯하다.

에어백도 무려 9개나 장착돼 있다. 운전석 무릎에 에어백이 들어간 것은 국내에선 이 차가 처음이다. 이어 현대차 쪽에서 소개한 각종 편의사항을 듣다 보면, 어느 순간에 '그것이 다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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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역시 좋은 편이다. 현대차 쪽 자료를 보면, 기자가 탔던 3.0리터 6기통 엔진이 1리터를 넣고 11.6킬로미터를 간다는 것이다. 2.4리터 4기통 엔진의 경우 연비가 12.8킬로미터라고 한다. 그랜저를 탈 정도의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 연비에 얼마나 신경 쓸까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연비 개선과 친환경은 이미 대세다.

현대차 쪽에선 올해 그랜저를 국내에서만 8만 대를 팔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시장에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예약대수만 3만 대에 육박할 정도니, 목표는 달성할 것 같다. 준대형 시장에서 기아차의 K7과 GM대우 알페온, 르노삼성의 SM7 등과의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로.

자. 이제 다시 돌아가자. 굳이 현대차 쪽이 내놓은 '현란한' 홍보자료가 아니더라도, 분명 그랜저는 좋아졌다. 그만큼 값도 올랐다. 현대차가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듣는 찻값 논란이다. 소나타, 아반떼도 그랬다. 이번 그랜저 역시 지난 TG 때보다 400만 원(15%)가량 올랐다.

지난 10여 년 동안 독일 등 유럽 고급차 값이 거의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낮아진 것에 비하면, 현대기아차의 찻값 상승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긴 하다. 국내 자동차시장을 사실상 독과점 형태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기자가 앞서 언급한 모든 편의장치 등을 경험하려면, 찻값만 4271만 원이다. 취·등록세 등 세금까지 합하면 4600만 원에 달한다. 현대차가 주요 수요층으로 생각하는 40대 입장에선 결코 만만치 않다.

굳이 그랜저를 사겠다면, 2.4리터 기본형이 낫다. 값은 3112만 원에, 웬만한 편의장치 등은 거의 다 들어가 있다. 내비게이션 정도를 추가하면 3262만 원, 세금 포함해서 3500만 원 정도다. 이게 적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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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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