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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마이뉴스> '총선버스 411'의 출정을 하루 앞두고 총선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연호 대표.
 지난달 28일, <오마이뉴스> '총선버스 411'의 출정을 하루 앞두고 총선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연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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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님, 출발하세요!"
지난달 29일, <오마이뉴스>의 '총선버스 411'(이하 총선버스)는 육중한 덩치만큼이나 굵은 심장 소리를 자랑하며 열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대한민국 정치의 핵심인 국회였다. 버스를 이용한 총선 현장 생중계는 우리나라 정치역사상 최초의 시도인 만큼 국회로 향하는 버스 내부는 분주함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진행을 맡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긴장한 탓인지 이동 중에 다급히 물을 찾기도 했다.

이날 총선버스에는 19대 총선 후보자들뿐만 아니라 공연기획자 탁현민씨, 고재열 <시사IN> 기자,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 등 대표적인 소셜 리스트가 탑승하여 총선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 행선지인 광화문에서는 길을 지나던 영화배우 권해효씨와 마주쳐 즉석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의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총선버스는 첫날 장장 10시간 30분에 걸친 강행군을 소화했으며, 운행 막바지에는 마포을에 출마한 권완수 청년당 후보와 당원과 신나게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총선버스는 열흘간의 일정 동안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소설 <도가니>의 공지영 작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을 태웠다. 또 가수 손병휘씨와 함께 후보의 노래를 듣는 등 이벤트도 마련하였다.

찾아가는 SNS 편집국... 어디든 간다, 총선버스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28일 오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다음날 총선버스 첫 운행을 예고했다. 이 소식을 접한 파워 트위터리안들은 리트윗을 했다. 삽시간에 소셜 세상으로 번져 나간 총선버스 소식에 '기대가 된다', '빨리 보고 싶다', '응원한다' 등의 반응이 뒤따랐다.

총선버스에서 진행하는 전 과정은 <오마이뉴스>홈페이지와 인터넷 방송 '유스트림(www.ustream.tv)'을 통해 생중계 됐다. 특히 '찾아가는 SNS 편집국'이라는 표제에 걸맞게 트위터와 페이스북, 카카오톡을 통해 독자와 의견을 공유하고, 스마트폰 2000만 시대를 겨냥하여 '유스트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모바일 영상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현장감 넘치는 총선 현장이 생중계 됐다.

총선버스의 장점을 살려, 지난 3일 전라남도 전주를 시작으로 지방 순회 중계 일정에 돌입했다. 같은 날 광주광역시에 있는 전남대학교에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강연이 있었으며, 이 뜨거운 현장에 총선버스가 떴다. 오후 2시로 예정된 이날 강연은 밀려드는 수강생들 때문에 이십여 분가량 지체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총선버스는 전남대 학생들을 현장에서 섭외해, 이번 총선에 대한 대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도 했다.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상인을 섭외 중인 정민규 <오마이뉴스> 기자.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상인을 섭외 중인 정민규 <오마이뉴스> 기자.
ⓒ 고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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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에는 부산 '한진중공업'을 거쳐, '자갈치 시장'에 들러 상인의 고충과 부산의 민심을 파악했다. 이날 야권 돌풍의 핵심 인물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부산 사상구)와 문성근 후보, 정연주 전 KBS 사장 등을 만나 민간인 사찰, 부산의 판세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민간인 사찰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며 "탄핵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부산시 북구 화명동에서 열린 문성근 후보의 이야기마당에서 '노무현의 눈물, 문성근의 심장' 현장을 생생히 중계했다. 첫날 탑승했던 탁현민 공연 연출가는 부산에서 다시 만나 2회 탑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어 5일 경남 김해, 창원, 사천 등을 거쳐 6일 대구와 충남 세종시, 대전을 방문하였으며, 9일 인천을 마지막으로 각 지역 방문 일정을 마쳤다.


[총선버스 이모저모] 이런 일도 있었어?


#1. "아이고, 이거 나는 못 하겠어."

총선버스 운행 첫날인 29일, 버스 운전석에는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 한 분이 앉아 있었다.석계원(76)씨가 그 주인공. 수십 년 버스 운전 경력을 자랑하는 석 기사는 첫날의 강행군 일정을 함께하였다.

"아침에 나와서 시동을 꺼본 적이 없어요. 아이고, 이거 젊은 사람들이 해야지 난 못해. 다른 사람 좀 구해 달라고. 아무튼, 그렇게 알아."

이날 석 기사는 소속 회사 사장에게 전화해, 자신의 고충을 전했다고 한다. 이튿날 아침, 총선버스 운전석에는 유영일(53) 기사가 앉아 있었다.

#2. "저, 아직 안 탔어요!"

이튿날인 30일, 총선버스는 경기도 고양을 찾았다. 오전 11시, 일산에 있는 백석역에서 심상정, 김현미, 유은혜 후보로 이어지는 이른바 스카이(Sim, Kim, Yoo)를 만났다. 백석역 8번 출구에서 후보들을 태운 총선버스는 일산 시내를 순회하기 위해 급히 떠났는데, 잠시 후 방송팀 황희남(28)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내방으로 오세요'라고 적힌 오연호 대표의 문자 메세지.
 '내방으로 오세요'라고 적힌 오연호 대표의 문자 메세지.
ⓒ 고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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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버스 어디에 있어요? 저 아직 안 탔는데…."
지난 3일 광주에서도 방송팀 김태현(27)씨를 두고 출발해 김태현씨가 택시를 타고 총선버스를 쫓아오기도 했다.

#3. "내일 아침 '내방'으로 오세요?"

"내일 총선버스 830(8시 30분까지) 내방으로 오세요."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숨가쁘게 달렸던 총선버스가 주말을 맞아 꿀맛같은 휴일을 즐겼다. 9일 저녁,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문자가 왔다. 문자 내용은 "10일 아침 8시 30분까지 '내방'으로 오라는 것". 이에 나는 서울 지하철 7호선 '내방역'을 떠올렸고, 10일 오전 '내방역'으로 향했다.

실제로 총선버스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양일간 내방역을 방문한 바 있었다. 그러나 오 대표의 '내방'은 '내 방'이었던 것. "그 '내방'이 아니었어?" 이날 인천 남동구까지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해 출근해야 했다. 그 탓에 내 화장품을 빌려 쓰던 오 대표는 오전 '쌩얼' 방송을 해야 했다고.

[우연한 만남] 권해효, 정두언, 김부선, 유시민 

한국 언론사 최초로, 선거 유세기간 동안 각 후보의 모습과 시민의 반응을 중계하기 위해 도입한 총선버스는 그 기동력 덕에 많은 이와 우연히 마주쳤다.

지난달 29일 광화문에서 길을 지나던 권해효씨를 현장에서 섭외해, 총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신호대기 중이던 정두언 새누리당 후보의 유세차량과 우연히 마주쳐 약 500미터가량의 추격전(?) 끝에 그를 섭외했다. 이에 대해 황방열<오마이뉴스> 정치팀장은 "섭외할 땐 안 되더니, 여기서 만나네"라며 웃음을 지었다.

총선 전날인 10일에도 운명적(?) 만남은 이어졌다. 강남을에 출마한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를 만나기 위해 대치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 갔다가, 정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왔던 김부선 영화배우를 만났다. 그녀는 거침없는 입담과 재치로 독자들에게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섭외 당시 5분여로 약속했으나 대치동에서 관악구로 이동하는 약 30여 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독자의 눈길을 끌었을 뿐만 아니라 "50대의 칸 배우도 세상을 바꾸고자 이렇게 뛰쳐나왔다. 10분만 움직이면 되는 것 아니냐, 20대여! 조국을 위해 지금 만나자"고 말해 투표를 독려했다.

이어 관악구에 도착한 총선버스는 관악을에 출마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인터뷰를 했었다. 그러던 중 같은 지역에 출마한 이상규 통합진보당 후보와 그를 지원하기 위해 유세차량에 함께 올라 탄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발견했다. 이에 황방열, 유성호 기자는 버스에서 내려 현장 섭외를 시도했고, 마침내 유 대표를 탑승시키는 데 성공했다. 유 대표는 인터뷰에서 "4·11 총선의 본질은 MB-새누리당 정권의 정책을 바꾸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민과 인터뷰 중인 오연호 대표.
 시민과 인터뷰 중인 오연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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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1일을 마지막으로 총선버스는 거친 심장소리를 자랑하던 버스의 엔진을 껐다. 버스가 달리던 지난 열흘간, 총선버스의 진정한 주인공은 '독자'였다.

취재팀은 더 빠른 소식과 질 좋은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주의를 집중했으며, 열흘 내내 트위터와 페이스북, 카카오톡을 통해 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이에 독자들은 뜨거운 성원으로 보답했다. 몇몇 열혈 시민은 <오마이뉴스>를 응원하면서 이른 아침에 버스를 기다려 뜨끈한 빵을 건네기도 하고, 한밤중에 숙소로 찾아와 김밥과 음료수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 카카오톡으로 '기프티콘'을 보내 마음을 전달하는 스마트한 독자도 있었는가 하면, 마지막 날 서울시청 광장에 정차한 버스에 찾아와 수줍은 얼굴로 치킨을 전달하는 소녀, 도너츠를 주고 간 숙녀도 있었다. 이제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도 어김없이 희비와 만감이 교차했다.

총선버스 411은 선거는 모든 시민이 함께하는 '민주주의의 꽃', '축제의 장'임을 실천하고 증명했다.


태그:#총선버스, #411, #오마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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