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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산 정상에 있는 방송, 통신시설
 불모산 정상에 있는 방송, 통신시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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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서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을 찾아 주말마다 틈나는 대로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도 마라톤이나 등산처럼 중독성이 있는 모양입니다. 토, 일요일이 되면 자전거를 타러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지난 일요일(16일) 아침 일찍 불모산에 다녀왔습니다. 불모산 코스는 창원시에서 만든 <창원시 자전거여행 코스> 지도책에 나오는 16개 코스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코스(별 5개)라고 표시되어 있더군요.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불모산 코스를 한번 가보고 싶어서 1주일 전부터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막상 당일 아침에 일어나니 별 걱정이 다 됐습니다.

'과연 혼자서 잘 올라갈 수 있을까? 혼자 갔다가 타이어펑크가 난다든지 혹은 자전거가 고장이 난다든지 하면 어쩌지? 처음 가보는 길인데 갔다오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면 어쩌지?'

아무튼 막상 출발하려니 이런저런 핑계와 걱정들이 밀려왔습니다. 10분이 좀 넘게 망설였습니다. 최근에 자주 다녔던 코스를 갈까? 불모산을 한번 가볼까? 결국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준비도 제대로 없이 물통 하나만 챙겨서 초행길인 불모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불모산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벧엘교회 입구
 불모산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벧엘교회 입구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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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새로운 코스를 갈 때마다 아이폰 자전거 어플 '바이키메이트'로 기록을 남겨왔는데, 이번에는 기록을 남기지 못하였습니다. 아이폰을 iOS5로 업그레이드하였는데, 제가 사용하는 바이키메이트가 iOS5에서 오류를 일으켜 수정작업 중이더군요.

엡스토어에서 아무거나 자전거 어플을 하나 다운받았습니다. 그런데 새로 받은 어플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서 주행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못하여 아쉬움이 많습니다. 불모산 입구인 창원 벧엘교회 앞에 도착할 때까지는 어플이 제대로 작동하였습니다만, 그 다음 구간부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주행기록을 남기지 못하였습니다.

마산 산호동에서 벧엘교회까지는 14.5km 이동시간은 51분이 걸렸습니다. 자전거 어플화면 캡처해둔 사진을 보니 7시 19분에 집 앞을 출발하여 8시 25분에 벧엘교회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산호동을 출발하여 봉암로, 봉암해안도로, 팔용동 홈플러스에서 창원대로를 따라 삼정자동 벧엘교회 앞까지 이동하였습니다. 일요일 아침이라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아 봉암로와 봉암해안로를 달리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창원대로는 대부분 평지였기 때문에 벧엘교회까지 이동하는 데는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상점령에 있는 수목장나무
 상점령에 있는 수목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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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로에서 유니온빌리지 아파트 단지 옆 벧엘교회까지 올라가는 길은 제법 경사가 좀 있는 길입니다. 벧엘교회 앞에서 잠깐 자전거를 세워놓고 호흡을 가다듬은 후에 출발하였습니다.

일요일 아침이라 등산객들이 많았습니다. 자전거 타는 분들도 많았는데, 마침 제가 올라가는 비슷한 시간대에는 함께 가는 분들이 없어서 불모산 정상까지 혼자 올라갔다 혼자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MTB 동호인들을 여러 그룹 만났습니다.

동호회나 까페 같은 곳에 가입하면 여럿이 함께 다닐 수 있고,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신 분들에게 여러가지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텐데, 시간을 맞춰 함께 다니는 것이 여의치 않아서 아직은 저 혼자 다니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간식도 준비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올라가는 모습이 조금 부럽더군요.

불모산 코스 중간 지점, 상점령 표지판
 불모산 코스 중간 지점, 상점령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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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산 코스는 출발지 벧엘교회에서 정상까지 고도 차이가 700m나 되고 100% 오르막 구간입니다. 특히 벧엘교회에서 상점령(해발 450m)에 이르는 구간은 가파른 경사길도 많고 비포장인데다 노면이 고르지 못하여 매우 어려운 코스였습니다.

산악자전거 주행에 익숙하지 않은 저는 고생을 좀 하였습니다. 그동안 제가 자주 다녔던 청량산 임도나, 만날재, 바람재를 따라 광산사까지 가는 대산 임도와는 수준이 다르더군요.

가파른 경사길에서 바퀴가 헛돌아서 주행을 계속하지 못해서 3번이나 자전거를 멈췄습니다. 문제는 급경사 길 중간에서 멈추고 나면 다시 출발하는 것이 너무 어렵더군요. 급경사 길에서 자전거가 회전하는 힘이 없으니 출발이 안 되더군요.

불모산 정상에서 바라 본 진해만
 불모산 정상에서 바라 본 진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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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겨우겨우 다시 출발하였지만, 나머지 두 번은 결국 자전거를 끌고 급경사 구간을 지난 후에 다시 출발하여야 했습니다. 상점령까지 가는 길이 너무 험해서 상점령까지만 갔다가 다시 내려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초보자가 혼자서 올라가기에는 벅찬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록을 남겨두지 못해서 정확한 시간을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상점령까지 대략 1시간쯤 걸렸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상점령에 도착해서 생수로 목을 축이고 잠깐 휴식을 하였습니다. 내친 김에 불모산 정산까지 갈 것인지 아니면 되돌아서 내려갈 것인지 결정을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상점령에 세워진 표지판을 보니 불모산 정산이 2.7km라고 표시되어 있더군요. 표지판을 보면서 고작 2.7km라면 내친 김에 정상까지 가보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불모산 정상에서 바라 본 화산(799m)쪽 능선, 가을 정취가 가득하다
 불모산 정상에서 바라 본 화산(799m)쪽 능선, 가을 정취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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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은 제가 표지판을 잘못 본 것이었습니다. 표지판을 제대로 읽었으면 아마 상점령에서 되돌아 내려갔을지도 모르지요. 세상사가 다 새옹지마라고 표지판을 잘못 읽은 덕분에 첫 번째 시도에 불모산 정상까지 갈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정상에 도착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진에 보시는 저 표지판에 있는 2.7km라는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 아니라 좀 더 직선거리에 가까운 등산로를 표시한 거리더군요. 상점령에서 정상 부근에 있는 KBS 송신소까지 올라가는 길은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거리는 좀 더 멀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였던 겁니다.

그렇지만 상점령부터 불모산 정상 KBS 송신소까지는 길이 넓고 노면이 잘 다져진 편이라서 훨씬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상점령에서부터 불모산 정상까지는 한 번도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단순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만약 상점령에서 되돌아 내려 갔으면 나중에 후회 할 뻔하였더군요.

멀리 보이는 남해 바다
 멀리 보이는 남해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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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시는 곳이 일반인들이 갈 수 있는 불모산 정상입니다. 해발 802m의 정상에는 군부대와 방송 송신시설, 이동통신사의 통신 시설들이 있어서 일반인은 갈 수가 없습니다. 대략 해발 785미터 높이 정도인 KBS 송신소 앞까지 갈 수 있습니다.

사진의 자전거가 세워진 뒤편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가장 좋은 편입니다. 진해 시가지와 앞바다 그리고 장복산에 가려진 창원과 마산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벧엘교회에서 불모산 정산까지는 9.1km 비포장 구간입니다.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에 초보자의 경우 2시간이 걸린다고 되어 있는데, 딱 2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침 7시 20분에 집을 나섰는데, 마산 산호동에서 벧엘교회까지 1시간 남짓, 그리고 벧엘 교회에서 정상까지 2시간 남짓 걸린 셈입니다. 정상 부근에는 억새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 아직 단풍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멀리 안민고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능선 길을 따라가는 길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서 시원스럽게 보였습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안민 고개 방향으로 길을 잡아 가더군요.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잘 생긴 소나무 옆으로 안민고개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었습니다.

산악자전거의 고수들은 불모산에서 안민고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하였습니다만, 저는 그럴 실력이 되지 않아 되돌아서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무학산보다 더 높은 불모산을 자전거를 타고 올라갔다는 성취감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습니다.

불모산 정상 부근 소나무
 불모산 정상 부근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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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도 그리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정상에서 상점령까지 내려오는 길은 자동차가 자주 다니는 길이었기에 큰 어려움없이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만, 상점령에서 벧엘교회까지 내려오는 길은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이었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차리지 않을 수 없더군요.

핸들을 꼭 잡고 자전거타기에만 집중하여야 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시간을 기록하지는 못하였지만 대략 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벧엘교회에서 마산 산호동 집까지 다시 돌아오는 시간은 약 1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산길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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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로를 따라 마산으로 돌아오는 길은 좀 힘이 들었습니다. 불모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느라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고,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물만 한 병 들고 해발 800m 다녀왔더니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더군요.

마치 마라톤 하프코스를 전력을 다해서 달려갔다 왔을 때처럼 다리에 기운이 없더군요.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무리해서 주행을 한 탓이겠지만, 여름에 자전거 국토순례를 하면서 하루 종일 주행하였을 때보다 더 힘이 들었습니다. 봉암해안로를 따라서 마산으로 오는 길이 대부분 평지였기 때문에 무사히 올 수 있었습니다만, 불모산을 다녀오는 코스는 매우 힘든 코스였습니다.

불모산을 다시 갈 때는 물뿐만 아니라 열량이 높은 간식을 꼭 챙겨서 가야겠더군요. 아침 7시에 마산 산호동 집을 출발하여 낮 12시 정각에 다시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왕복 거리는 약 50km, 4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힘든 구간이었지만 겨울이 오기 전에 다시 한 번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주 매력적인 코스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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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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