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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 철로도 없는 마을 화천에 열차가 들어왔다. 어떻게 왔을까!
 연결 철로도 없는 마을 화천에 열차가 들어왔다. 어떻게 왔을까!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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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열차는 어디로 가는 열차인가요?"
관광객인 듯 보이는 노부부가 화천 북한강변에 서있는 열차를 가리키며 묻는 말이다.

한 달 동안 100만명의 관광객 찾는 곳에 잘 곳이 없다?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4차선 진입 도로가 없는 화천에 느닷없이 10량의 객실이 연결된 새마을호 열차가 등장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열차가 다닐 수 있는 연결철로도 없는데 열차만 덩그라니 와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일까!

1939년 일제는 대륙침략을 위한 에너지원 개발을 목표로 면소재지가 있던 거대한 마을을 강제로 이주시키고 높이 81.5m, 길이 435m, 총저수량 10억 1800만t 규모의 콘크리트 중력댐인 화천댐을 착공해 1944년에 완공했다.

이 댐의 건설을 위해 일본은 엄청난 양의 시멘트와 철근, 자갈, 모래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댐 건설을 위한 자재 운반은 어떻게 할 것이냐가 큰 문제였다. 당시 화천에서 춘천까지의 교통수단은 산속의 오솔길 또는 뗏목이나 쪽배를 이용한 수상교통로가 유일했다.

그래서 당시 일제가 생각한 것은 철로였다. 그러나 높은 산의 관통을 위해 터널을 만들어 철로를 설치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큰 재정적 부담이었다. 결론은 댐건설을 위한 자재를 와이어(굵은 철선)를 이용한 운송수단을 택했다. 예산 절감을 위해서였다.

파로호 일본이 화천발전소 건설을 하면서 생겨난 결과물이다.
▲ 파로호 일본이 화천발전소 건설을 하면서 생겨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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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당시에 그들(일제)이 열차를 이용해 댐건설 자재를 운반했더라면 지금의 화천은 달라져도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것이 화천군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춘천에서 화천까지 철로를 연장할 수 없는지 철도당국에 수차례 건의도 했다.

화천은 38선 이북지역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전쟁 이전에는 북한 땅이었던 곳을 수복한 지역이다. 여건이 이렇다 보니 909㎢ 면적 전체가 군사작전지역에 해당되어 2층 높이의 건물을 건축 하려고 해도 군사시설 보호법 검토가 필요했다.

따라서 개발은 늘 뒷전이고 그곳에 기업을 유치하려는 사람도 없었다. 그나마 읍내가 형성되고 면소재지에 상가가 만들어진 것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3개 사단의 군부대가 위치한 여건을 이용해 장병들을 대상으로 또는 면회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작전상 군 장병들 외출외박이 장기간 허용되지 않은 시기에는 동네 존폐가 위협을 받을 정도로 침체가 심했다. 이에 화천사람들은 군부대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어떤 특단의 대안 마련이 필요했다.

"우리 지역은 산(山)이 차지하는 비율이 86%이고, 물이 5%를 차지합니다. 즉 91%가 산과 물입니다. 이것을 자원으로 활용해 봅시다."

2003년. 민선 3기 군수로 선출된 정갑철씨의 말에 주민들의 반응은 "생뚱맞게 무슨 청정이 돈이 되겠느냐"였다. 정 군수의 생각은 산천어를 도입해 축제를 만들고 산천어라는 이름에 "산과 물이 깨끗한 곳(山川漁)"이란 의미를 부여해 화천을 전국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인식시켜 나간다면 적은 농토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도 비싸게 팔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이것이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산천어축제가 만들어지고 지금의 화천이 무공해 청정 농산물 생산 대표지역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100만명 이상이 찾는 산천어 축제장에 온 관광객들은 당일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유는 민박이나 여관, 펜션 다 합쳐야 몇 천 명밖에 수용할 수 없는 숙박업소 부족 때문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숙박업소를 늘리면 되지"라는 말들을 쉽게 하지만 산천어축제 이후 화천을 찾는 사람들은 군 장병 면회객 또는 여름에 개최하는 쪽배축제에 참가하는 한정적인 관광객들로 이들을 대상으로 숙박업소를 개설하겠다는 사람들은 없었다.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했지만, 이들을 수용할 숙박업소가 없다

 화천관광 동남아 홍보투어는 매월 400여명 이상이 화천을 찾는 결과로 이어졌다.
 화천관광 동남아 홍보투어는 매월 400여명 이상이 화천을 찾는 결과로 이어졌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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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郡)은 2009년에 화천과 계절적 차이를 보이는 말레이시아, 싱가폴, 대만, 홍콩을 대상으로 관광객 유치 전략을 펼쳤다. 지구상에 몇 안 되는 분단국. 그 현장을 볼 수 있는 곳, 얼음위에서 낚시를 하는 풍경이 주 콘셉트였지만 전략은 적중했다.

이듬해 화천을 찾은 몇 천 명의 동남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통계조사를 실시했다. 질문 주 항목 중 "한국관광에 있어서 불만은?"의 문항에 다수의 동남아 관광객들은 "한국관광은 고궁만 돌아보고 백화점 몇 군데 들렀다가 가는 게 전부"라고 답했다.

이들이 화천을 꾸준히 찾게 될 무언가가 필요했다. DMZ 현장 견학 등 체험관광을 유도해 보자는 의견이 제시되기 시작했다. 인삼 농가와 협의를 통해 그들(동남아 관광객)에게 인삼을 캐는 체험 실시와 채취한 인삼으로 김치도 만들게 하고 북한강 최상류인 화천 강에서의 카약타기, 한복입기, 산천어등(燈) 만들기 체험 등 단순한 관람 위주가 아닌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결과는 우리나라에 비해 블로그 문화가 크게 발달한 대만에서 한국체험기란 글과 사진이 삽시간에 퍼져 화천이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알려지기 시작하자, 대만에 위치한 세계적 메이저급 여행사인 콜라투어 및 동남관광에서 화천에 독점 여행상품 계약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동남아 관광객들의 인삼김치 만들기 체험
 동남아 관광객들의 인삼김치 만들기 체험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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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여파로 화천을 찾는 대만 관광객은 한 달 평균 400여 명. 그런데 이들 동남아 관광객들이 화천 관광일정을 당일 코스로 지정해 저녁 시간이면 모두 인근 춘천시나 도심지로 나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유는 뻔하다.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업소의 규모나 시설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과는 달리 숙소에는 반드시 침대가 있어야 하고 방 하나에 한 명만 입실을 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 시켜줄 수 없는 여건. 동남아 관광객들 유치가 지역을 알리는 목적 외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함이라면 숙박을 외지에서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화천 사람들의 역발상, 철로도 없는데 열차를 가져왔다

테마펜션열차 폐열차가 고급 숙박업소로 탄생했다.
▲ 테마펜션열차 폐열차가 고급 숙박업소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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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를 이용한 팬션을 만들면 어떨까!
코레일과 협의를 시작했다. KTX가 만들어지면서 남아도는 폐철도와 무궁화호, 새마을호 열차 처리에 고심하던 코레일 측에서도 현물(열차, 철로, 침목)을 투자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이에 따라 군은 북한강변에 사용정지 된 새마을호 10량을 들여와 2인실 6동, 4인실 14동, 단체 관광객을 위한 15인실 1동을 꾸려 '테마펜션 열차'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렇게 해서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테마펜션 열차와 화천군에서 운영중인 아쿠아틱리조트를 합쳐 동시에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급숙박 시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기존 숙박업소에서 반발을 하지 않겠어요?"

"그렇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열차 팬션을 만들게 된 동기가 기존 숙박업소에서 수용할 수 없는 관광객들을 모시자는 취지와 지역에 있는 여관 등 숙박업소들의 환경개선을 유도하자 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팬션열차 사업 담당자인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김근용씨의 말이다.

화천읍내에는 여관급 숙박업소가 즐비하다. 그런데 이들 숙박업소의 대부분은 간판이나 건물 외벽에 대한 리모델링만 했지, 내부시설은 10년 전이나 크게 다르지 않는다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업주들의 마인드의 변화도 없다.

"군인면회 오는 사람들이 자기 자식이나 애인이 제대하면 우리 여관에 또 오겠어요? 그런 사람들 없어요."

어느 숙박업주의 말처럼 그들의 일반적인 생각은 고객에 대한 불친절로 이어졌고 업소 내부환경 변화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했다. 따라서 이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몇 년 동안 꾸준히 지속해 온 간담회나 의식개혁 강좌보다 새로운 경쟁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전반적인 숙박업소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정책을 총괄하는 김세훈 과장에게 머무는 관광에 대한 정책 방향을 물었다

 김세훈 화천군청 관광정책과장은 테마팬션 열차 조성으로 숙박업소 부족현상이 크게 해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훈 화천군청 관광정책과장은 테마팬션 열차 조성으로 숙박업소 부족현상이 크게 해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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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관광객들이 숙박업소만 근사하다고 머물게 될 것이란 생각은 좀 어폐가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구상한 것이 연계관광 시설인 카트레일카이다. 이 또한 코레일에서 현물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화천 붕어섬에서 산천어 축제장 끝부분까지(4.074km)의 구간에 철로를 설치해 카트레일카를 이용한 북한강변 투어 관광코스로 만들 계획이다. 이것도 열차테마 팬션과 마찬가지로 코레일 계열사인 코레일 관광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계획이 되어 있는데, 군에서 직영을 하지 않는 이유는 코레일에서 철도관광과 연계한 관광객 유치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 운영을 코레일 관광에서 한다면 발생한 수익금은 코레일에서 챙기고 화천군은 이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만 기대한다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수익금 부분은 시설투지 비율에 따라 안분하는 구조로 운영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합의를 한 것은 군과 코레일에서 관광객 유치 등에 공동 노력을 기울이자는 의지이다. 아울러 지난해 개통한 경춘 고속전철과 연계한 북한강변 자전거 100리길이 완공단계에 있고, 하늘가르기(Zip line)와 월엽편주라고 이름 붙여진 수상자전거, 레저카약도 연중 운영 중에 있으며 카페리호를 이용 구만리 뱃터에서 평화의 종까지의 파로호 뱃길 여행이 점차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점차 증가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 오는 10월13일부터 17일까지 아시아 조정 선수권대회가 화천에서 개최된다고 알고 있다. 참가 선수단의 테마펜션 열차 수용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나.

"지금까지 화천군에서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참가 선수단 및 임원 전원이 가까운 춘천시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13일부터 개최되는 아시아 조정선수권대회에 20여 개국에서 참가를 하는데, 선수단 및 임원진 규모는 대략 500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들의 숙박계획에 대한 조사를 해 본 결과 300여 명 가량이 춘천에 숙소를 정하고 200여 명은 열차테마 펜션, 아크아틱 리조트 이용 등 화천에 숙소를 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테마팬션 열차의 내부시설, 고급 호텔 못지않다
 테마팬션 열차의 내부시설, 고급 호텔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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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팬션 열차안에서 바라 본 전경
 테마팬션 열차안에서 바라 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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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좋은 시책이나 정책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카트레일카나 테마팬션 열차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98년경에 화천으로 이사 온 스님이 한 사람 있는데, 화천군은 폐철도 구간이 아님에도 타 지역에서 쓰던 폐열차와 철도를 끌여들인 것은 예산 낭비라는 이유를 들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매우 근시안적 발상이란 생각이다. 물론 기존 폐철도 구간 활성화를 위한 테마펜션 등 상품화를 도모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도가 없는 지역에 남아도는 폐철도나 열차를 활용한 상품화 방안도 바람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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